둔촌주공 재건축, 공사비 갈등 격화…시공사업단 “입장 정리 중”

안세진 / 기사승인 : 2021-12-04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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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곽경근 대기자

순탄대로를 달릴 것만 같던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 사업단 사이 공사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탓이다. 한 치의 물러섬이 없어 보이는 조합 앞에 현대건설 사업단이 어떤 입장을 내비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동구에서 진행되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현대건설 사업단(현대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1만2032가구에 달하는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3년 추진위 승인을 거쳐 2006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2018년 주민 이주를 마친 뒤 2019년 기존 아파트 철거를 마쳤다.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최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계동사옥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둔촌주공 조합원 90여명(조합 추산)은 ‘불법계약 강요하는 현대건설 아웃’, ‘말 바꾸는 현대건설 각성하라’ 등의 문구가 적인 팻말을 들고 현대건설을 비판했다.

이날 김현철 둔촌주공 조합장은 “빠른 입주를 원하는 조합원과 일반분양을 기다리는 무주택자, 정부정책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내년 2월 분양을 목표로 배수진을 치고 (현대건설과) 협상했다”며 “하지만 현대건설은 조합원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들 수 있는 사업비 지원중단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전임 조합장이 해임 직전 조합 인감을 불법 반출해 날인 한 계약서는 조합원 총회라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법한 계약서”라며 ”현재로서는 내년 2월 일반분양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사진=둔촌주공재건축 조합

조합과 사업단간 갈등의 가장 큰 이유는 공사비 때문이다. 조합 측은 지난해 6월 당시 조합장이 조합 총회 없이 독단적으로 3조2000억원대 공사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2016년 조합 총회에서 의결한 공사비 2조6000억여원보다 5200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당시 조합장은  해임된 상태다. 조합은 총회를 거치지 않고 작성된 계약서는 적법하지 않으며, 증액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공사인 현대건설 사업단은 당시 조합장과 시공단이 맺은 계약을 조합 내부 사정으로 무효라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2016년 계약은 1만1000가구 기준이었지만 지난해 계약은 1만2000가구로 늘었고, 2010년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사업이 10년 넘게 지체된 만큼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분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시공사업단 입장을 정리 중에 있다”며 “아마 다음주쯤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업비와 공사비는 계속 불어날 수밖에 없다. 건설사 입장에서 최근 건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증액도 사실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고 사업을 마치는 것이 조합과 시공사업단 양쪽에게 있어서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