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도 친환경이 대세”…유통가, ‘전기차’ 도입 박차

기사승인 2021-12-08 0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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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도 친환경이 대세”…유통가, ‘전기차’ 도입 박차
전기 화물차 (기사와는 무관)   쿠키뉴스DB

최근 유통업계가 전기차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를 통해 ‘경제성’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업계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화두인 가운데, 이 같은 행보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ESG위원회를 가동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5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리너지(RE:NERGY)’는 RE100(Renewable Energy 100%) 및 EV100(Electric Vehicle 100%) 가입을 적극 검토하는 프로젝트다. 

롯데쇼핑 측은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대해 회사 보유 차량 전체를 전기차로 바꿔 나갈 계획”이라며 “전국 각지 오프라인 매장들을 활용해 고사양의 충전 설비를 갖춘 충전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롯데푸드도 전체 업무용차량을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전체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쉐보레 볼트EV 380여대를 지급했다. 

롯데푸드 측은 “영업사원들은 영업활동을 위해 1인당 평균 연간 2만㎞ 이상의 운행을 하는데 전기차는 주행 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이번 전기차 도입을 통해 연 2000t이 넘는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자평했다. 

쿠팡은 지난달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충전서비스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쿠팡의 전기 화물차 특화 충전기를 개발하고 배송 거점 인근에 충전스테이션을 구축하기로 했다. 관제 시스템 등 연구개발도 진행한다. 현재 쿠팡은 2019년부터 대구 일부 배송지역에 1톤 화물차 10여대를 도입해 배송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전기차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유통 물류 환경에 적합한 충전솔루션이 없어 운영에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유통물류 배송환경에 적합한 전기차 충전솔루션이 개발되면 친환경 자동차 도입이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송도 친환경이 대세”…유통가, ‘전기차’ 도입 박차
일반 내연기관 화물차의 모습   쿠키뉴스DB

다른 유통 기업들도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7월부터 석 달간 전기차를 활용한 근거리 식품 배송서비스를 시범운영 한 뒤 성과를 분석 중이다.

현대홈쇼핑도 이번 달부터 당일배송 차량의 30%가량을 전기차로 전환했고 내달까지는 6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신세계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도 현재 신선 상품 배송 차량 가운데 10대 정도를 전기 트럭으로 운영하고 있다.

택배업계에서도 전기차 도입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진은 지난해 12월부터 석 달간 제주도에서 전기·하이브리드 택배 차량을 시범 운행했다. 한진은 이 기간 연비와 최대 주행거리, 배터리 성능 등을 시험했다. 현재 세부적인 도입 계획을 수립 중이다.

CJ대한통운은 직영 택배기사들을 중심으로 전기차 19대를 운영 중이다. 연말까지 34대까지 늘려 2030년까지 대부분의 배송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기차가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기차 보급이 더 확대되고 충전 인프라도 더 많이 확충돼야 배송 차량의 전기차 전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 차량의 경우 대부분이 회사 소유가 아닌 지입차량인 점도 문제다. 회사 차원에서 기사에게 전기차 전환을 강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가 점점 내연기관에서 친환경 차량들로 변화하는 추세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배송 차량도 점차 전기차로 전환할 것”이라면서도 “인프라 마련이 관건인데 아직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