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놓은 국민, ‘K-방역’ 실종 [기자수첩]

유수인 / 기사승인 : 2021-12-09 15: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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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놓은 국민, ‘K-방역’ 실종


‘K-방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지난 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후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면서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7000명대 발생하고 위중증 환자 수도 연일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명률은 세계 주요국 중 상위권으로 올라섰으며 의료현장에서는 중환자 병상 확보 및 의료체계 대응이 한계에 달했다고 지적한다. 애초 방역당국도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시 확진자 수 증가를 예측했었지만 확산 속도가 정부의 예상치를 뛰어넘자 부랴부랴 방역조치를 다시 강화했다. 일상회복 전환 1달여 만이다. 

하지만 이미 낮아진 국민들의 경각심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하지 못했던 사적 모임과 회식 등이 이어지면서 식당, 주점 등에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사람들이 꽉꽉 차있고 길거리에는 술에 취해 마스크를 벗은 채로 다니는 이들이 즐비하다. 이런 모습은 날이 밝은 다음날 아침에도 이어진다. 코로나19 유행은 종식되지 않았는데 너무나 순식간에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돌이켜보면 지난 상반기에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특정 연령층에서 마스크를 벗는 등 개인방역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종종 보고됐기 때문이다. 어쩌면 ‘백신 접종’ 대상이 확대되고 접종을 완료한 사람도 늘면서 이를 무기로 방역에 소홀해졌을지 모른다. 집단면역을 기대하며 접종에 참여했던 국민들이 방역에 손을 놓기 시작하자 코로나19 사태는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하루 신규 확진 규모가 1만명대로 진입할 경우 방역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금도 많은 병상이 코로나19 환자들로 채워지고 있고 이마저도 부족해 재택치료가 확대‧시행되고 있다. 타 질환자들은 수술은커녕 진료 일정마저 연기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현재, 우리는 ‘K-방역’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지난날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결국 K-방역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일궈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당장 정부가 병상을 확대하고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협조 없이는 지금의 위기상황을 대처할 수 없다. 다시금 경각심을 갖고 개인방역에 주의를 기울이길 기대해본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