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대 없다” 새해 밝았지만 희망 잃은 청년들

기사승인 2022-01-03 17: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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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 없다” 새해 밝았지만 희망 잃은 청년들
직장 내 괴롭힘. 그래픽=쿠키뉴스 DB

직장인들이 2022년 고용 전망에 대해 “더 나빠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한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조사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됐다. 향후 청년 일자리 전망에 대해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53.5%로 과반이다. 현재와 비슷할 것 36.7%, 좋아질 것 9.8%로 집계됐다. 

고용형태와 임금수준별 응답 차이도 있었다. 비정규직 응답자 중 59%는 향후 청년 일자리 전망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정규직(49.8%)보다 9.2%p 높다. 임금 수준별로는 150만원 미만(58.1%)에서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500만원 이상은 45.9%가 나빠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재취업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높았다. ‘현 직장을 퇴사하고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가능성’을 묻자 83.4%가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가능성이 높다”는 16.6%였다. 

직장인들이 바라는 좋은 일자리의 최소 연봉은 얼마일까. 응답자의 28.9%는 3000만원 이하를 꼽았다. 40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 25.3%, 3000만원 초과~4000만원 이하 24.8%, 5000만원 초과 21%순이었다. 3000만원 이하를 좋은 일자리 최소 연봉이라고 답한 비율은 여성과 20대, 비정규직, 서비스직,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높았다.

직장인들의 새해 소망 1순위는 임금(연봉) 인상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3.7%다. 고용안정 32.7%, 성공적인 일과 가정의 양립 17.3%, 좋은 회사 이직 15.7%, 직장 내 좋은 인간관계 유지 11.2%가 뒤를 이었다. 

새해 소망과 달리 노동시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월급과 회사 내 부당행위도 토로 됐다. 한 직장인은 “회사 대표가 매년 연봉협상을 하면 같이 일하기 부담된다며 내년 연봉을 동결하자고 했다”며 “제 급여는 월 200만원, 상여금 포함 연봉 기준 2700만원이다. 경력이 5년이 넘었다. 야간, 휴일 근무도 많이 한다. 연봉협상을 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공공기관 계약직이라고 밝힌 또 다른 직장인은 “1시간 먼저 출근해 커피 타고, 탕비실 청소, 사무실 주변 청소 등 온갖 잡다한 일을 한다. 예의범절에 어긋난다며 욕설과 협박도 한다”며 “문제를 제기하면 정규직이 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직장갑질119는 “한국사회 노동양극화로 인해 일터의 약자인 비정규직과 청년들이 새해에도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여야 대통령 후보들은 입으로만 청년을 외치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