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맞춤 백신, 필요할까

화이자 3월, 모더나 가을 출시 전망
국내외 전문가 “백신 출시 시점 너무 늦어”

기사승인 2022-01-11 1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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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맞춤 백신, 필요할까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예방을 위한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이자사는 오는 3월, 모더나는 가을을 목표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10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행사 발표를 앞두고 미국 언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은 오는 3월 출시될 것”이라며 “현재 일부 수량에 대한 백신 생산을 시작했다. 해당 백신은 오미크론 이외 다른 변이에도 대응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가 필요한지,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모더나는 전세계 접종을 위해 올 가을 오미크론 변이 대상 부스터샷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앞서 지난해 12월 기존 백신의 부스터샷(추가접종)으로도 오미크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지난해 12월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자에게 추가접종을 한 결과 3회차 접종을 마치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중화항체가 기존 2회 접종 때보다 25배 증가해 최초 코로나19 예방 효과인 95% 수준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날 발표는 실험실에서 만든 오미크론 변이의 합성 복제본에 기반한 예비분석 결과로 실제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추가시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데이터는 다소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23일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이 영국 내 오미크론 확진자 6만848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백신 추가접종 10주 뒤에 모더나는 70%, 화이자는 45%대로 보호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델타변이의 경우 두 백신 모두 부스터샷 접종 2~4주 뒤 위중증 예방 효과가 90%에 달했으나 오미크론에 대해선 70% 정도의 효과를 보였다고 UKHSA는 밝혔다.

미국 내 전문가는 오미크론 백신 출시 시점을 두고 늦었다고 평가했다. 윌리엄 모스 존스홉킨스 국제백신연구소 박사는 “오미크론 백신은 지난달 필요했다. 여전히 가치는 있겠지만, 현재 오미크론 확산세를 고려하면 늦었다”고 지적했다. 숀 트루러브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박사도 “오미크론이 너무 빨리 확산하고 있어 맞춤용 백신은 의미가 없다. 이미 모두 감염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 일 평균 70만명이 코로나에 확진되고 있으며 신규 확진자 가운데 95%가 오미크론 감염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백신 도입 시기가 너무 늦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기존 바이러스에서 변이에 변이를 거듭해 오미크론 변이가 됐으니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오미크론 변이에 맞춰 백신을 개발하면 효과는 올라갈 것이다. 다만, 이미 미국이나 영국은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 직전이거나, 정점인 상황이다. 유행이 지나고 나서는 누가 맞겠느냐”라고 지적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우리나라에서도 설 연휴쯤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그러면서 “지난해 7월 화이자사는 델타 변이가 유행할 때 이를 막기 위한 백신 부스터샷을 개발 중이라며 9월에 나온다고 했지만 나오지 않았다”며 “개발하는 건 좋지만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화이자사 관계자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임상을 통해 현재 제형과 오미크론 맞춤형 제형 모두에 대한 추가용량의 면역원성과 효능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