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빠꾸' 정용진, 멸공·보이콧 정면돌파…투자자들 좌불안석

멸공 여파에 불매운동 움직임 계속
신세계株 2% 상승…계열사 주가 일제히 하락

기사승인 2022-01-11 15: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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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빠꾸' 정용진, 멸공·보이콧 정면돌파…투자자들 좌불안석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본인과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 관련 이미지를 SNS에 올렸다. 연이어 북한 발사체 관련 게시물에는 '○○'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멸공'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 하루도 채 안 돼 올라온 정 부회장의 게시물이 다시 화제가 되면서 투자자들은 좌불안석이다. 

정 부회장은 11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용진 불매운동' 포스터와 북한 발사체 관련 게시물을 연이어 게재했다. 

먼저 정 부회장은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게재하고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해당 이미지는 지난 2019년 한일 무역분쟁 당시 일본제품 불매운동 당시 국내 온라인에 확산된 'NO 재팬' 포스터를 본떠 만든 것이다. 정 부회장이 멸공 발언 논란 이후 온라인에서 공유되고 있다. 자신의 발언 이후 여권 등을 중심으로 촉발된 불매운동 움직임에 정면돌파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이어 정 부회장은 이날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상의 발세치를 발세했다는 기사를 공유하고 '○○'라고 적었다. 

정 부회장이 멸공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두 글자 공란이 멸공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멸공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돼 신세계 그룹 주가가 추락하고 이마트, 스타벅스 등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일자 내부에 멸공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이 이 단어 대신 'OO'을 넣어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고 추측한다.

'노빠꾸' 정용진, 멸공·보이콧 정면돌파…투자자들 좌불안석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SNS 캡처(왼쪽)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정 부회장이 전날 오후 "더이상 멸공 관련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이란 말을 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하루도 채 안 돼 올라온 게시물이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오너리스크에 따른 불매운동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전날 정치권으로 확산한 멸공 논란에 온라인에선 불매운동 움직임이 불거진데다 신세계 주가가 한때 8%까지 떨어지는 등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신세계 주가는 이날 오후 3시 10분 기준 전날 대비 2.58% 오른 23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 현재 주가는 상승 중이지만 전날 컸던 낙폭(6.8%)을 회복하진 못한 상태다. 

전날 동반 하락했던 그룹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1.50%↓), 신세계 I&C(2.72%↓) 신세계푸드(2.56%↓), 이마트(1.34%↓)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며 고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SNS가 다시 화제에 오르자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주주는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주에 신세계는 주당 25만원대였다. 전날 내린 것 반도 회복 못한 상태로 오너리스크 때문에 짜증난다"고 글을 올렸다. 신세계 주가는 일주일 전인 지난 3일 25만3000원에 거래됐으며, 7일까지 25만선이 유지됐다. 
 
종목 토론방과 커뮤니티에 투자자들은 "또 멸공 외치는 거냐" "비호감 그룹됐다" "SNS를 아예 하지 않았으면" "또 SNS 글 올리다니 대단하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이날 게시글을 올린 뒤 다시 비판 여론이 들끓자 2시간여만에 게시물을 삭제 또는 수정했다. 북한 발사체 관련 게시물은 삭제했고, 불매운동 포스터 게시물의 멘트는 '누가 업무에 참고하란다'로 바꿨다.

한편 멸공 논란은 지난해 11월 정 부회장이 "난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SNS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이마트를 찾아 멸공을 연상시키는 멸치와 콩을 구입하면서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확산했고, 나경원 전 의원 등 다른 야당 인사들 사이에선 '멸콩(멸공) 인증 릴레이'가 벌어졌다. 

이에 신세계 주가는 전날 급락했고, 온라인에선 스타벅스,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일부 여권 인사들도 야권 인사들의 멸공 인증 릴레이를 지적하며 불매운동에 힘을 실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정 회장의 발언에 문제가 없다고 옹호하면서 오히려 그의 SNS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불매운동 포스터의 반대 격인 '예스, 아이 러브 정용진(YES, I LOVE) 정용진. 많이 이용하겠습니다. 자주 다니겠습니다'라고 적힌 포스터가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