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 정치’ 몰린 홍준표… 연일 날선 비난만 

尹에 ‘공천요구’ 드러나자… 당내 비판 쏟아져
洪 “음흉한 윤핵관… 차라리 출당시켜라”
갈등 속 안철수 측근과 만나… “安, 야무진 사람”

기사승인 2022-01-26 07: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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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 정치’ 몰린 홍준표… 연일 날선 비난만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쿠키뉴스 DB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당 윤석열 대선후보 저격수로 돌연 변신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공천 문제로 갈등을 빚은 뒤 윤 후보 때리기에 나섰다. 

홍 의원은 연일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과 자신의 SNS에 윤 후보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갈등의 시작은 지난 19일 윤 후보와 홍 의원의 전격 회동이었다. 두 사람은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했고, 홍 의원은 ‘청년의 꿈’을 통해 회동 결과를 알렸다. 윤 후보에게 △국정운영 능력 담보 조치 △처가 비리 엄단 선언 등을 요구했고, 윤 후보가 이를 수락할 경우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맡겠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홍 의원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종로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대구 중남구에 전략공천할 것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당내에선 홍 의원의 ‘공천 요구’가 구태정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20일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최다선(5선) 홍 의원을 겨눈 발언으로 해석됐다. 

‘출당’ 가능성을 언급하며 ‘구태정치’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권 본부장은 “만일 그렇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의 자격은 커녕 우리 당원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홍 의원의 ‘공천 요구’가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라는 취지의 비판도 있었다. 선대위 공동상임위원장이었던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에서 같이 경쟁했던 분들이 선대위에 도와드리고 이럴 때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을 내건 것을 사실 보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홍 의원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21일에만 관련 내용을 비판하는 취지의 페이스북 글을 연달아 올리며 맹비난에 나섰다. 홍 의원은 “모함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공천 추천 문제를 꼬투리 잡아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공격하고 순진한 최 전 원장까지 동원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몰고 가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의 언론 대책은 2018년 6월 위장 평화 지방선거 때 문재인 정권이 나를 모함할 때와 거의 비슷하게 흘러간다”며 “그때도 모든 언론이 나를 퇴출 정치인으로 몰았다. 이준석 대표가 윤핵관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할 때 설마 그럴 리가 하곤 했는데 실제로 당해보니 참 음흉한 사람들”이라고 일갈했다. 

‘청년의꿈’을 통해서도 연일 비판 수위를 올리고 있다. 홍 의원은 ‘이 나라에 정말 미래가 있는지 참으로 걱정스럽다’라는 게시물에 “미래 없는 대선”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탈당 가능성도 언급했다. 홍 의원은 지난 23일 “내 발로는 못 나가겠고 ‘윤핵관’들이 준동해 차라리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이 편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홍 의원의 행보에 다소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23일 ‘홍 의원 탈당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윤 후보는 “누가 뭐라고 말했는데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런 건 이제 그만하자”고 답을 회피했다. 또 ‘홍 의원이 최근 불쾌감을 말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이 이어지자 “그러니까 내가 얘기하지 않았는가”라고 중간에 말을 잘랐다. 

이 가운데 홍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대위의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이 자리에서 홍 의원은 안 후보에 대해 “야무지고 좋은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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