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브랜드 적용 시켜드릴게요” 현산 ‘아이파크’ 보이콧 대책

기사승인 2022-01-28 06: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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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브랜드 적용 시켜드릴게요” 현산 ‘아이파크’ 보이콧 대책
상계1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실 입구.   조계원 기자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아이파크’ 보이콧 움직임에 새 브랜드를 해결책으로 꺼내들었다.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통해 새 브랜드를 수주한 사업장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새 브랜드 제시에도 붕괴사고로 잃은 신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1구역 조합사무실에서는 27일 오후 현산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합 간담회가 열렸다. 상계1구역은 지난해 시공사로 현산이 선정된 재개발 지역이다. 이날 간담회는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 이후 조합원들의 불안과 불신이 커짐에 따라 현산이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선 간담회는 현산의 사과로 시작했다. 발표에 나선 현산 직원은 “광주 사고에 책임을 통감하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다만 이러한 사과에 한 조합원은 “사촌 형님이 아직도 (광주 붕괴 현장) 콘크리트 안에 있다. 이를 어느 정도 수습하고 이 곳에 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해 안타까움을 샀다.

안타까움 속에서 아이파크 브랜드 하락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24개 아파트 브랜드 가운데 아이파크의 브랜드 평판은 최하위인 2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4위에서 붕괴사고 등의 영향으로 2개월 만에 최하위로 떨어졌다.

현산 직원은 조합원들의 브랜드 우려에 “브랜드 리뉴얼 작업에 착수했다. 작업이 마무리되는 데로 이 구역에 처음으로 적용해 드리겠다. 최종적으로 브랜드 결정권도 드릴 것”이라며 “아이파크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미분양을 우려하는데 미분양이 발생하면 최초 분양가로 회사가 모두 매입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브랜드 적용을 두고 조합원의 반발도 있었다. 한 조합원은 “현산이 (연이은 붕괴사고 등으로) 브랜드 관리를 제대로 못 했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4위에서 24위까지 떨어졌다. 브랜드 바꾼다고 24위에서 다시 4위 되는 것 아니지 않냐”고 반발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다 짓고 나서 세입자가 안들어 오면 어떻게 하냐”는 우려도 제기했다.

안전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진 사안 중 하나다.현산은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조합원 감시단 등을 추가 방안으로 제시했다. 현산 직원은 “구조설계 및 시공현장 관리를 강화하겠다”면서 “조합원들로 구성된 시공 감시단을 운영할 것이다. 그동안 공사현장에는 조합원이 들어올 수 없었지만 조합원 감시단은 공사현장을 언제든지 들어와 시공을 직접 감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현산의 설명에도 “내 목숨이 걸린 문제이다, 내 목숨하고 가족이 달려있다”는 외침이 나오는 등 불신의 반응이 좀 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이에 현산은 공문과 계약으로 이를 보증하겠다는 약속까지 내놓았다.

붕괴사고 처분으로 검토되는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에 대한 해명도 있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있었던 ‘광주 학동 재개발 사업장 붕괴사고’ 처분으로 지난 12일 현산에 8개월 영업정지를 사전 통지했다. 여기에 화정동 붕괴사고로 현산에는 최장 1년의 영업정지가 추가로 내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현산 직원은 “영업정지로 신규수주 활동이 중지되는 것이지 수주를 완료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 시절 4대강 사업을 진행한 5대 건설사가 모두 영업정지를 받았지만, 실제 행정조치가 내려지는 데는 수년이 걸렸다”며 “광주 사고를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니지만 광주 사고도 실 행정처분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서는 참석한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쪽에서는 현산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으며, 다른 한 쪽에서는 일단 믿어보고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나와 고성이 오갔다. 조합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가 끝난 후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만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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