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전 고양 부시장, 오산시장 출마 노려

"문재인·이재명 때문에 정치판에 들어왔다"

입력 2022-01-28 12: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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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던질 경기도 오산시장 국민의힘 출마예정자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오산시 국민의힘 시장후보는 오산발전포럼을 이끄는 이권재 당협위원장, 김명철 오산시의원, 이재철 오산희망연구소 소장 등이다. 

이들 중 특히 주목받는 인물은 이재철 소장이다. 오산 출신인 이 소장은 지난해 9월 국민의힘 인재영입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이 소장은 정치는 초년생이지만 행정에선 '달인' 소리를 듣는 행정가다. 행정가로서 과천·성남·고양부시장을 두루 거쳤다.

정년퇴직을 몇 년 안 남기고 26년간의 공직생활을 하루 아침에 그만 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소장은 "지금 나라는 총체적 난국에 처해 있고, 주변 도시는 날로 발전하는데 그 사이에 낀 고향 오산시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며 "무능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환멸 그리고 공직생활로 쌓인 경륜과 연륜을 고향인 오산시민들을 위해 써야겠다는 결심이 여기로 이끌었다"고 정치입문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철 전 고양 부시장, 오산시장 출마 노려
이재철 오산희망연구소 소장

◆ 문재인과 이재명 때문에 정치 입문

이 전 부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을 선택하게 된 첫 번째 이유가 이재명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 및 후보 라인들이 대권을 넘볼 정도의 위인들은 아닌 것 같았다"면서 "민주당의 정통적 주류도 아니고 정통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아닌 사람들이 민주당의 핵심이 되고 대권 후보가 된 상황이 아이러니하다"고 했다. 

이어 "나 역시 지금까지 국민의힘 주류로 살지는 않았지만, 중립을 지켜야만 하는 공무원이었다. 공무원으로서 중립을 강요받았다. 만약 공무원이 정치적 색채를 들어내면 영(令)이 서지 않게 된다"면서 "26년 공직 생활을 하면서 때로는 노무현의 가치를 존중했고 때로는 박근혜 탄핵을 보면서 이게 나라인가를 생각했다. 그리고 반대로 성남시 부시장이 이었을 때는 이재명 시장이 퇴임하자마자 세월호기(旗)를 내리고 새마을기를 게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은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한다. 시류에 편승해서는 안된다"면서 "공무원들은 정치인들보다도 더 큰 애국자이고 나라에 충성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또 정치를 결심한 두번째 이유가 문재인 대통령 때문이라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무능함이 국민의힘을 선택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당시 문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4년을 돌이켜보면 '어떻게 이렇게까지 무능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면서 "당선 후 문 대통령의 일성은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었다. 그래서 일자리현황판·일자리수석까지 만들었지만 어느날 사라지고, 갑자기 북한문제를 앞세웠다"고 했다. 

이어 "한때 남북평화 부문에서 높이 평가도 했었지만, 국제 외교무대에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줏대없는 줄타기 과정과 북한에서 미사일을 쏠 때 아무말도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나라의 주권, 외교권을 갖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4년 내내 북한 문제에 있어서 단지 보여주기(showing)식이었고, 주택가격 2배로 올려놓고, 청년 일자리 망가트려 놓으면서 유일하게 이 정부가 한 것은 이재명 따라서 기본소득은 아니라 하면서 전혀 다를게 없는 재난지원금을 준 것"이라며, "독일에선 지난해 4월경 포스트 코로나 시대 4차산업에서의 패권전략을 준비할 때, 이 정부는 마스크 확보, 백신·치료제 개발해 시장 확보 등 미래의 먹거리가 아닌 단기적·근시안적인 가시적 성과에만 급급했다. 즉 미래가 없는 문 정부가 나를 정치판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 북오산 시대를 열겠다

정치를 하게 된 세 번째 이유로 이 소장은 "나의 뜻과 의지가 과연 정치바닥에서 구현될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인 오산에서 하고 싶은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로 '운암뜰' 개발 문제를 꼽았다. 

그는 "운암뜰은 교통의 요지에 있다. 아파트로 채워지기에는 너무 아까운 땅이다. 곽상욱 시장은 아파트를 건설해 인구를 35만으로 늘려 분구를 노리는 듯하다. 그래야만 안민석 의원과 정치적으로 싸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판교테크노밸리1의 성장하는 모습을 봐서 알겠지만 자립도가 28%에 불과한 오산시에 인구만 늘리려는 정책보다는 제3의 판교테크노밸리를 오산 '운암뜰'에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운암뜰은 수원의 삼성전자, 용인·화성·평택의 삼성 반도체 공장과 근거리에 있다. 교통이 좋은 오산과 같은 위치에 삼성 협력업체들이 많이 있다"면서 "이 운암뜰과 세교역, 서동탄역을 잇는 첨단연구산업단지를 조성해 고부가가치의 연구인력, 산학협력기관, 고집적의 R&D 시설 및 다양한 창업공간 등을 만들게 되면 수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기업들로부터 시세만 수백억 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직주근접의 직장을 이런 곳에 갖게되면 교통정체로 인한 출퇴근 시간이 단축돼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연령이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졌다. 지난해 12월30일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만 18세 고등학생도 시장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청년들의 정치참여의 문이 활짝 열려 오는 6월이 지방선거는 보다 많은 후보들의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공천·경선 과정에서 독창적·역동적 사고를 강점으로 한 청년 정치가와 경륜·연륜을 앞세운 기성 정치인 간의 치열한 줄다리기로 정치판은 크게 요동칠 것이 자명하다.

오산=박진영 기자 bigma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