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보복음주’ 늘어

2021쿠키건강플러스 252회(방송  12월 21일)

기사승인 2022-01-29 06: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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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술자리 '보복음주'

김민희 아나운서 / 건강에 꼭 필요한 이슈를 알아보는 시간, 메디인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도 스튜디오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수인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해오셨습니까? 

술자리 ‘보복음주’ 늘어


유수인 기자 / 지난 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과 연말연시가 겹치면서 송년회, 회식 등 술자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확진자 수 증가,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정부가 사적모임 제한, 방역패스 확대 등 방역조치를 다시 강화했지만 이미 방역 긴장감은 많이 낮아진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술자리가 증가할수록 음주로 인한 부작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무분별한 음주가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요새 연말이라고 거의 매일 저녁에 약속 있는 분 참 많을 것 같은데요.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그동안 억눌렸던 대면 교류 욕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보복 회식' '보복 음주'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요, 무척이나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일상회복으로 나아가는 현재 음주 시 조심해야 할 사항들과 올바른 음주 방법에 대해 유수인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볼게요. 먼저 위드 코로나와 함께 찾아온 '보복 음주'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세요. 

유수인 기자 / 네. 지난 11월 1일부터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거리두기 제한이 일부 풀리면서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참아왔던 음주를 제대로 즐기려는 분위기가 한창인데요. 일각에선 이를 두고 이른바 '보복음주'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행태를 ‘보복 소비’라 일컫는데, 여기에 비유해 ‘보복 음주’라는 표현까지 등장한 것이죠. 일상회복 시행 한 달만에 확진자수와 위중증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방역 강도를 높였지만 이미 방역 긴장감이 낮아져 ‘보복음주’ 행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런 음주에 대한 기대감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전부터 여러 조사를 통해 확인된 바 있죠?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중독포럼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22일~29일 성인 1008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음식점 영업시간이 늘면 업무상 혹은 지인과의 술 마시기가 늘 것이란 응답이 67.5%에 이르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보복 음주가 늘어남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도록 할게요. 사실 가장 먼저 우려되는 것은 코로나 확산 문제거든요. 사람들이 술을 마시게 되면 아무래도 여러 가지 개인방역이나 이런 부분들을 안 챙길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요? 

유수인 기자 /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된 뒤 폐쇄된 공간에서 장시간 음주를 즐기는 동안 마스크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기 어렵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미 곳곳에서 방역이 느슨해지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는데요, 영업시간·인원제한 등의 방역정책이 완화되고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경각심이 낮아진 것입니다. 또한 일상회복 시행 첫 주에 경찰의 유흥시설 불법영업 특별단속으로 300명 가까운 방역수칙 위반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는데요, 본래 클럽·헌팅 포차 등 유흥시설은 자정까지만 영업이 가능하지만, 유흥시설 여부가 불분명한 가게에서는 자정 넘어서도 영업을 이어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돌파감염도 많은 상황에서 접종을 완료했다는 이유로 필요 이상의 술자리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네요. 실내 음주 뿐 아니라 야간 음주 역시 재개 됐죠? 

유수인 기자 / 네. 11월 8일부터는 서울 내에 한강공원 전 지역에서는 금지됐던 야간 음주가 다시 허용됐습니다. 그동안 오후 10시 이후 야간 음주금지 행정명령을 내려 한강공원 내 매점에서는 주류판매가 금지됐었습니다. 이렇게 한강공연 야간 음주가 허용됨에 따라 많은 ‘음주족’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한강사업본부는 마스크 착용 여부와 사적모임 최대 10명 등 방역수칙에 대한 단속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또 다른 측면으로는 늘어난 음주 기회에 따른 음주운전 확산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떤가요? 

유수인 기자 / 실제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음주운전 적발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달 1일부터 7일까지 전국에서 음주운전 일제 단속을 실시한 결과 2844건이 적발됐는데요, 이 적발 사례 중 753건이 면허 정지 수준이며, 나머지 2091건은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일주일간 적발된 2844건을 하루 평균 기준으로 보면 406.3건으로, 지난해 일평균 음주단속 건수가 321.2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9% 증가한 정도입니다. 특히 지난 달 6일에는 하루 적발 건수가 500건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음주로 인한 사고 역시 많이 발생하고 있죠? 

유수인 기자 / 네. 최근에는 창원시 도계체육공원 주차장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20대가 차량을 들이받아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근처 주차된 차량과 창고로 사용되던 컨테이너 1동이 일부 소실되는 재산피해가 났는데요, 사고 당시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0.08%) 수준에 해당할 정도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렇게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게 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김석찬 다사랑중앙병원 원장은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우리 몸의 중추신경을 억제시켜 운동 능력, 반사 신경, 주의력 등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알코올에 의한 심리적 이완 효과로 인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여 음주 후에도 충분히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에 평소보다 대담하고 거친 운전 습관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음주로 인한 진정 효과는 판단력이나 자제력을 잃기 쉬워지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젊은층에서 음주로 인한 ‘손상’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요? 

유수인 기자 / 네. ‘손상’은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 사고로 신체와 정신 건강에 끼치는 해로운 결과를 말하는데요, 사고, 재해, 중독 등 외부적 위험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모든 신체적.정신적 건강상의 문제를 포함합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의 손상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53.1명으로, 전체 사망 원인의 9.2%를 차지하는데요, 악성신생물(암), 순환계통의 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더불어 주요 사망원인이기도 합니다. 손상 이유로는 음주 상태에서 자해‧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경우가 36.9%에 달했습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음주상태일 경우 손상사고를 당할 비율이 높다고 확인된 거네요. 게다가 음주로 인한 범죄 또한 최근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요? 

유수인 기자 /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교제가 제한되고 술자리가 줄어들다 보니 주취 범죄는 감소세를 보였었습니다. 폭력으로 검거된 주취자는 2019년에 9만8602명, 2020년에는 8만7852명으로 집계되었고, 2021년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등 코로나19의 여파로 7만명 정도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러나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인해 이러한 감소세도 멈출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최근 관련 통계가 나와있나요? 

유수인 기자 / 주취범죄 증가세는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행된 11월 첫 주부터 확연하게 드러났습니다. 11월 첫 주 전국 112 신고 건수 자체도 직전 주 대비 5.4%인 약 2만 건 증가했으며, 그 중 주취 관련 신고는 평소 대비 2배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위드 코로나 후 첫 주말 주취범죄 신고 건 수는 할로윈으로 들썩였던 전 주 주말 2113건보다 750건 더 많은 2863건을 기록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네요. 이런 주취범죄는 주로 늦은 밤, 길거리나 지하철 등에서 벌어지는 편이죠?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시행 이후, 식당 등의 영업시간제한이 풀려 늦은 밤까지 술자리가 이어지다 보니 실제로 늦은 밤에 주취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고, 지구대나 지하철에서의 음주소란이 더욱 늘면서 경찰관과 지하철 보안관 등의 업무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주취 중에 범죄가 일어나는 이유, 무엇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허성태 다사랑중앙병원 정신의학과 원장은 “일상회복이 시작됐으나 여행, 운동 등 다른 여가 활동에는 아직 제약이 있다 보니 술자리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향을 많이 볼 수 있다. 오랜만에 갖는 술자리인데다가 ‘확진자 확산세가 다시 이어지면 대면 교제가 제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보니 보상 심리로 평소보다 더 폭음을 하게 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심리적 이완 효과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거나 평소보다 난폭해지거나 대담해지는 행동을 할 수 있고, 이러한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주폭, 주취 난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렇게 음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증가하고 있는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막을수 있는 법적인 제재나 음주문화에 대한 인식개선도 좀 더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요. 

유수인 기자 / 경찰은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연말연시 술자리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유흥가, 식당가 등을 중심으로 음주운전 집중단속을 실시한다는 방침입니다. 김석산 원장은 “위드 코로나의 해방감으로 음주와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지면서 다 같이 모여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기존의 음주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라며 “위중증 환자 수가 급증하는 등 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잦은 술자리는 집단감염의 진원이 될 수 있는 만큼 절제 있는 음주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연말은 각종 모임이 늘어나 음주운전에 대한 유혹이 높아지는 시기이므로 술자리가 있는 날에는 출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미리 음주운전 유혹을 차단하고,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다면 다음날까지 충분히 휴식 후 운전해 숙취 운전을 피하는 등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길 바란다”고 조언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잘못된 음주문화에 대한 인식개선도 중요하지만, 음주를 처음 시작하는 청소년들의 대상으로 한 예방차원의 음주교육 역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유수인 기자 / 수능 이후 수험생들의 음주가 매년 문제가 되고 있어, 이들에게 적절한 지도와 교육 제공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시기인데요, 이에 따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예비 성인의 음주 문제를 조기에 예방하고자 11월18일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음주예방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처음 술을 접하는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많다고요? 

유수인 기자 / 실제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9월 실시한 대학생 대상 음주행태 조사 결과에서 전체 응답자 중 음주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최초 음주 경험 나이는 평균 19세, 즉 고등학교 3학년 시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음주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최초 음주 권유자는 ‘친구’가 50.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부모님(26.1%)’, ‘선배(15.4%)’ 등의 순으로 답했습니다. 조현장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은 “수능 이후 느끼는 해방감에 하는 대표적인 일탈행위 중 하나가 음주인 만큼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음주예방 교육은 중요하다”며 “청소년의 음주에 대한 올바른 인식제고를 위해 청소년 금주 및 음주예방 교육활동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학교의 음주예방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다면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음주 교육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 예정인가요? 

유수인 기자 /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절주전문인력을 연계해 약 2달간 교육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본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와 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서는 한국건강증진 개발원 절주온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는데요, 신청기관의 담당자가 교육일시, 운영방법, 장소 등의 신청정보를 작성하면, 신청일에 교육이 가능한 전문인력을 기관과 연계합니다. 특히, 올해는 대상별 특화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청소년 음주예방 전문인력 양성교육을 실시했으며, 해당 교육의 수료자를 중심으로 음주예방교육 강사를 신청기관과 연계할 예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음주로 인한 각종 사고나 범죄도 문제지만 사실 가장 심각한 건 과음이나 폭음으로 인한 건강 악화가 아닐까요. 유수인 기자, 폭음이나 습관적으로 음주하는 습관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유수인 기자 / 과음에 따른 알코올 과다 섭취는 간·심장·뇌에 치명상을 입힙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 간인데요, 술을 과도하게 마시면 간에 지방이 쌓이고 알코올의 대사 물질이 간세포를 손상시킵니다. 계속 마실 경우 손상 정도가 더 심해져 체내 영양 부족 상태를 초래하고 결국 간 질환에 노출돼 생명이 위태로워집니다. 또 알코올은 심장 근육을 공격해 악성 변형을 유발하기도 하는데요, 술을 계속 마시면 심장 근육이 섬유화되면서 딱딱해집니다. 심장 근육이 부드러워야 전기신호가 제대로 전달되는데 조직이 굳으면 신호가 끊기거나 이상 신호가 발생해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  또한 과음은 혈압을 급격하게 올리고 뇌 혈류량을 떨어뜨려 뇌경색·뇌출혈 등 뇌졸중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알코올은 생각이나 판단, 조절 능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에 분포하는 신경세포를 파괴함으로써 의존·중독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알코올이 뇌 신경 세포를 파괴하기까지 하는군요. 과음 후 필름 끊기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나요? 

유수인 기자 / 과음하고 전날 기억이 안 나는 현상을 '블랙아웃'이라고 합니다, 이는 알코올이 뇌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곳의 수용체 활동을 차단하게 되는데요. 그럼 뇌 신경세포에서 메시지 전달 물질이 멈추며 기억장애가 나타납니다. '블랙아웃'은 일반적으로 급격한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과 연관돼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 0.15% 정도부터 기억력 장애가 나타나는데요. 갑작스러운 알코올 증가로 뇌로 하여금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알코올 흡수속도가 빠른 공복일 때 특히 더 자주 발생합니다. '블랙아웃' 상태가 자주 반복되면 해마의 반복적인 이상 소견으로 인지 기능 저하와 알코올성 치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과음후 필연적으로 따르는 숙취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숙취는 왜 생기는 걸까요? 

유수인 기자 / 숙취는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대사물질 때문에 발생합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ALDH효소를 통해 2차 분해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과음하면 분해 능력에 과부하가 생겨 미처 분해를 끝내지 못한 독성이 강한 아세트알데히드가 그대로 체내에 축적되게 됩니다. 숙취의 주된 증상은 메스꺼움, 두통, 심장박동수 증가 등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숙취에 유독 더 취약한 사람들이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흔히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들은 이 ALDH효소가 부족한 것으로 알코올 분해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선천적으로 알코올분해 효소가 부족한 사람은 과음할 경우 알코올성지방간, 간암, 간경화, 심·뇌혈관질환 등 위험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각한 경우 급성 심장마비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더 조심하셔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알코올 하면 ‘중독’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알코올 의존. 중독과 관련한 실험도 최근에 있었죠? 

유수인 기자 / 간헐적인 폭음이 매일 술을 마시는 것만큼 뇌와 신체에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포르투갈 민호대 연구팀이 ‘알코올 중독 환자로 분류된 적이 없는’ 대학생 80명을 대상으로 ‘폭음을 한 사람의 뇌가 쉬는 동안 어떤 상태인지’ 조사했는데, 폭음을 자주 하는 그룹과 한 달에 한 번 정도 폭음을 하는 그룹 모두 우측 측두엽 특히 해마 옆 피질과 방추회 영역과 후두 피질 내 베타와 제타 진동 측정이 가능할 정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뇌 영역 내 활성 증가는 만성 알코올 중독자의 뇌에서 보이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연구팀은 알코올 유발 뇌 손상의 조기 증후로 볼 수 있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알코올 사용 장애로까지 발전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음주 습관을 스스로 점검하는 등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번엔 안전하게 음주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짚어볼게요. 먼저 음주의 적정한 주기와 주량이 어느 정도 될까요?

유수인 기자 / 세계 보건 기구에서는 적정 음주량으로 남성의 경우 1주일에 28 표준잔 이하, 여성은 14 표준잔 이하를 적정음주량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표준잔이란 내가 마신 술의 양과 알코올도수에 따라 함유된 '순수 알코올양 수치'를 숫자로 환산한 것인데요. 보통 1 표준잔은 알코올 10g이 포함된 술 한잔을 의미합니다. 흔히 즐겨 마시는 도수 19%의 소주로 환산해보면 1주일에 남성은 5잔 이내 여성은 2.5잔 이내가 적정 음주량입니다. 

하지만 적정 알코올 섭취량과 관계없이 술을 마신 후, 다음날 숙취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발생한다면 자신의 적정 음주량을 벗어난 것입니다. 술을 꼭 마셔야 한다면 매일 마시는 것보다는 간 기능 회복을 위해 최소 3일간의 간격을 두고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1주일에 남성은 5잔, 여성은 2.5잔이라고 하는데, 이걸 잘 지키는 분이 있을까란 생각이 들어요. '술도 잘 마시면 약이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적정 음주량을 지키면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건가요?

유수인 기자 / 이전 음주 관련 암 예방 수칙은 남성 하루 2잔, 여성 하루 1잔이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18년 개정된 유럽판 암예방수칙(ECAC)에서는 ‘어떤 종류의 술이든 마시지 않는 것이 암 예방에 좋다’는 내용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 2016년 ‘국민 암 예방 수칙’의 내용을 '암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에 한두 잔의 소량의 음주도 피하기'로 개정되었습니다. 세계 각국이 암 발생에 있어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고 단정 짓고 있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술은 안 마시는 게 약이란 생각도 드는데요, 사실 술을 안 마시는 게 가장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상황이 있잖아요. 건강한 음주 습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첫 번째로는 빈속에 마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위를 빨리 통과해 소장에서 흡수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어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간단한 요기로 허기를 채우면 알코올의 흡수 속도가 50% 이하로 감소 돼 천천히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물과 함께 마시고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좋은데요. 술은 대화를 나누면서 천천히 마시고 중간중간 물을 마셔 주는 것이 좋습니다. 천천히 술을 마시면 뇌세포로 가는 알코올양이 적어져 음주로 인한 뇌세포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흡연과 음주를 함께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흡연이 알코올 분해를 방해하므로 술자리에서는 삼가는 것이 좋은데요. 담배를 피울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가 알코올 해독에 필요한 간의 산소 요구량을 줄여 간의 부담을 높일 수 있고, 알코올 흡수도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니코틴은 알코올에 잘 용해되기 때문에 술을 마실 때 담배까지 피우면 더 빨리 취하게 되죠. 또한, 음주와 흡연을 같이하면 비흡연, 비음주 집단보다 체내 중금속 농도가 2배나 높아진다고 하니까요. 건강을 위해 음주와 흡연을 같이 하는 걸 지양하는 게 좋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술과 함께 먹는 안주를 고를때도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요? 

유수인 기자 /탕요리나 튀김의 경우 짜거나 맵고 지나치게 기름져 오히려 간의 피로함을 더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즈, 두부, 생선 등 고단백 음식을 섭취하거나 채소나 과일, 조개류 등 알코올 흡수 지연 효과와 타우린 성분이 함유된 안주를 함께 먹는 것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잘 알겠습니다. 위드 코로나로 인한 해방감으로 음주와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지고 있는 시기인데요 최근 위중증 환자 수가 급증하는 등 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의 잦은 술자리는 집단감염의 진원이 될 수 있는 만큼 절제 있는 음주문화가 필요하다는 사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메디인 마칩니다. 유수인 기자였습니다. 

유수인 기자 / 네 감사합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