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이 닷새간 설 연휴 보내는 법 "일반 휴식반"

이재용, 유럽 출장 관측...시스템 반도체 1위 전략 행보
정의선, 사업현황 모색...그룹 지배구조 작업 해법 모색
최태원·구광모, 휴식 취하며 경영 현안 챙길 듯

기사승인 2022-01-29 10: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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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들이 닷새간 설 연휴 보내는 법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각 사 

29일부터 시작하는 닷새간의 설 연휴를 대기업 총수들은 '일반 휴식반'으로 보내는 모양이다. 자택에 머물며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총수가 있는 반면, 해외 출장 등 경영현안 해법 찾기에 나서는 총수들도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첫 국외 출장길에 오를 전망이다. 현재 받고 있는 삼성물산 부당 합병 재판 일정 중 설 다음 날인 3일은 휴정돼 보름간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절차 상 입국자 격리 조치 등으로 국외출장은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예상되는 출장지는 유럽이 점쳐진다. 파운드리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삼성 입장에서는 네덜란드 기업 ASML과 관계 형성이 전략적 측면에서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핵심 설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가 필수다. 이 장비는 ASML가 독점 생산하고 있어 이 기업과 관계 구축이 절대적이다. 이 부회장은 2020년 ASML 본사를 찾아 경영진과 회동을 한 적이 있다.

이달 초 한종희 부회장은 CES에서 인수합병과 관련해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고 예고한 바 있는데, 한 부회장이 현재 유럽 출장 중인 상황을 감안하면 로봇, 인공지능 등과 관련한 굵직한 인수합병 사안에 이 부회장이 최종 서명하기 위한 출장길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자택에 머물며 신사업 관련 현안과 그룹 현안 등을 휴식을 취하며 점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특히 28일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상장을 철회. 그룹 지배구조 해소를 위한 해법 찾기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재계는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구주매출에 나서 확보한 자금으로 그룹 순환출자 해소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 공모가 연기되면서 정 회장이 추진하는 그룹 지배구조 작업 속도는 더디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21.4%)→현대차(33.9%)→기아(17.3%)→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정 회장은 지배구조 정점인 현대모비스 지분 0.32% 만 보유 중이다.

구광모 회장은 최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 등을 휴식을 취하며 검토할 전망이다. 또 자동차 전장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 마련에도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