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몰 멈춘 '컬쳐랜드', 고객에 알아서 환불하라?

정상화 안내·환불 방법 공지 없어
"이번 주중 재오픈 예정"…곧바로 정상화 힘들 듯

기사승인 2022-05-02 15: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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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몰 멈춘 '컬쳐랜드', 고객에 알아서 환불하라?
컬쳐랜드 모바일 앱(왼쪽)과 긴급 점검으로 서비스가 중단된 컬쳐랜드 법인몰.  컬쳐랜드 캡처

‘컬쳐랜드 문화상품권’을 발행하는 한국문화진흥이 ‘법인몰’ 운영을 중단했다. 내부 사정으로 지난주부터 긴급 점검에 나섰으나 아직 복구되지 않은 탓이다. 컬쳐랜드 측이 언제 서비스를 복구할지, 복구와 동시에 정상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공지를 내놓지 않아 법인 이용자들은 손 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컬쳐랜드 법인몰은 지난주부터 2일 현재까지 긴급 점검으로 이용이 불가능하다. 법인몰은 기업 고객만을 위한 문화상품권 구매 사이트이다. 가입 기업이 법인몰에서 온라인 상품권을 구매하면 대량으로 기업이 지정한 개인에게 발송해 주는 식이다. 주로 마케팅, 이벤트 사은품, 직원 복지 등에 쓰인다. 

개인이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웹사이트 문화상품권을 구매하거나 이를 컬쳐캐시로 바꿔(충전)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반 몰과는 구분된다. 

법인몰을 이용해 온 직장인 A씨는 “지난주에 긴급 점검이 있다는 공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공지를 볼 수 없음은 물론 홈페이지조차 열리지 않는다”며 “언제까지 점검하는지도 모르겠고, 얼마나 큰 문제가 있어서 이렇게 점검이 오래 걸리는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A씨는 “법인몰에 지난 4년간 쓴 금액만 1600만여원. 지금도 (문화상품권으로 구매한 금액이) 50만원 가까이 남은 상황이다”며 “고객들에 이벤트 상품으로 문화상품권을 공지했는데 홈페이지 먹통으로 당장 진행이 어렵게 됐다. 법인몰이 계속 운영이 되는 것인지, 남은 금액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컬쳐랜드 측에 따르면 이번 주중 법인몰은 재오픈될 예정이다. 다만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데다 복구가 되더라도 당분간 정상 서비스를 이용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긴급 점검 공지는 홈페이지에 올라왔으나 현재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상화 계획에 대한 내용도 법인들에 전달되지 않았다. 컬쳐랜드 고객센터 직원은 “기존 정산했던 금액은 담당자를 통해 환불 등 문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지만 담당자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긴급 점검 장기화에 대한 공지도 없는 상황에서 환불까지 고객이 알아서 판단해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소극적인 대응은 고스란히 법인 고객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상품권의 소멸기한은 발행 후 5년이다. 법인 기업들이 법인몰에서 사용하고자 했던 상품권들은 현재 홈페이지 먹통으로 사용이 불가하지만 시효는 계속 흐르고 있다. 

한국문화진흥의 영업손실은 연결 기준 2020년 51억원, 2021년 10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그런데도 운영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낙전 수입 때문이다. 낙전 수입은 상품권을 산 사람들이 기한 내 상품권을 사용하지 않아 발생한 수익을 의미한다. 

한국문화진흥은 2020년 126억원, 2021년 106억원의 소멸시효 경과 이익을 영업외수익으로 넣었다. 지난해에 106억원 어치의 컬쳐랜드 문화상품권이 휴지 조각이 됐다는 의미다. 2020년 낙전 수입은 동기간 영업 손실의 2배 이상이었고, 지난해 낙전 수입도 영업손실 수준을 넘겼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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