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소비주체 Z세대 “나를 위해 미코노미 한다”

‘엔데믹’ 소비 증가 훈풍...Z세대 ‘가치소비’ 뜬다

기사승인 2022-06-06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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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유통업계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바람이 불고 있다. 일상 회복으로 소비 활동도 활발해지는 가운데,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른 MZ세대의 소비 트렌드도 변화 중이다. 특히 경제활동인구 편입을 앞둔 Z세대의 소비패턴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길어진 팬데믹으로 '보복 소비'부터 명품 구입에 열을 올리는 '플렉스'까지. 이미 소비 시장에서 MZ세대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들은 '가치 소비'부터 '가성비'까지 다양한 소비 행태를 오가며 가장 높은 소비 잠재력을 보유한 세대로 평가받는다.

최근 명품 등 과시형 소비를 하는 Z세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리오프닝이 이들의 소비를 부추겨 관련 품목의 수요를 더욱 촉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新소비주체 Z세대 “나를 위해 미코노미 한다”
롯데백화점

◇ '과시형 소비' 대열에 뛰어든 Z세대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명품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명품 소비 대열에 Z세대도 일찌감치 동참하면서 본인만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과시형 소비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은 나를 위한 투자나 소비에 대해서는 아끼지 않는 과감한 소비 행태를 보인다.

서울 소재 대학생 김 모씨(여·20)는 "명품도 일종의 나를 위한 선물로 생각해 과한 소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요즘 명품은 자신의 표현 방식의 하나로 사용되는 것 같아 소비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Z세대의 경제력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글로벌 리서치 'OK Zoomer : GenZ Primer'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Z세대의 소득이 33조 달러로 전 세계 소득의 25%를 차지한다. 이는 2020년 대비 5배 오른 것으로, 2031년에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득을 Z세대가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Z세대가 경제활동 인구로 편입되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맞물리며 향후 Z세대는 높은 소비 잠재력을 보유한 세대로 인식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모바일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각종 SNS를 통해 최신 유행을 선도하며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

Z세대로 인해 많은 기업들은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기 위한 노력 뿐만 아니라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환경을 생각하는 그린슈머들을 대상으로 에코마일리지나 에코머니 등을 도입하거나 미닝아웃을 중시하는 Z세대들을 위해 각자의 신념을 지킬 수 있는 소비를 도와주고 있다"며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Z세대들의 이미지가 더욱 긍정적으로 변하게 되면 이는 기업의 매출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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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 Z세대 소비 확산…'메가트렌드' 유행 선도

Z세대의 소비 확산은 백화점 업계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엔데믹으로 인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되면서 화장품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매장에서 노마스크 테스트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지난 4월 25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롯데백화점의 색조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이상 늘었다. 특히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와 함께 외출이 잦아짐에 따라 '쿠션'과 '립스틱' 매출은 각각 70%, 50%로 증가했다. 

향수 매출도 급증했다. 매장 내 향수 시향이 가능해짐에 따라 지난 19일 기준 향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신장했다. 특히 향수를 애용하는 2030세대의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색조화장품과 명품 모두 신장세를 보였다. 매출 신장률은 지난 4월 27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색조화장품 38.3%, 명품 29.9%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4월 1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색조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으며, 명품 매출 신장률도 27%를 기록했다.

서울 소재 대학생 박 모씨(여·21)는 "코로나가 심했을 때와 비교하면 요즘 들어 소비가 확실히 늘어난 것 같다"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고가의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화장품과 명품 매출의 신장세가 일상회복 이후 외부 활동 증가로 인한 보복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위드 코로나로 인한 리오프닝과 맞물리며 매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Z세대는 M세대보다 '마음이 가는 곳에 돈을 쓰는 소비 특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Z세대는 M세대보다 주변의 시선을 더 신경 쓰는 경향을 보였다. Z세대 여성들의 경우 화장품이나 향수 구매 지출이 M세대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리서치 전문 기관인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Z세대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Z세대는 '나는 내 마음이 가는 것에 돈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6.5%에 달했다. M세대는 51.5%였다. 이같은 Z세대의 소비 흐름은 2019년 47.3%에서 2020년 50.2%, 2021년 56.5%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치소비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선에서 가격이나 만족도 등을 세밀히 비교해 소비하는 성향으로 이미 수년 전부터 소비 트렌드의 단면으로 소개되기도 했다"면서 "과거에는 이같은 소비의 움직임이 특정 소수에게서 나타났다면 지금은 2030 젊은층 사이에서 일종의 메가트렌드로 번지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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