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10월께 영업 개시… 자산관리 대중화 등 틈새시장 주목

기사승인 2016-07-06 22: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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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9월에 본인가가 확정되는 K뱅크는 연내 영업을 개시할 것이고 카카오 뱅크는 2~3개월 늦은 스케줄로 진행하고 있으니까 내년 초쯤에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H스케어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현장간담회에 참여해 향후 일정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10월쯤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은행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저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권에서는 새로운 경쟁자가 불어 넣을 활력에 기대감이 높다.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영업을 시작하더라도 기존 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인터넷은행, 온라인 기반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선보인다

인터넷은행은 계좌개설, 송금·결제, 대출, 예금, 자산관리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온라인 상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8월 중순에서 9월말 은행업 본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막바지 IT시스템 구축, 인력채용, 사업모델 준비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뱅크가 주목하고 있는 사업 모델은 ▲상대방의 휴대폰번호·이메일, SNS를 통한 간편송금 ▲카드 없이 계좌간 거래가 가능한 모바일 직불결제 ▲차별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이용한 중금리대출 ▲디지털이자(예: 포인트, 데이터 등) 제공 등이다. 

특히 다양한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들며 소비자의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의 특성을 살려 거래비용과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K뱅크가 구상하고 있는 사업 10개 가운데 3개는 이미 테스트 베드를 현재 운영되고 있으며 영업 개시와 동시에 론칭된다. K뱅크는 본인가를 거쳐 이르면 10월부터 영업을 개시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도 오는 10월까지 전산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후 11~12월 본인가를 신청하고 내년 초 영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카카오 뱅크는 ▲계좌번호 입력이 필요 없는 간편송금 ▲현금 외에도 음원 및 게임포인트 등 비현금 이자 제공 ▲참여 업체들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과 중금리대출 ▲온라인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금융봇’ ▲ 결제대행업체 VAN사 및 PG사와 연계한 최소화 결제모델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장간담회에 참여한 안동현 자본연구원 원장은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의 혁신을 이끄는 외부효과와 함께 기존 시장을 넓혀 금융의 외연을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인터넷전문은행 10월께 영업 개시… 자산관리 대중화 등 틈새시장 주목

◇틈새 시장 공략 VS 효과 없다

기존 은행권에서는 인터넷은행이 가져올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우리은행(위비뱅크), 신한은행(써니뱅크), 국민은행(리브), KEB하나은행(원큐뱅크), 기업은행(아이원뱅크) 등 시중은행들의 인터넷·스마트폰 서비스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서다.

시중은행 한 지점장은 “시중은행들이 선점하고 있는 인터넷 금융시장에서 대출, 송금, 간편결제 등 기존 금융서비스와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인터넷은행의 등장하더라도 금융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그는 “해외의 경우 은행도 멀리 있고 신용 대출을 받든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인터넷은행 도입으로 편리성이 증대됐다고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변에 은행지점이 많고 금융 서비스를 받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편의성 증대 효과도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일부에서는 인터넷은행이 기존 금융권의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영업을 시작하면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대출보다 저금리로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며 “은행을 이용하는 우량 고객보다는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 등을 사용하는 고객층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영업 개시 초기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제 2금융권 이용자들을 주 고객층으로 확보하면서 1.5금융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이뿐 아니라 재테크 분야에서도 인터넷은행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인터넷은행이 보유한 혁신 및 개방성이 투자·자산관리의 대상을 일부 자산가에서 대다수 서민층으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인터넷은행은 폐쇄적인 기존 은행에 비해 산업간, 업권간 정보 교류에 유연한다. 또한 로보어드바이저, 빅데이터와 같은 신기술은 투자 및 자산관리 비용을 낮추고 재테크 모형을 정형화하고 있다. 기존 자산관리 시장이 맞춤복이었다면 인터넷은행을 추구하는 재테크 분야는 기성복처럼 대중화가 가능하다는 소리다.

시중은행 자산관리(WM)부문 한 담당자는 “예금을 받아서 수익을 내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수익이 나는 자산 운용에 집중할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이 등장하면 쉬운 접근성과 포트폴리오의 모델화를 통해 우량고객뿐 아니라 서민들도 쉽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로보어드바이저, 빅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로 무장한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과 자산관리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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