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대통령과 맞서는 것, 정의 아냐”…이정현 발언 다시 도마 올라

기사승인 2016-08-11 11: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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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대통령과 맞서는 것, 정의 아냐”…이정현 발언 다시 도마 올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지난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이 새로운 당 대표에 당선됐습니다. 여당 사상 첫 호남 직선대표입니다. 당선 첫날 이 대표는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국립현충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해 최고위원회를 주재하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예방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최고위원회가 끝난 오전 10시20분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만남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대표는 김 정무수석과의 대화 도중 “대통령 및 정부와 맞서는 것을 정의라고 생각한다면, 여당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여당과 야당이 똑같이 대통령과 정부를 대한다면, 여당이 자신의 본분과 지위, 신분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박계 의원들을 겨냥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 대표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SNS 등에서는 “국민과 맞서는 것은 정의인가? 대통령과 국민 중 누구를 선택해야 올바른 정치인인지 잘 생각해봐라” “지금까지 새누리당이 대통령의 지시에 무조건 따랐던 것이 문제였는데 앞으로도 그러겠다는 말 아닌가” “대통령에 맞서지 말라는 것은 북한의 독재정치와 다를 바 없다” “대통령은 신이 아니므로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럴 때 대통령에게 충언해야 하는 사람이 당 대표다. 누가 아무 때나 대통령과 맞서라고 했나?”라는 반응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죠.

이 대표의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2015년 3월26일 당시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이 대표는 4·29 재보선 필승결의대회 정승 후보 지지 연설에서 “광주시민들이 이정현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쓰레기를 끄집어내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을 시켰다”고 이야기했습니다.

17대와 19대 총선에서 떨어진 자신을 ‘쓰레기’에 비유해 광주 시민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한 것입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 대표는 공식 SNS를 통해 “간절하게 말씀드린다는 것이 과한 표현이 됐다”며 “19대 총선과 순천·곡성 보선 때 ‘저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고 일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호소의 연장 선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사과했습니다. 

2015년 10월에는 국정교과서 시행을 주장하던 이 대표가 “현행 교과서는 적화통일의 교재다” “교과서에 친북이거나 좌편향의 내용을 바로잡자는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 “언젠가 적화 통일이 됐을 때를 대비해 어린이들에게 미리 좌편향 교육을 하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아니냐” 등의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는데요.

당시 시민사회단체 30곳으로 구성된 ‘순천시민캠프’의 순천시민 1만여명이 이 대표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 등 비난 여론이 거셌습니다.

이에 이 대표는 “발언 진의가 왜곡됐다”며 “앞으로 신중하게 정치를 하겠다”고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지난 6월30일 이 대표가 청와대 홍보수석을 재임할 당시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KBS 보도국장에게 압력을 넣은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3일 전주 합동연설회에서는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소외당한 사람들의 가슴속에 많은 것이 쌓이다 보니 탱크도 무섭지 않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호남 소외로 인해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는 어투의 연설을 해 광주 시민들의 반감을 샀죠.

자신의 발언이 화두로 떠오를 때마다 “문제 될 줄 몰랐다”는 대응으로 일관하는 이 대표. 일각에서는 ‘앞으로 주의하겠다’는 그의 사과도 결국은 말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 대표의 발언들로 국민의 심기는 불편해진 상태입니다. 이 대표는 이제 단순한 친박계 의원이 아닙니다. 당 전체를 대표하는 인사입니다. 그의 자리에 걸맞는 책임있는 발언을 기대합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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