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아기 아빠 목소리에 반응 더 크다

기사승인 2016-08-12 15: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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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 아기 아빠 목소리에 반응 더 크다뱃속에서의 열 달은 아기의 두뇌와 감성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태아와의 정서적인 교감은 태아 지능과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산모도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뱃속 아기도 행복하게 하는 태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최근 예비 아빠들이 태아에게 이야기하듯 동화를 들려주고, 대화를 하는 태담(태아와 담소를 나누듯 이야기를 하는 것) 태교가 인기다. 그런데 왜 하필 아빠일까?

◇중저음의 아빠 목소리, 태아 청각세포 통해 두뇌 자극

태아의 신체 부위 중 가장 먼저 발달하는 것이 청각기관이다. 시간 상관없이 끊임없이 태아에게 말을 걸어주면 된다. 한 가지 아빠의 목소리를 아기에게 들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빠 즉 남성의 중저음 목소리에 태아가 잘 반응하기 때문이다. 뱃속의 아기는 양수인 물로 둘러싸여 있다. 음파의 특성상 수중에선 고음은 잘 통과하지 못하지만 중저음은 잘 통과한다. 상대적으로 음이 낮은 남성의 중저음이 태아에게 더 잘 전달되는 것이다.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보통 300Hz 이하 중저음이 태아의 귀에 우선적으로 도달하고, 전달된 중저음은 태아의 청각세포를 통해 어떤 음인지 구분하게 한다. 청각세포를 통해 두뇌를 자극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아빠의 태담은 아기의 뇌 기능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임신 5개월 이후부터의 태담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태아의 신체부위 중 가장 먼저 발달하는 것이 청각기관인데, 왜 태담은 임신 5개월 이후 진행이 효과가 높을까?

우선 임신 3주가 되면 아기의 귀 모양이 나타나고, 임신 12~16주면 귀 안쪽에 소리를 전달하는 달팽이관까지 모양새가 갖춰진다. 하지만 뇌와 연결되는 청각신경망은 완성되지 않아 이때는 태아가 들을 수 없는 상태다. 게다가 이 시기는 태아의 크기는 작고, 둘러싼 양수는 상대적으로 많아 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임신 20~24주가 되면 뇌하고 귀가 연결되는 청각신경망 즉 달팽이관이 완성된다. 이때부터 태아는 뱃속에서도 들은 걸 기억하고 느끼게 된다. 아빠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태아의 귀를 통해 뇌를 자극시키게 되는 것이다.

◇목소리 크기 중요

태아의 두뇌 자극을 있는 소리의 크기도 중요하다. 박홍준 원장은 “아빠의 중저음이 양수를 잘 통과해 태아에게 전달된다고 해도 너무 큰 소리는 아이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 성인들도 어느 정도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듯이 태아에게도 너무 큰 소리는 청각을 필요이상 자극하여 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태담을 할 때 아빠의 목소리는 조용한 방에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다정다감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임신 5개월 전에 태아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태담이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니다. 태아는 들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 엄마의 기분과 감정이 고스란히 태아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산모의 정서적인 안정과 평안한 마음을 위해서라도 아빠의 태담은 임신 초기부터 필요하다.

임신 중 산모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태아의 건강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혈액 내로 증가한 스트레스 호르몬이 태반을 통해 전해져 태아에게도 똑같은 긴장감과 흥분상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미즈메디병 김태윤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인 아드레날린은 엄마의 자궁 근육을 수축시켜 태아에게 전해지는 혈액이 줄어든다. 혈류량이 감소해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 발달 중인 태아의 뇌 기능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윤 원장은 “태담은 엄마 아빠의 마음에도 안정을 주고, 편안한 상태에서 태담을 나누다 보면 심리적으로 편안해지며 태아 역시 안정감을 느낀다. 태담을 나누는 동안 엄마 아빠와 아기 사이에 자연스럽게 유대감이 형성되는 장점도 있으므로 임신 초기부터 태담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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