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부르는 알코올중독, 국가차원의 적극 개입 필요

범죄 부르는 알코올중독, 국가차원의 적극 개입 필요

기사승인 2016-08-23 18:09:06 업데이트 2016-08-23 18:09:13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가족 학대와 폭력, 살인 등의 범죄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가운데, 사건 뒤에는 ‘음주’가 있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범죄라는 사실 외에도 음주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산 원장은 “술로 인해 알코올 중독에 빠진 당사자는 물론 그 때문에 고통 받는 가족마저 범죄자나 피해자가 되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존속살해 범죄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음주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실제 다사랑중앙병원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발생한 존속살해 사건을 살펴보면 가정불화(49.3%)와 정신질환(34.1%)이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다. 자녀에 대한 가정 내 폭력과 폭언이 그 자녀가 성인이 된 후에 존속살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과다한 알코올 섭취는 존속살해 발생 요인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발생한 존속살해 사건 가해자의 83.9%는 부모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은 경험은 44.4%로 절반에 가까웠다. 알코올 중독은 8.5%, 우울증은 6.4%로 다른 유형의 범죄자에 비해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석산 원장은 “상습적으로 가족구성원을 폭행하는 것과 음주여부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실제로 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존속살해 피해자의 40% 이상이 음주상태에서 상습적으로 가해자나 가족구성원들에게 신체적, 정서적, 성적인 학대를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린 시절 부모의 학대로 누적된 분노와 적개심이 한순간 극단적인 공격성을 띄면 범죄로 이어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사건으로 지난 7월 구속된 최씨 형제 역시 비슷한 경우다. 알코올 중독으로 이미 수차례 입원 치료를 받은 바 있는 형제의 아버지(61)는 평소 술을 마시면 행패를 부렸으며, 사건 당일에도 술을 달라고 둔기로 위협하는 과정에서 큰아들이 격분해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달 3일에는 서울 강북구에서 30년간 술에 취한 아버지(63)로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아들 안모씨(33)가 존속살해로 구속되기도 했다. 그는 사건 당일 만취한 상태에서 어머니 최모씨(60)를 폭행하던 아버지를 말리다 화를 참지 못하고 부엌에서 과도를 들고 와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석산 원장은 “알코올 중독은 환자는 물론 가족의 삶을 파괴하는 것뿐만 아니라 반인륜적인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도 피해가 심각한 병”이라며 “국가적 차원의 관리와 치료 등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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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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