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영화 결산] 올해 5가지 키워드… 부산행·아가씨·김민희-홍상수·BIFF·최순실

[2016 영화 결산] 올해 5가지 키워드… 부산행·아가씨·김민희-홍상수·BIFF·최순실

기사승인 2016-12-17 08:00:00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저물어간다.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시국이 혼란한 이때, 영화계도 바람 잘 날 없다. ‘쌍천만’이 탄생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한걸음 더 발전한 한국 영화계를 모두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관객들은 만만하지 않았다. 올해 영화계를 관통했던 키워드 다섯 가지. ‘부산행’ ‘아가씨’ ‘김민희-홍상수’ ‘부산국제영화제’ ‘국정농단’이다.


▲ 올해 유일한 1000만 관객 ‘부산행’ 장르영화의 가능성 보여줬다

2016년 1000만 관객의 주인공이 된 것은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이다. 앞서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이름을 떨쳤던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은 7월 개봉해 국내 역대 박스오피스 9위를 달성하며 장르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의문의 좀비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살포되며 이내 전국이 좀비들로 가득찬 가운데, 부산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승객들이 벌이는 사투를 그린 ‘부산행’은 1000만 관객 외에도 제 69회 칸 영화제에 초청됐으며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판권 계약까지 따냈다. 영화의 주역을 맡은 공유는 ‘부산행’에 이어 ‘밀정’(감독 김지운)으로 관객들에게 짙은 인상을 남겼고, tvN 드라마 ‘도깨비’까지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승승장구 중이다.


▲ ‘아가씨’ 해외 열렬한 러브콜… 슈퍼신인 김태리·아쉬운 김민희

2016년 개봉 기대작 중에서도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작품은 뭐니 뭐니해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일 것이다.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실사 영화화한 ‘아가씨’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아가씨’와 하녀 ‘숙희’의 사랑을 그린 동성연애 영화다. ‘아가씨’는 개봉 전부터 제 69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돼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LA비평가협회가 선정한 외국어영화상과 미술상을 수상한 데 이어 보스턴온라인비평가협회, 샌프란시스코비평가협회, 보스턴비평가협회, 뉴욕비평가협회, 달라스-포트워스비평가협회로부터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또 보스턴비평가협회로부터 촬영상을, 샌프란시스코비평가협회로부터 미술상도 받았다.

이밖에도 ‘아가씨’는 숙희 역을 맡은 김태리의 빛나는 연기력으로 충무로에 새로운 20대 연기파 여배우를 등장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아가씨 역의 김민희는 다수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좋은 평을 받았으나, 배우의 스캔들로 영화에 아쉬운 오점을 남겼다.

▲ 김민희-홍상수 불륜 스캔들… 커리어에 적신호

올해 6월 제기된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 논란은 영화계를 뒤집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인연을 맺어 불륜 관계에까지 이르렀다고 알려졌다. 이에 김민희-홍상수 양측은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으나, 홍상수 감독의 부인이 해당 스캔들이 사실이며, 현재 홍 감독과 별거 중임을 밝히며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후 홍상수 감독은 다수의 해외 영화제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불륜에 관한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안타까운 것은 김민희다. 영화 ‘아가씨’로 수많은 해외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았으며, 국내 유수의 영화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나 시상식에 불참하며 여전히 잠적 상태다. 현재 김민희의 활동 복귀설이 흘러나오고 있으나 관객들은 배우로서의 김민희와 김민희의 사생활을 분리해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상수 감독은 현재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 보이콧에 태풍, 김영란법까지… 제 21회 BIFF 반쪽짜리 개최

각종 영화계 인사들의 보이콧 등 잡음이 심했던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우여곡절 끝에 개최됐다. 그러나 BIFF를 둘러싼 고난들이 멈추지 않아 안타까움을 남겼다.

앞서 제 20회 BIFF가 ‘다이빙벨’ 상영 관련으로 부산시와의 큰 갈등을 빚었으며, 한국 영화계 인사들은 "부산시의 외압이 영화제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며 정관 개정을 요구했다. 이후 부산국제영화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했다. 결국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 체제에서 정관개정을 거쳤지만 총 9개 영화 단체 중 4개 단체는 보이콧을 철회, 4개 단체는 유지, 1개 단체가 유보 결정을 내린 상태로 제 21회 BIFF가 개최됐다.

이에 더해 태풍 제 18호 차바로 인해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 무대가 파손돼 영화제 개막 전 복구가 불가능해졌다. 이에 모든 행사는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진행하게 됐다. 개막식에는 배우 설경구, 한효주, 박소담 등이 참여했지만 전년만큼의 화려함은 덜했다. 더불어 김영란법으로 인해 각종 영화단체들이 언론 관련 행사를 축소 개최하며 상대적으로 조용히 진행됐다.


▲ ‘최순실 게이트’에 불려나온 ‘변호인’ ‘광해’… 투자·제작사들 줄줄이 소환

대한민국을 뒤흔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영향은 영화계에도 미쳤다. 앞서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소식에 난데없이 ‘변호인’과 ‘광해’가 회자된 것.

가장 먼저 박근혜 대통령이 ‘광해, 왕이 된 남자’가 故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투자·제작사인 CJ를 압박했고, 이것이 CJ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 요구까지 이어졌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쇼박스의 경우 故 노무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 부림사건 변호를 영화화한 ‘변호인’으로 말미암아 현 정권에 밉상으로 낙인이 찍혔고, 결국 ‘연평해전’ 등으로 정권의 눈치를 봐야만 했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이 같은 증언들은 확인된 바 없으나 영화계에서는 아직도 ‘변호인’이 지상파 명절 특선 영화 등으로 전파를 탄 적 없다는 사실 등을 예로 들며 ‘영화계 정권 압박설’을 강조했다. 오는 2017년에는 ‘변호인’이 지상파에서 방영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onbge@kukinews.com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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