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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로드 FC에 들이닥친 성추행 스캔들, 박대성은 왜 로드걸에 도망쳤나

로드 FC에 들이닥친 성추행 스캔들, 그는 왜 로드걸에 도망쳤나

이다니엘 기자입력 : 2017.02.14 12:12:09 | 수정 : 2017.02.16 09:05:55

‘MAXIM’과 인터뷰하는 송가연(좌)와 ‘공손 세레머니’ 중인 박대성(우)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종합격투기(MMA) 대회인 로드 FC가 때 아닌 성 추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여성운동에 관한 담론이 민감하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체육계 또한 ‘범죄’와 ‘무고’의 저울질로 자칫 남녀갈등을 부추길까 우려됩니다.

지난해 12월 전역한 뒤 치른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한 박대성은 경기 후 로드걸 최설화의 허리를 끌어안아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었죠. 이른바 ‘나쁜 손 세레머니’인데, 지난달 21일까지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강제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박대성은 무혐의 내사종결 처리된 뒤에야 다시금 라운드에 몸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박대성은 지난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XIAOMI 로드FC 036 100만불 토너먼트 인터내셔널 지역예선에서 브라질 호드리고 카포랄에 2대1 판정승을 거둔 뒤 의아한 제스처를 취합니다. 승리 뒤 포토타임에서 로드걸이 자신의 곁으로 다가서자 깜짝 놀란 듯 몸을 움츠리더니 이내 심판 옆으로 줄행랑을 쳤죠. 이에 머쓱해진 로드걸은 다시 박대성에게 다가가 기념촬영을 제안했고, 마지못해 박대성은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공손히 촬영에 임했습니다.

성추행 파문 후 로드걸을 피하는 박대성

그의 다소 과도하면서도 어색한 세레머니에 의도적인 보이콧을 벌였다는 시선이 상당합니다. 앞서 성추행 논란이 불거질 당시 박대성은 “만약 의도적인 성추행이었다면 할복하겠다”며 결백을 주장한 바 있죠. 그의 괴이한 세레머니에 일각에서는 ‘로드걸 폐지’의 목소리를 낼 지경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한때 종합격투기 스타였던 송가연은 로드FC 정문홍 회장과 ‘성적 모욕’을 놓고 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발단은 송가연이 남성잡지 ‘MAXIM’과의 인터뷰에서 정문홍 대표를 성적 모욕을 서슴지 않는 사람으로 묘사하면서부터입니다.

그는 “같은 소속사 서두원 선수와의 교제 사실을 정 대표가 알면서 다짜고짜 전화로 ‘걔랑 잤냐?’고 묻고, ‘잤는지 안 잤는지 말 안 하면 시합 못 뛰게 한다’고 해서 겁이 났다”고 폭로했습니다. 송가연과 서두원은 2015년 결별했죠.

이 외에도 송가연은 ‘살 좀 빼라’ ‘팔다리가 킹콩이다’ 등의 외모 비하적인 발언을 들었다면서 “나는 연예인이 아니라 운동선수인데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나 싶었다”고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인터뷰 직후 로드FC측은 정문홍 대표에 대해 심각한 논란을 만든 송가연을 법적조치할 것이라며 팽팽히 맞섰습니다. 로드FC 스타인 윤형빈, 권아솔도 “이건 아니지 않느냐”며 송가연을 향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죠.

오늘날 ‘일베’나 ‘메갈리아’ 등을 위시한 성적 모욕들이 온라인상에서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는 가운데 정작 페미니즘의 성적 담론은 매우 미미한 상태입니다. 미셸 푸코가 ‘성의 역사’에서 말한 신부-고해자 구도는 이미 한참 지나가버린 과거사입니다. 성을 더욱 상스럽게 표출하고, 소비하는 기조가 공공연하게 퍼져나가고, 심지어 이를 가치판단의 중심부에 놓고 성을 말하며 우열을 가리기에 이르렀죠. 이쯤 되면 성에 관해 ‘논의를 한다’기보다 ‘욕망의 씨름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나아 보입니다.

국민일보 DB

전쟁으로 점철된 인류사에서 남성 중심으로 권력이 재편된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현대에 와서는 그러한 권력구조가 인류 모두에게 보편타당하게 부여되는 권리의 형태로 바뀌었죠. 지금은 여성뿐 아니라 종교, 인종 등에 구애받지 않는 권리신장이 인류의 화두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성 문화가 개방됐다’는 일종의 동의가 공공연하게 성적 표현을 해도 된다는 걸 의미하진 않습니다. 범죄와 무고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고 민감한 줄타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박대성의 나쁜 손 세레머니를 마냥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말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치킨게임으로 치닫게 된 송가연-정문홍 막말 논란 역시 어긋난 성 소비 담론이 자리하고 있죠.

이만큼이나 성(性)적 대결이 치열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온라인상엔 각종 성적 비하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배려보다는 분노가 그득합니다. 인정보다는 반감이 서로를 억누릅니다. 서로에 대한 존중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페미니즘에 관한 논의가 아직 시작단계에조차 이르지 못했다는 시선이 상당합니다. 페미니즘은 피해자(Victim)로서가 아니라 평등(Equity)으로서 논의될 때 비로써 주체적이 됩니다. ‘팔루스(Phallus)’ 억압의 본질을 직시하고, 이를 남녀가 인정할 때 비로소 성 평등이 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죠.

미국의 페미니스트 크리스티나 호프 서머스가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페미니즘이 다시 위대해지려면’의 번역본으로 글을 매듭지으려 합니다.

“가부장주의(patriarchy)는 남성이 권력을 잡고 여성은 권력을 잡지 못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하지만 미국 여성들은 권력을 잡는다. 주요 대학을 이끌고, 거대 기업을 이끌고, 영향력 있는 책을 쓰며, 연방 혹은 각 주의 법관으로 일하고, 심지어 대통령 당선자(트럼프)의 선거 캠프를 이끌기도 했다. 미국 여성들, 특히 대학을 나온 여성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자유롭고 가장 자기주도적이다”

“현대의 페미니즘은 ‘카더라’에 익사하고 있다. ‘여대생 넷 중 한 명은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한다’ ‘여성을 상대로 한 온라인 공격이나 폭력이 성행한다’ 등이다. 이런 주장들은 심각하게 왜곡됐다. 직장에서의 차별이나 성폭행, 온라인 공격 등은 물론 문제가 맞다. 하지만 그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지, 흥분해서 왜곡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 과장된 주장과 거짓 피해의식은 진짜 필요한 곳에 필요한 자원이 도달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현대의 남성과 여성의 삶은 각각 여러 가지 장점과 단점들이 섞여 있다. 페미니즘은 종종 엘리트 사회에서의 남녀간 불평등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페미니즘은 여성이 원하는 바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여성을 봐야 한다”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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