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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김인수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청렴은 포기할 수 없는 국가적 목표”

양병하 기자입력 : | 수정 : 2017.08.31 13:46:43

[쿠키뉴스=양병하 기자] 요즘 정부 부처와 기관 중에서 가장 바쁜 곳을 말하라면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성영훈)부터 꼽아야 한다. 국민들이 권익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집단민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그만큼 권익위도 할 일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지난해 9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그야말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성영훈 위원장을 중심으로 권익위의 모든 직원들이 열심히 발로 뛴 덕분일까. 올해 들어서만 해도 권익위가 이뤄낸 실적은 만만찮다. 경기 연천군 신서면 일대 배수 불량으로 인한 침수 피해와 관련한 장기 집단민원을 해결하는가 하면, 경북 안동시 망호마을의 중앙선 복선전철 노선사업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와 환경피해와 관련한 장기 집단민원을 원만히 조정했다. 최근에는 지난 17, 4년 넘게 끌어온 광교신도시 주민들과 한국도로공사간 영동고속도로 방음벽 설치문제로 인한 갈등을 중재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런 권익위의 종횡무진 활약의 중심에는 김인수(53·사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차관급)이 있다. 김 부위원장은 성 위원장을 보좌하고, 권익위 실무진을 진두지휘하면서 전국의 민원현장을 누비고 있다. 거기다 국회 상임위원회(정무위원회)에 출석해서는 의원들의 질문에 응해야 하는 등 과외의 일도 만만찮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은 이런 일을 소명으로 받아들이기에 별로 힘들게 느끼지 않는다. 2008년부터 권익위에서 일하면서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411월 차관급인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에 취임한 그는 오히려 바쁘게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한다.

1985년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공직에 입문해 정보통신부와 법제처를 거쳐 2008년 행정심판심의관으로 권익위에 발을 들였다. 이후 권익위에서 행정심판국장, 권익제도기획관, 권익개선정책국장을 역임하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20147월 기획조정실장을 맡은 지 넉 달 만에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에 취임했다.

그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늘 조직 내에서 두터운 신망을 얻으면서 우수한 조직관리 능력을 과시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5일 정부 세종청사 권익위에서 김 부위원장을 만났다.

 

-권익위에 근무해오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권익위는 행정부 내에서 자체적으로 행정의 오류를 시정해 국민의 권익을 구제하고 청렴한 공직풍토를 조성하는 일을 한다. 다시 말해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을 제거하고 정부에 대한 신뢰와 국민의 권익을 증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 9년여 동안 권익위에서 업무과정을 되돌아보면 보람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면서 앞으로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국민권익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청탁금지법의 경우도 국민들의 전적인 지지 덕분에 성공적으로 안착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위법 부당한 행정처분이 내려지면 그 처분의 당사자가 큰 고통을 겪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적이 많았다. 공직사회의 청렴도 수준이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국민의 기대와 선진국 수준에는 많이 떨어져 있는 현실도 안타깝다. 그래서 국민의 권익을 철저히 보호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할 일이 참 많고 더 분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고충민원, 집단민원의 현장에서 조정을 이끌어내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가.

권익위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으로 최대한 민원현장을 찾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72건의 집단민원을 현장조정으로 해결해 7만여명의 고충을 해결했다. 기억에 남는 민원현장은 많은데,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 규제와 법규미비로 인해 고통받는 중소기업 민원, 1만여명에 이르는 다수인이 제기한 민원, 관계기관간 갈등으로 인해 해소되지 못한 극심한 생활피해 민원 등이 있다. 지난해 4월 구() 단양시가지 일부가 하천구역으로 지정돼 30여년 동안 각종 개발행위가 제한된 주민들의 집단민원을 충북 단양군, 원주지방국토관리청,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수차례 협의와 조정을 통해 해결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인근 갈매 나들목 공사 지연으로 인한 15000여 주민들의 집단민원도 해결했다. 동두천시 지행역 방음벽 설치와 관련해 10여년 동안 끌어온 주민들의 민원도 잘 조정했다.

 

-청탁금지법이 안착되고 있다는 평가인데.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150여일 됐으니까,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다. 이 법은 제정·시행까지 53개월 동안이나 사회적 격론을 거치며 천신만고 끝에 태어났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국민의 85%가 청탁금지법의 시행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일부 산업과 업종에는 피해가 있을 수 있다. 화훼산업의 경우, 바람직한 방향은 대규모 화환을 보내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소소하고 작은 화분은 보내는 운동을 추진하는 등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도 권익위에서 각 부서에 작은 화분이나 꽃을 보내며 화훼 소비운동을 펼친 바 있다. 이런 식으로 건전한 소비활동이 농림부나 주무기관이 주축이 돼 우리 생활 속에 자리를 잡게 된다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탁금지법이 경기침체의 핑곗거리가 되고 있는데.

안타까운 부분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에게만 해당되고, 과도하게 하지 말라는 취지이다. 그 범위 안에서는 문제가 없고 일반인은 관련이 없다. 법의 취지와 내용을 정확히 알고 준수한다면 산업에도 피해가 없고, 공직사회의 청렴풍토도 확보할 것이다. 이 법의 목적은 함께 가는 것이지, 어느 하나를 죽이면서 가는 것은 아니다. 권익위는 앞으로도 전국민이 이 법의 취지와 내용을 바로 알고 지킬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민원이 급격히 늘면서 직원이 부족하지는 않나.

조금씩 늘리는 중인데, 아무래도 부족한 측면이 있다. 물리적으로 계속 늘릴 수는 없기에 어느 정도 수준에서 타협을 보는 중이다. 인원이 많다면 보다 빠르고 깊이 있게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여지는 있을 것이다. 현재 적은 인원으로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지만 행정심판의 처리가 늦어진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점은 무엇인가.

직원들과의 소통은 주로 점심시간을 이용하고 있다. 직원들 대부분 가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녁시간은 개인과 가정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조직이 잘 되려면 개인의 정체성과 사명이 중요하고, 이를 진작시키기 위해선 동기유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충민원 처리나 행정심판에 대해서는 현장에 가서 소통하고 편견을 갖지 말고 있는 그대로 듣고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강조한다. 일의 성과가 잘 나오려면 기본 태도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권익위의 역할과 책임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이 흠결이 있거나 불량한 행정서비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다 우리사회의 청렴 수준이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으며, 국민의 정책 참여와 소통 욕구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권익위 직원들은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국민의 권익이 소홀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서민과 영세기업의 고충민원상담, 이동신문고 운영을 강화하는 한편 행정심판 국선대리인제를 도입하는 등 권익구제 기능과 제도를 총동원해 행정기관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적극 지원하고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권익위가 올해 출범 10년을 맞이하게 됐다. 그간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격려, 질책을 동시에 받았다. 권익위는 앞으로도 현장으로 달려가 국민의 곁에서, 국민의 입장과 시각에서, 국민의 권익을 위해 고충민원·행정심판과 각종 청탁·부패·공익신고 사건을 충실히 처리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불편이나 부패를 유발하는 제도를 개선하겠다. 청렴은 포기할 수 없는 국가적 목표이기에 청탁금지법이 우리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안착되도록 협조해주길 부탁드린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서로 지혜와 힘을 모아 난관을 극복함으로써 투명하고 공정한 나라, 따뜻한 사회를 후손에게 물려주도록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을 부탁드린다.

 

<김인수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1964년 출생
-단국대 행정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학 석사
-29회 행정고시 합격
-정보통신부 국제기구과장, 통신위원회 사무국장, 총무과장
-법제처 심판심의관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심의관, 행정심판국장, 권익제도기획관, 권익개선정책국장,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조정실장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차관급)

 

md594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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