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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박경호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부위원장] “청렴해서 망한 나라 없다… 청렴은 최고의 경쟁력”

청탁금지법 시행 6개월… 다소의 혼란은 일시적 ‘성장통’

양병하 기자입력 : 2017.04.18 17:05:33 | 수정 : 2017.08.31 13:48:17

[쿠키뉴스=양병하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 6개월여를 넘기면서 우리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관행으로 여겨왔던 접대나 금품수수, 청탁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부정부패를 근절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박경호 부패방지 부위원장이 18일 국민권익위 서울종합민원사무소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박태현기자

이런 가운데 박경호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부위원장(차관급)은 남다른 감회를 갖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 직전인 지난해 8월 부임한 그는 이 법의 실효성을 점검하면서 조기 정착을 위해 진두지휘해왔다.

18일 만난 박 부위원장은 청탁금지법으로 우리사회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면서 “26년 공직생활 중 가장 의미 있는 일을 하고 보람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법의 부작용에 대해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하고 깨끗하게 되기 위한 일시적인 성장통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청렴해서 망한 나라는 없고, 청렴은 최고 경쟁력 있는 상품이라는 말로 국민들이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인 박 부위원장은 특별수사 및 기획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부부장과 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과 과학수사기획관, 서울고검 검사 등을 역임했고, 2013년 퇴직 후 법무법인 광장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청탁금지법을 만든 김영란 전 위원장 재직 시기(20112012)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파견돼 법무보좌관으로 근무한 경험도 있다.

 

박경호 부패방지 부위원장이 18일 국민권익위 서울종합민원사무소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박태현기자

-부패방지 부위원장으로서 그간의 소감은.

지난해 8월 부임해서 8개월 정도 지났다. 검사 시절을 포함해 26년간의 공직생활 중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국민권익위는 고충민원, 부패방지, 행정심판, 제도개선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 중 부패방지 업무는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았던 분야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청탁금지법이 시행되기 직전에 반부패 정책의 최일선에 서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업무를 추진해 왔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우리사회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공직자로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특히 국민들이 기대하는 청렴한 공직사회를 구현하고, 이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투명한 사회가 만들어질 때까지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반부패 정책을 계속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청렴수준은 어느 정도로 평가받고 있나.

안타깝게도 국제사회에서 인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청렴수준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올해 초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2016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CPI 순위는 176개국 중 52위로 전년도에 비해 15단계나 하락했다. OECD 35개 회원국 중에서는 29위에 머무르고 있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싱가포르, 일본, 홍콩, 부탄, 대만에 이어 6위에 불과하다. 사실 2015년에는 청탁금지법 제정이 국제사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우리나라의 순위가 37위까지 상승했는데, 지난해에는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청렴수준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 평가는 대외신인도 저하로 이어져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청탁금지법 시행 6개월이 지나면서 우리사회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청탁금지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지를 보내고, 또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을 통해 동참해 주고 있는 우리 국민의 성숙함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의 85%가 청탁금지법의 제정과 시행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국민의 76%가 과거 관행으로 이뤄진 부탁·선물을 지금은 부적절한 행위로 인식하게 됐다고 응답했고, 공직자의 69.8%가 식사·선물·경조사 등의 금액이 줄거나 지불방식(각자내기)이 달라지는 변화가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도 인사·계약 관련 청탁이 감소하고, 논문심사비 관행이 개선됐다. 불필요한 접대회식 감소로 여가시간이 증가하고, 상급자에 대한 선물 관행이 근절되거나 경조사비 부담이 감소되는 등 다양한 변화들이 사회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다. 이렇듯 법 시행을 통해 우리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이나 업무방식이 크게 개선되고, 사회 전반에 청렴문화가가 정착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사진=박태현 기자

-일각에서 지적되고 있는 청탁금지법 시행의 부작용을 잠재울 수 있는 근거는.

일부 언론에서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를 근거로 법 시행으로 인해 특정 업종의 고용이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표의 해석에 있어 사실과 다르게 보도되거나 다양한 지표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 예를 들어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는 법 시행 이후 전년 동월 대비 영향업종 종사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영향업종 취업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음식점과 주점, 숙박업 등 일부 영향 업종의 고용 추이는 관계기관별 조사결과가 상반돼 일관된 영향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매출 및 고용감소는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인 가계부채 폭증,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대우조선과 한진해운의 부도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에서는 3월부터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에 대한 분석을 국책연구기관에 의뢰했다. 여기서 단일지표나 요인이 아닌 다양한 지표와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청탁금지법에는 공무원의 민간부문 부정청탁 금지규정이 빠져 있어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청탁금지법에서는 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부정청탁은 금지하고 있지만, 공직자가 민간인에게 인사청탁 등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이로 인해 공직자가 민간부문에 하는 부정청탁에 대해 적절한 통제가 이뤄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다만 공직자가 민간부문에 하는 부정청탁을 어느 범위까지 규율하고 제재할지 여부는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돼야 할 사항이다. 따라서 국민권익위는 민간부문에 대한 부정청탁 통제의 필요성·시급성 등을 감안해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행위기준인 공무원 행동강령(대통령령)을 우선 개정해 공무원의 부정청탁 금지 상대방을 민간부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부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직자들이 윤리의식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국민권익위의 구체적인 정책이나 대안은 무엇인가.

공직사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직자들의 윤리의식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국민들이 공직사회에 기대하고 있는 청렴수준은 매우 높은 반면, 정작 공직자들의 인식은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민권익위에서 실시한 부패인식도 조사에서도 일반국민 51.6%가 공직사회를 부패하다고 평가했는데, 공직자 스스로 부패하다고 평가한 비율은 4.6%에 불과했다. 국민들은 정보 비공개나 복지부동과 같은 소극적 업무처리도 모두 부패로 생각하는데 반해, 공직자들은 여전히 뇌물이나 횡령처럼 돈과 관련되는 것만 부패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의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권익위는 국민들의 이러한 인식을 공직자들이 무겁게 받아들이고 공무수행 과정에서 청렴을 실천할 수 있도록 공직자 청렴교육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모든 공직자들이 청렴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부패방지권익위법이 개정돼 청렴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됐다. 옛날 청소년들의 필수과목인 명심보감에서 관청민자안(官淸民自安)’이라는 문구가 나오듯이 어렸을 때부터 청렴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협의 중에 있다.

 

박경호 부패방지 부위원장이 18일 국민권익위 서울종합민원사무소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박태현기자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부패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법과 제도를 만든다고 해서 청렴한 사회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청탁금지법은 공정하고 신뢰받는 공직자상을 확립하기 위해 아직 우리 생활에 정착되지 못한 관행이나 문화보다 앞서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니 시행 초기에 다소 혼란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우리사회가 한 단계 성숙하고 깨끗하게 되기 위한 일시적인 성장통으로 봐야 할 것이다. 과거에는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관행적으로 이뤄져왔던 청탁이나 접대문화에 대해 스스로를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청탁금지법은 우리 사회 전반에 전에 없던 큰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청렴해서 망한 나라는 없다’ ‘청렴은 최고 경쟁력 있는 상품이다라는 말이 있다. 다음 세대에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투명한 사회를 물려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국민권익위가 추진하는 반부패 정책에 지속적인 성원과 동참을 당부드린다.

 

/사진=박태현 기자

<박경호 부위원장>

-서대전고 졸업
-연세대 법학과 졸업
-29회 사법시험 합격
-19기 사법연수원 수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파견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3부 부부장검사
-대전지검 특별수사부장검사, 논산지청장
-법무연수원 기획과장
-대검찰청 과학수사기획관, 중앙수사1과장
-수원지검 제2차장검사, 평택지청장
-국민권익위원회 법무보좌관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부위원장(차관급)

md594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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