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바란다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기사승인 2017-05-01 11: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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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흑자인데 왜 의료비 부담은 늘어나는 것일까?

[편집자주] ‘아파도 서럽지 않고, 걱정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나라’. 다음 대통령에게 바라는 환자들의 간단 명료하지만, 가장 필요한 소망입니다. 쿠키뉴스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공동으로 ‘환자가 원하는 7대 보건의료정책’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 연재는 쿠키건강TV ‘이슈체크’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만납니다.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암이나 희귀질환 등 중증질환을 앓는 혼자 중 상당수가 질병에 대한 고통뿐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 고액 진료비 환자 10명 중 4명은 본인 부담률(의료비 중 본인 부담비율)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대통령선거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이었다. 이 정책을 시행하면서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실제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대 중증질환이란 암과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 질환을 말한다. 국민 의료비 부담이 큰 질병에 대해 국가가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장성 강화를 높이는 것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좌 정책이다. 진단과 치료, 치료약제에 필요한 의료행위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위한 정책이 추진돼 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3년부터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지난해까지 추진해 왔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총 125개 항목에 8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했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 실태 조사에 의하면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4년 77.7%, 2015년 79.9%로 이 정책이 추진되기 이전인 2012년 77.7%와 큰 차이가 없거나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암질환의 경우 2014년 보장률이 72.6%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 추진 이전인 2012년 74.1% 보다 1.5%포인트 하락해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인다고 했지만 실상은 그렇게 되지 못했다.

건강보험 재정은 2016년 9월말 기준 당기 흑자가 3조2300억원, 누적흑자는 20조2100억원에 달한다. 사상 최대의 재정 흑자에도 국민들은 치료비 부담으로 허덕이고 있다. 치료비 부담 증가로 가장 경제가 어려워져 메디컬푸어로 전락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은 낮은 보장률과 그에 따른 민간의료보험 팽창이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건강보험으로도 부족해서 또는 불안한 마음에 민간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국내 건강보험 보장률은 63.2%였고, 최근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2015년 63.4로 0.2% 소폭 상승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8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값비싼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높은 의존도, 신약 접근성이 떨어져 좋은 신약이 개발되도 비급여(본인부담)으로 약을 먹어야 하는 현실 등 건강보험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많은 문제들에 환자들은 직면해 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모든 신약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할 수 없는 국가의 입장은 이해한다.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에 이르렀다고 하는 지금, 그 돈으로 좋은 신약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안 대표는 “환자들에게는 의학적 근거가 있는 효과가 뛰어난 약제 같은 경우, 보험이 적용되기까지 너무 길다. 고가의 신약이 출시가 되면, 환자의 절반은 비급여로 약을 구입해 복용하고, 절반은 약을 사먹지 못해 건강보험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최근 표적 항암제나 면역항암제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모든 항암제에 지출되는 건강보험 비용이 8000억원 가량인데, 면역항암제 1가지만 급여화해도 1000억원이 소요된다. 따라서 비급여 문제를 정책적으로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하는 일차적인 목적이 바로 가입자를 과중한 의료비 발생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이 사상 최대 재정 흑자를 매년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한 과중한 의료비 부담으로 고통 받는 개인과 가구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 흑자는 꼭 보장률 개선을 위해 지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songbk@kukinews.com

출연: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이승연 아나운서

영상편집: 고성덕·권태솔 쿠키건강TV PD

영상촬영: 고영준 쿠키건강TV 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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