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푸어가 됐다⑥] 환자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대통령 후보는

기사승인 2017-05-07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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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조민규 기자] 5월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정책비전을 제시하는지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환자들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특히 그 중에 암 등으로 치료비 지출이 큰 환자와 가족들은 혹여나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공약이 있을까 관심을 갖고 후보자들의 정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선 후보자들이 오픈한 소통채널을 통해 직접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며 환자를 위한 정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환자들이 원하는 정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많은 요구는 신약의 접근성 확대와 의료비부담 완화이다. 이들은 치료제가 있음에도 국내에 도입이 안됐거나, 국내에 도입돼도 높은 약값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2013년 국정감사에 따르면 금융기관 대출, 사채, 재산 처분 등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인해 고통 받는 ‘메디컬 푸어’가 70만명에 달했다. 또 한국임상암학회 환자 서베이 결과에서는 비급여 항암제 치료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평균 암 치료 비용은 한 달 평균 424만원으로 2015년 우리나라 가계월평균 소득 437만원에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최근 논란이 된 면역항암제나 유방암치료제의 경우도 보험급여가 안돼 약값으로만 월 수백만원의 지출해야 돼 환자들의 급여요구가 컸던 것이다.

어떤 치료제는 연간 1억원 이상의 돈이 필요합니다. 특히 이러한 치료비는 일반 직장인의 급여로는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고, 환자들이 현실에서 직장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빚을 내지 않고는 부담하기 힘든 금액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치료비 부담으로 인해 가계에 어려움을 겪어 집을 팔고, 빚을 내는 환자들이 늘명서 이를 의미하는 신조어가 ‘메디컬푸어’도 생겨났다. 이러한 메디컬푸어는 단순히 환자만의 문제가 아니며, 그 가족들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메디컬푸어는 환자들에게 이중고로 다가온다. 치료에 전념해야 할 환자에게 생계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게 만들기도, 치료를 받아도 항상 돈 걱정에 치료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환자들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유방암환자 이순(67세·여, 가명)씨는 “암 환자는 암과 치료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우울증도 생기고. 수술 당시에만 개인적으로 500만원 부담했다”며 “내 경우 정부의 진료비 지원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약은 보험이 되지만 주사는 보장이 안 되는 걸 맞는다. 또 먹고 있는 약도 5년이 지나면 비보험으로 된다고 해서 걱정이 많다”며 경제적인 부담을 호소했다. 

최진성(47세·남, 가명)씨는 “위암 진단을 받고 직장에서 해고가 됐다. 권고사직을. 기초수급자여서 정부에서 받은 돈으로는 월세를 낸다. 형제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는 것으로 살고 있는데 언제까지 가능하겠나. 병원비만 부담이 안 되도 훨씬 좋겠다”며 “암과 싸우고 있는 사람은 힘들다. 세금을 많이 내지 않았나. 나도 25년 동안 세금 냈으면 어느 정도 돌려받아도 되지 않나”라며 암환자의 이중고 해소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선재(74·남, 가명)씨는 “처방을 받은 것과 전에 복용하다 남은 약도 먹었다. 또 복용했지만 효과가 없어 중단한 분들이 남은 약을 수소문해 얻어서 복용하기도 했다. 살아야하고 효과가 있으니까 (돈이 없으면)얻어서라도 먹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1년을 버텼다”며 “매번 병원에 갈 때마다 시험 치러 가는 것 같다. ‘생명의 시험’이라고 해야 하나. 너무 자주 가니까”라며 현실을 전했다.

환자들의 이러한 상황을 대통령이 되려는 분들은 알고 있을까. 대선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면 본인부담은 완화하고, 본인부담상한제는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많다. 비급여로 인해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 듯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병원비 걱정 없는 건강한 대한민국 투자’를 모토로 ▲비급여 포함 본인부담 상한제 실시로 병원비 부담 경감 ▲간호간병서비스 확대 및 공공요양시설 확충 편 ▲취약계층 건강보험료 경감 및 국가책임 강화 ▲임신·출산 진료비용 및 난임치료비 국가지원 확대 등을 제시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낮추고, 본인부담상한제 혜택 대폭 확대’를 모토로 비급여를 포함한 의료비용 본인부담률을 단계적으로 20%까지 낮추고, 본인부담상한제의 혜택을 현재 1% 수준에서 1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병원비 안심’을 모토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우선 건강보험만으로 병원비를 해결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는데 병원비 주범인 비급여제도를 폐지하고, 연간 100만원 병원비 상한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건강보험 보장성 80%(입원진료비 90%, 0~15세 100%)를 내세웠다.

이와 함께 ▲상병수당도입, 안전한 신의료기술·약제 급여화 ▲중위소득 50%까지 의료급여 확대, 하위 15% 가구 보험료 지원 ▲장애인 맞춤형 의료지원 ▲참여형 전국민 주치의제, 아동치과주치의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후보는 노인건강과 관련해 치매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등 치매 국가책임제를 제안했고, 감염·질병관리 체계 강화 정도만 공약집에 담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역시 노인복지정책에 치매 예방부터 치료까지 One-stop 서비스 지원, 어르신 의료비 부담 완화 및 만성질환 관리시스템 구축 등만 포함한 수준이다.

한국암치료보장성확대협력단(이하 암보협)은 최근 ‘환자와 의료진이 바라는 최선의 암치료 환경을 위한 정책제안서’를 발표했습니다. OECD 수준의 암치료 환경조성과 암환자 메디컬푸어 문제 해결을 위해 ▲암 보장성 강화정책협의체 상설화 ▲암환자 특별지원 재정마련 ▲항암신약 약가제도 효율성 제고 등을 담은 정책 솔루션이다.

‘암 보장성 강화정책 협의체 상설화’는 암 보장성강화 정책에 이해당사자 요구 및 의견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기 위해 환자, 보호자, 의료진 및 정부, 국회, 제약사가 참여하는 ‘정책협의상설기구’를 설립해 암 치료 보장성강화의 정책자문기구로 활용하자는 내용이다.

[메디컬푸어가 됐다⑥] 환자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대통령 후보는‘암환자 특별지원 재정마련’은 암환자의 가장 큰 부담인 ‘비급여약제비’ 지원을 위해 국민건강증진기금재원과 재난적의료비 중 비급여약제비를 활용한 ‘암환자 비급여치료 약제비지원 특별기금’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항암신약 약가제도 효율성 제고’에는 위험분담제 대상 약제에 대한 경제성평가 면제, 위험분담제 도입취지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으로 환자들의 신약접근성 확대, 항암신약의 건강보험 급여과정에서 환자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 마련 등을 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건강보험 보장률이 63.4%이다. 특히 암·심혈관질환 등의 4대 중증질환의 보장률은 79.9%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통계 밖에서는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의료비 부담에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 반면 자신은 혜택을 받지 못해도 나중에 병을 앓는 환자는 혜택을 받기 기대하며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한 환자들이 하루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이 차기 정부에서는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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