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믿고 백내장 수술 후 삶 완전히 망가졌다”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의사 믿고 백내장 수술 후 삶 완전히 망가졌다”

‘돈’되는 비급여 다초점 수술 선호 경향 심각

김양균 기자입력 : 2017.05.20 00:10:00 | 수정 : 2017.05.20 13:38:45


[쿠키뉴스=김양균 기자] “‘수술 다음날부터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한번 수술만 하면 효과는 영구적이다.’ 이 말만 믿고 덜컥 수술을 결정한 게 실수였다.”

김경숙(50·여·가명)씨의 일갈이다. 김씨는 백내장 수술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18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대표 안기종)가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한 환자샤우팅카페에 발언자로 나선 그는 현장에서 “백내장 수술 후 급격한 시력 저하와 안면 마비 증세가 왔다”고 증언했다. 

김씨의 사례처럼 백내장 수술 부작용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수술 건수의 증가와 비례한다. 수치를 보면 경향성은 더욱 뚜렷해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주요 수술 통계 연보'에 따르면 2012년~2016년 백내장 수술 건수는 전체 수술 중 단연 1위를 기록했다. 동시에 같은 시기 한국소비자원에 제기된 안과 관련 피해 구제 사례 중 백내장 수술은 45.7%로 가장 높았다. 

수술 건수의 증가에 대해 안기종 대표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접수된 민원은 백내장 증상이 없었지만 병원에서 수술을 강권했고 이후 문제가 생긴 경우가 대다수”라고 밝혔다. 또한 “의사들은 수술 필요성과 다초점의 장점만을 나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공 수정체는 영구적이고 당장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는 말에 환자들이 현혹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씨의 증언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는 “의사가 단초점렌즈와 다초점렌즈의 차이를 설명하지 않았다. 수술의 단점 및 부작용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며 수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정리하면 백내장 수술을 둘러싼 쟁점은 ▶1차 의료기관의 수술 남용 ▶비급여 다초점 인공 수정체 강권 ▶수술 장단점 설명 부족 등이다. 동네병원으로 불리는 1차 의료기관에서 백내장 수술을 강권하는 주요 요인은 ‘돈’이다. 정부의 포괄수가제 시행 이후 적잖은 수익 감소가 있었고, 의사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단초점 인공 수정체 대신 비급여의 다초점 수술을 선호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포괄수가제 하에서 백내장 수술 시 환자 부담 비용은 한쪽 눈만 수술하게 되면 환자 본인부담율은 20%다. 의원은 17만원, 상급종합병원은 23만 원 선이다. 양쪽 눈의 경우, 의원과 상급종합병원은 각각 30만원, 38만 원 선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료수가가 턱없이 낮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의료계에서 포괄수가제로 수익이 30% 줄었다고 말한다. 다초점 인공 수정체를 통한 백내장 수술이 급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대한 부작용 발생률도 높다. 단초점과 다초점의 금액 차이가 큰 만큼 환자가 각각의 장단점을 알 수 있도록 의사의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안기종 대표) 

“단초점과 다초점의 부작용에 대해 전문가들의 논쟁이 있는 건 사실이다. 백내장 초기 수술치료를 요하지 않음에도 방치하면 실명이 될 수도 있다며 겁을 주면 환자는 수술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생내장’을 하게 되는 경우다. 이럴 때 환자 부담이 큰 다초점 렌즈를 강권하는 일이 적지 않다.” (이인제 변호사) 

“단초점과 다초점의 가격차이가 큰지 전혀 몰랐다.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 수술 동의서도 제대로 보질 못했다. 상세한 설명이 선결돼야 하는 건 수술 결정권이 환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의사의 행태를 보면 기본적인 도덕성이 의심된다.” (백내장 부작용 피해자·노유근·65·가명)

수술 전 의사의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는 비판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환자들은 백내장 수술이 인공 수정체를 바꾸는 건지 모르는 상태에서 수술을 받는다. 환자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설명의 정도를 두고 의료진과 환자 간의 괴리가 존재한다. 의사 입장에서는 충분히 설명했지만 환자는 불만스럽게 느끼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해 의사의 설명의무가 법제화됐지만 이를 안과 영역에 일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과 관련 의료분쟁 시 의사의 설명의무위반은 위자료 수준에 그친다. 눈의 상태가 현저히 악화돼 장애판정을 받지 않는 한 의사에게 그 이상의 책임을 물 수 없다. 한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어도 노동력 상실률은 24%에 불과하다. 

백내장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관련 소송을 진행한 이인재 변호사도 “백내장 수술은 남용으로 불릴 만큼 명암이 극명하다”며 “자칫 안과 전문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ngel@kukinews.com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맨 위로



photo pick

쿠키영상

1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