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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세 종량세 전환, 서민증세 2탄 되나

주세 종량세 전환, 서민증세 2탄 되나

조현우 기자입력 : 2017.06.25 05:00:00 | 수정 : 2017.06.24 12:20:51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소주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 않을까. 답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가격정책을 앞세운 박근혜 정부의 금연정책이 실패하는 것을 불과 몇 년 전에 목도했다. 담배에 세금을 높이는 금연 정책의 결과 담배 피우는 이들은 줄어들지 않고 담배 가격만 올랐다. 그런데 최근 음주의 폐해 때문에 술에 대한 세금을 올리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기시감이 느껴진다. 

우리나라는 현재 종가세를 채택하고 있다. 종가세는 공장출고 시 술 1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원가에 최대 72%의 세금이 부과된다. 쉽게 말해 종가세는 원가와 세율의 곱으로, 종량세는 알코올 용량과 도수의 곱으로 가격이 정해진다.

종가세에서는 도수와 용량이 같아도 일반 소주와 고급 소주는 가격이 크게 차이 나지만, 종량세에서는 동일한 가격이 책정된다. 종량세에서는 소주와 막걸리 등 서민생활에 닿아있는 술에 대한 세금이 올라가고 반대로 위스키, 증류주 등 고 알코올 주류에 대한 세금은 현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된다.

앞서 막걸리나 전통주 등을 제조 판매하는 주류업체들은 우리나라의 종가세로 인해 과한 세금이 부과돼 세계시장에서 사케나 와인 등 다른 주류와 경쟁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종가세를 종량세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주세 과세체계의 합리적 개편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주세 과세체계 개편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개편안에는 음주의 사회적 폐해가 큼에도 세수가 적다는 이유로 현행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해 증세하자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 개편안은 소주에 세금을 높이자'라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종량세 전환 시 알코올 도수가 20도 기준으로 소주의 세금은 10.95% 늘어나고 40도인 위스키 세금은 72.44% 감소한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인 소득 하위 10%의 주세 부담은 6.9% 늘어나고 소득 상위 10% 주세 부담은 3.9% 줄어든다. 소득분위에 따라 주로 소비하는 주종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증가한 주세 부담은 고스란히 대다수인 서민들에게 돌아간다. 출고가 십 몇 원 인상으로 인해 일선 음식점에서는 소주 4000원 시대가 열렸다. 

결국 이대로의 종량세 전환은 서민증세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정부는 이미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세수 증대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151월 당시 정부는 국민건강증진을 이유로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을 두 배 가량 올렸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불과 2년 만에 감소했던 담배 판매량은 상당부분 회복됐다. 늘어난 세수 13조원은 정부 곳간으로 들어가 금연정책과는 상관없는 분야에 사용됐다.

물론 음주로 인해 매년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10조원에 육박하고, 주류 세수는 3조원에 불과하다. 매년 7조원의 간극이 누적되는 셈이다. 술로 발생하는 문제를 술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해결하려는 의도는 좋지만 이대로는 득보다는 실이 크다. 

위스키와 증류주 등 고급 주류에 세금을 매겨 세수를 확보하라는 말이 아니다. 이쪽 것을 뺏어 저쪽에 주는 것은 쉽다. 그러나 세수 전환은 시장 전체의 판을 뒤흔드는 큰 문제다. ‘세수확보라는 목적 달성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시장의 괴사혹은 일부의 독점 등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대응과 연구가 선결되어야 한다.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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