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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통신비 절감, 옥죄기만 해서 될 일인가

통신비 절감, 옥죄기만 해서 될 일인가

김정우 기자입력 : 2017.06.26 09:00:00 | 수정 : 2017.06.26 20:22:19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정부가 진통 끝에 통신비 절감 대책 방안을 발표했다. 애초에 논란을 부른 1만1000원 ‘기본료’ 일괄 인하는 장기적 논의 과제로 남겼지만 요금할인 상향, 취약계층 지원 확대, 공공 와이파이 확충, 보편 요금제 마련, 분리공시제 도입 등이 담겼다.

통신사들은 늘어날 부담 때문에 고민에 빠졌을 것이지만 결론적으로 이번 ‘첫 단추’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정부도 애초에 우려했던 것 보다는 신중한 접근을 보여줬다.

우선 공론화 과정에서 현실적인 검토가 부족했던 기본료 폐지안을 단지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밀어붙이지 않은 점이 반갑다. 일괄적인 요금 인하가 가져올 실제 부담과 통신 시장의 현 위치를 장기적 관점에서 짚어볼 시간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또 취약계층에 대한 통신비 지원을 1만1000원씩 늘리겠다는 부분도 우선순위를 고려한 ‘선택적 복지’ 차원으로 현실적인 문제를 간과하지 않으면서 민생을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대책 대부분이 여전히 업계에 적잖은 부담을 주는 방안임은 변하지 않았다. 정부는 현행 20%의 요금할인을 25%로 상향해 연 1조원 규모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만큼 업계에 지워지는 부담도 느는 것이다.

공공 와이파이 확대도 기본적인 통신 인프라 발전을 위해 필요한 단계지만 통신사의 비용으로 이뤄지는 부분이다. 낮은 품질의 공공 와이파이만 늘어난다고 능사는 아니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들은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있는 통신사들이 통신비 인하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곱지 않은 시각을 보낸다. 기본료 폐지 논의에서 1만1000원 일괄 인하가 연 7조원가량의 비용을 발생시킨다거나 우리나라 통신 품질과 사용량을 감안할 때 통신비 단가가 높은 편은 아니라는 계산이 나와도 이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이 저변에는 통신망의 ‘공공성’과 ‘통신사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깔려있다. 이 인식이야말로 통신업계가 벗어나야 할 ‘굴레’다.

온 국민이 사용하는 통신망이 공공재로써의 성격을 띠는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통신비 이슈가 생활에 밀접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기업에 ‘공의’를 위한 ‘책임’을 묻는 단계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사기업에 일방적인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양질의 통신망을 위해 들어가야 하는 투자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이 공공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망을 깔아두고 폭리를 취한다는 인식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통신망 시설의 유지·관리와 변화하는 통신 환경에 따른 투자 비용은 지속 발생한다. 한 번 투자하면 돈이 들지 않는 사업은 아니라는 것이다. 통신사들이 연 1조원에 달하는 주파수 사용료를 국가에 내고 있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다.

이처럼 여러 관점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통신비 인하라는 방향성을 설정하고 첫 발을 뗀 만큼 일방적으로 업계를 옥죄는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책에 협조를 요구한다면 유인책도 필요하다. 주파수 사용료를 줄여 산업 발전 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거나 제도적인 이점을 제공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이 부분을 장기적 논의 테이블에서 다룰 것을 기대한다.

통신사들은 신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마케팅 경쟁에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통신요금과 시스템에 대해서는 국민적 이해도를 높이지 못해 스스로 불투명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진정한 장기 생존을 원한다면 득실만 따지기보다 스스로도 비판하는 고착화된 시장 구조를 깰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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