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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신건강이다] 국가 정신건강 서비스의 성패, 전문인력 양성과 역량에 좌우

국가 정신건강 서비스의 성패, 전문인력 양성과 역량에 좌우

이영수 기자입력 : 2017.08.16 09:26:08 | 수정 : 2017.08.29 11:08:52

어떤 일의 성공과 실패는 그 일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의지와 능력, 그리고 적정인력 확보에 좌우된다. 이런 맥락에서 정신건강 분야 종사자 인력 현황을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정신건강 증진시설 및 지역사회 재활기관에 종사하는 인력 수는 2015년에 2만1666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42명이다. 영국 319명, 미국 125명, 핀란드 99명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의 1/7에서 1/2 수준에 불과하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건강전문-간호사․사회복지사․임상심리사 등 전문인력은 인구 10만 명당 16명에 불과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인재 양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국가적 차원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은 더욱 그렇다. 우선 5년, 10년 뒤 세부 분야별로 어느 정도의 인력이 필요할지, 그들의 역량 수준을 어느 정도로 할지 등등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그 다음 전문 지식과 기술을 어떤 단계로 교육하고 자격을 부여하고 인증할 것인지도 고민해야한다. 여기에 한 번 자격을 갖춘 전문 인력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연마할 수 있도록 재교육․재훈련 프로그램도 병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관련 학회, 지역 단체, 협회, 수요자 단체 등의 이해관계와 갈등도 조정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정부는 21년 만에 전부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을 지난 5월 30일 시행, 보호입원(강제입원) 시 환자의 인권보호를 보다 강화하고 조기 퇴원, 조기 사회복귀를 촉진하도록 하였다.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사회재활 과제를 가족들에게만 맡겨놓지 않고 국가와 지역사회가 보다 많은 역할과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신보건 업무를 통괄 지휘하고 제대로 수행할 공공 정신의학 전문인력의 양성이 시급하고 절실하다. 이에 앞서 오랜 시간 교육과 훈련을 통해 양성한 전문가들이 엄격한 평가를 받고 그에 따른 합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도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또 자격증 획득용이 , 형식적인 연수교육, 현장경험 경시 등의 문제점은 없는지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공공 정신의학 전문가 교육훈련을 추진 중에 있는데 급하더라도 질적으로 충실한 교육을 차근차근 하고자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신건강 서비스 전달체계는 어떤가? 

일반적으로 정신건강서비스의 질적 수준은 그 나라 그 사회의 사회복귀시설이 얼마나 잘 갖추어져 있고 잘 운영이 되느냐가 하나의 척도가 된다. 사회복귀시설이란 정신질환자 입소생활시설, 주거시설, 주간재활시설, 심신수련시설, 공동생활가정, 직업재활시설, 정신질환자 생산품판매시설 등 정신병원이나 정신요양 시설에서 퇴원(퇴소)해 지역사회 적응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시설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거주서비스 제공 역량은 10만 명당 3.7명으로 호주 10.2명, 일본 16.2명, 미국 22.3명, 오스트리아 30.0명, 이탈리아 46.4명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 사회복귀시설을 확장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님비현상’으로 지역주민들의 반대를 설득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까지 근거 없는 편견에 좌우되고 이기적이 되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제한된 예산과 인력으로 정신건강 서비스의 성과를 보다 더 잘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달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중앙 부처간,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간, 정부 부처/지방자치단체와 일선 실행기관간 역할과 업무를 조정한다면 서비스의 질을 보다 충실히 하고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인터넷(게임)중독 문제의 경우, 현재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문화체육부, 여성가족부 등에서 직접 또는 별도의 실행기관을 통해서 각각 다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분절된 정신보건체계는 정신보건 서비스의 효율적인 개입과 통합적 관리를 통한 효과적인 예방․치료․재활에 걸림돌이 된다.

정신건강 없이는 신체건강도, 국민행복도 이룰 수 없다. 늦었지만‘이제는 정신건강이다.’
 
끝으로 쿠키뉴스(국민일보)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지난 4월부터 약 5개월 남짓 20회에 걸쳐 우려되는 국민 정신건강 상황과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당장 무엇을 해야 하고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였다. 귀한 지면 할애와 기회를 준 쿠키뉴스(국민일보)에 깊이 감사드린다.

글·이철 국립정신건강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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