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보잡] “수의사는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자 배려해야 하는 직업”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 응급의학과 한현정 교수

기사승인 2017-08-25 04:01:00
- + 인쇄
[편집자 주] 해마다 취업준비생들은 다양한 기업과 직무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선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취업에 있어서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서는 지원 기업과 직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우선이다. 이에 쿠키뉴스는 각 기업의 실무 담당자들을 만나 취업과 관련한 생생한 조언을 듣는 '듣고 보는 잡(job)' 기획을 연재한다.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수의사라는 직업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가장 기본이 돼야 합니다. 또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 동물을 키우는 가족들까지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죠.”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 응급의학과 한현정 교수는 수의사는 동물과 동물보호자 모두를 돌봐야 하는 마음 따뜻한 직업이자, 공부를 많이(?)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웃었다. 국내 동물병원 최초로 응급의학과가 개설된 건국대동물병원의 최초 응급의학과 수의사로 뿌듯하면서도 어깨가 무거워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한현정 교수를 만나 수의사란 어떤 직업인지 들어봤다.

-본인 소개를 한다면?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전담 교수 한현정입니다. 2001년에 수의사 면허증을 취득했고 석사, 박사,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박사후 연수를 마쳤습니다. 건국대동물병원에 임용이 된지는 1년 됐습니다.(한 교수는 건국대동물병원 재직 전에 개인 동물병원을 운영했다.)

-건국대 동물병원에서 맡고 있는 업무는?

응급의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반 병원의 응급의학과와 동일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동물들도 응급상황이 굉장히 많아요. 교통사고나 추락사, 혹은 원래 있던 질환이 갑자기 악화가 되거나 이러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일반 동물병원에서 예약을 하고 진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동물들에게 응급처치가 필요할 때 최대한 빨리 동물들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응급의학과입니다.

특히 수술도 굉장히 많이 시행합니다. 실제 동물들도 교통사로고 심한 골절이나 개방창상이 있는 경우, 출혈이 심한 때 1분 1초가 급하죠. 이러한 경우 수술을 하거나 응급처치를 하게됩니다. 심장이 좋지 않은 경우, 발작을 하는 경우 등도 응급의학과에 동물 치료를 담당합니다.

-수의사란 어떤 직업인지?

2001년부터 수의사를 시작해 17년 정도됐습니다. 수의사란 기본적으로 동물을 치료하는 사람입니다. 수의사의 어려운 점은 동물과의 의사소통에 있어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점이죠. 따라서 동물을 행동학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많은 부분을 이해하고 또 많은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하기에는 힘든 직업입니다. 동물을 떠나보내야 할 때도 있고, 여러 요인들로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마음고생이 심한 직업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나는 강아지를 사랑하니까 수의가사 돼야지’ 이러한 마음보다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진료환경과 더 좋은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직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수의사가 되기위해 필요한 과정은?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수의과대학에 입학을 해야 합니다. 물론 수의과대학에 입학하려면 공부를 열심히, 잘해야 하죠.(웃음) 수의과대학에 입학을 하고 수의사국가시험(국가고시)이라는 검정 시험을 거쳐 자격증을 따면 수의사가 됩니다.

-수의사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나 필요한 마음가짐 등이 있다면?

어린 시절에 강아지를 워낙에 좋아해서 ‘나는 개를 좋아하니까 꼭 수의사가 돼야지’ 이런 마음이 있었어요.(웃음) 그런데 수의과대학에 입학을 하고 수의사가 되고 나서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힘들 때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수의사로서의 마음가짐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기본이 돼야합니다. 또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 동물을 키우는 가족들까지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수의사에게 꼭 필요합니다.

-수의사도 여러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지?

수의사가 진출하는 분야는 매우 다양합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수의사하면 떠올리는 것이 동물병원 수의사이죠. 이런 경우를 ‘임상수의사’가 된다고 합니다. 또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임상수의사도 개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을 진료하는 병원의 수의사, 말 진료를 맡는 병원의 수의사, 돼지나 소를 진료하는 수의사 등 임상수의사도 분야가 굉장히 넓습니다. 어떤 종류의 동물을 다루느냐에 따라 분야가 많이 나뉘는 것이죠. 수의사로서 일할 수 있는 일 중에는 공공기관이나 정부 부처 등의 공무원이 된다거나, 동물 백신이나 사료 등을 개발하는 회사의 연구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수의사로서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굉장히 다양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듣보잡] “수의사는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자 배려해야 하는 직업”
-수의사로서 가장 보람이 있었거나 기억에 남는 일은?

수의사로서 보람이 있었던 일이나 순간들은 너무나 많죠.(웃음) 특히 응급의학과 수의사로 일을 하다 보면 대부분 심하게 아프거나 다친 동물들을 진료하기 때문에 ‘이 아이를 살릴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진료를 하다보면 (보람을)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나서 엄청난 출혈이 있거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실려 온 동물들에게 적시에(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처치나 수술을 진행하고, 그 아이(동물이)가 호전되고 건강을 회복해서 퇴원을 할 때 굉장히 많은 보람을 느끼죠. 물론 그 과정은 굉장히 힘들죠. 치료 과정에서 (하루종일) 잠도 못자고 동물들을 치료하고 돌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의사로서 힘들었던 일은?

힘든 일들은 여러 가지 제반환경으로 인해서 동물을 치료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보호자의 경제적인 이유나 동물의 건강상 문제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살릴 수 있는데도 여러 요인들 때문에 살릴 수 없는 경우가 괴롭고 힘들죠. 특히 말기암 등으로 살릴 수 없는 동물과 보호자가 이별하는 순간에도 굉장이 마음이 아프고 힘듭니다.

-왜 수의사가 되려고 했는지?

어린 시절부터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동물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강아지가 굉장히 아팠었는데요, 당시 키우던 강아지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이별하는 과정에서 ‘내가 직접 공부해서 내가 치료를 직접 해주시고 싶다. 내가 하면 더 치료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웃음)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수의과대학에 지원을 했고, 수의사가 됐습니다.

-수의사를 꿈꾸는 중·고등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웃음) 수의사가 되려면 수의과대학에 입학을 해야 합니다. 특히 수의과대학에 입학했다고 끝이 아니고, 시작입니다. 수의과대학에서는 더 많은 양의 공부가 기다리고 있죠. 수의사는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다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공부할 양이 많습니다. 따라서 그런 부분들을 열심히 따라가고 습득하지 않으면 수의사 자격증을 따더라도 실력 있는 수의사가 될 수 없겠죠. 또한 기본적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하고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수의사로서 앞으로 목표는?

대학동물병원에서 응급의학과가 생긴 것은 건국대동물병원이 처음이고, 동물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로는 한국에서 최초입니다.(웃음) 지난해 개설된 건국대동물병원 응급의학과는 아직 시작 단계입니다. 따라서 다른 수의사들이나 학교에 모범이 될 수 있도록 건국대 동물병원 응급의학과의 실력을 키우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이자 계획입니다. 응급처치와 수술 등이 필요한 동물들에게 보다 좋은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songb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