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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일상예찬⑦] 치매 연구 서둘러야 합니다

이영수 기자입력 : 2017.08.26 11:27:52 | 수정 : 2017.09.18 15:18:33

국민일보 DB

[쿠키뉴스=이영수 기자]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최근 의학의 발달로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을 내릴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더구나 아밀로이드 PET이라는 검사법을 이용하면 치매 발생 10년 전에라도 발병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죠.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는 아직까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완화시키거나 병의 발생을 근원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법이 없습니다. 지난 10여년간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치매 치료제 개발에 노력을 쏟았지만 알츠하이머병 치료는 아직 답보 상태라는 것이죠. 효과적인 약물이 개발될 때까지 환자들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치료제가 가까운 시일 내에 개발되겠지”라는 ‘희망 고문’으로 안고 살아가는 환자들과 가족들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 시절 “치매를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대통령 당선 후에도 ‘치매 국가책임제’라는 명명 하에 재차 치매 관리를 국가가 적극 나서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에 ‘치매 국가책임제’의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치매 국가책임제’ 실행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 중에 있습니다.

복지부의 성공적인 ‘치매 국가책임제’에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고자 일선 현장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고 치료를 하는 전문의들 중 한 분이신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임재성 교수를 통해 국내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치매 치료제 연구 현황과 성과, 그리고 향후 아니 당장 내일이라도 치매 연구가 어떻게 고쳐져야 하고 나아가야 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은 임재성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입니다.

Q. 한국은 이미 고령화 시대로 들어왔습니다. 이로 인해, 치매 환자의 수 증가가 예상됩니다. 아직까지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는데, 치매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또 치매 치료의 목적 및 진행 과정 등과 함께 치매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도 아울러 부탁드립니다.

-치매는 진단명이 아닌 다양한 진단을 포괄하는 증후군입니다. 그 원인에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치매, 루이소체치매, 파킨슨병치매 등 다양한 원인질환이 존재합니다. 하나하나의 원인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확인되어야 치료가 가능한데 이로 인해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치매를 예로 들면, 현재까지 사용하는 약제는 뇌의 내부 신호전달을 보다 용이하게 하는 목적으로 개발된 약으로 일시적인 증상의 호전은 기대할 수 있으나, 병의 경과를 바꾸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의 치매치료의 근간은 병의 초기에 일찍 발견해 가능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리자는 전략에 주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알츠하이며병의 원인물질로 알려져 있는 아밀로이드를 타겟으로 하는 면역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아직 성공한 임상연구가 없는 상태입니다. 일각에서는 아밀로이드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일 뿐이지, 알츠하이머치매의 원인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워낙 많은 임상시험이 실패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이야기인데요, 그러나 여러 연구그룹들을 중심으로 기대할만한 연구들이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앞으로 더욱 더 치매 치료 및 관리에 대한 연구가 시급해 질 것 같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치매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기관이 있습니까? 치매에 대한 어떤 연구 및 활동을 진행 중인 지요.
또 국내에서 치매 연구를 진행하는 기관에 대한 설명과 함께 국가치매전담연구기관의 확립 및 필요성에 대해서도 한 말씀.

-당연히 국내에도 치매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여러 연구기관들이 있습니다. 국내 유수대학들에서 치매를 전공하시는 선생님들의 연구실뿐만이 아니라, 뇌신경과학을 전공하는 기초연구자 선생님들까지 포괄하면 정말 많은 연구자 선생님들께서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 밤낮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연구 및 활동들은 주로 임상영역에서는 치매조기진단을 위한 영상표지자에 관련된, 즉 MRI 등의 뇌영상으로 일종의 지도를 만드는 것이죠. 또는 혈액이나 뇌척수액을 통해 조기진단률을 높이려는 노력이 있고, 또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신약임상시험에도 한국연구자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꼭 약이 아니더라도 운동이나 인지중재치료를 이용한 치료적 접근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 편에서는 동물모델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기전을 연구하는 기초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이 주로는 주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그룹이나 개별 연구자선생님들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고, 일종의 컨소시엄 형태를 취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 국가차원에서 이를 통합하고 전체를 아우르는 ‘치매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전담기관은 없습니다. 실제 연구관련 업무는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비슷한 연구주제들이 이름만 달리해 중복되기도 하고, 정작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장기연구는 빨리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받기도 합니다.

Q. 해외에서 치매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기관이 있습니까? 미국 NIA, 영국 MRC, 일본 CPHR, 캐나다 CIHR 등의 소개와 각 기관의 활동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죠.

-대표적인 것이 영국의 DPUK입니다. 이번에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치매학회에서도 주목을 받았는데요. DPUK는 하나의 control tower라기보다는 여러 연구자들의 관심사와 필요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platform이라고 보실 수 있습니다. 언뜻 보아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인데요, 중요한 점이 ‘network의 구축과 자율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Control tower는 일반적으로 Top-Down 형식으로 일정한 목표와 과제, 실행지침들이 내려오는 관료조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DPUK는, 그 뿌리는 MRC라는 국가조직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만, 연구자들의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연구지원의 형태로 이루어지면서 자율권이 보장되는 시스템입니다.

-DPUK의 주된 목적은 영국 내에 흩어져서 개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치매 연구를 보다 효율적으로 통합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되고 발전되었는데요, 예를 들면 “코호트”라고 하여 특정 연구목적을 가지고 이에 해당하는 환자들을 모아나가면서 연구질문에 답하는 연구방식이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특정 시점에 단기간 수행하는 연구로 답할 수 없는 질환의 자연경과, 약의 장기적 치료효과 등등 여러 면에서 중요한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방법인데요, 당연한 결과이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연구방법입니다. DPUK는 영국 내에서 개별적으로 계획되고, 추진되던 여러 코호트들을 통합관리해주고 있습니다. 각 코호트의 특성을 비교해주고, 약물 임상이 필요하면 어떤 코호트에서 어떤 환자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지도 정보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DPUK에는 단순히 대학이나 연구자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부분에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실제 다양한 제약 및 관련업종 회사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약물임상연구의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는 환자 코호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연구자들을 위해서는 단순히 코호트 정보교환뿐만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장비나 informatics 등 최신분석기법에 대한 확장된 지원도 제공합니다.

영국뿐만이 아니라, 약간씩 형태나 역할은 다르지만 캐나다나 미국, 일본에도 비슷한 형태의 연구지원기관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국가주도의 연구전담기관은 없지만 미국 전역의 유수 대학들을 중심으로 Alzheimer’s Disease Research Center를 지정해서 전략적으로 연구자원을 배분/활용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에는 중앙연구전담기관이 있는데요, 연구주제는 주요 연구그룹의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하되, 중앙에서 함께 공유하는 연구지원시설들을 지정해두었습니다. 연구주제의 중복을 맡고, 연구자원은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Q. 국내 국가치매전담연구기관 설립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요. 또 그들이 가질 역할은 어떤 것일까요.

-국내에도 치매를 주요대상으로 하는 기관들이 있지만, 주로는 역학조사와 환자복지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고, 치매연구를 전담하고 지원하는 기관은 아직 없습니다. 국가치매전담연구기관 설립을 위해 정책연구용역사업도 진행된 적이 있지만, 아직 실제로 설립이 이루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기관의 역할에 대해서는 사실 개별 연구자 선생님들의 의견도 모두 다를 것이라 예상됩니다. 다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연구자들의 자율성 존중과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네트워크의 형성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더 이상 치매 연구는, 많은 연구비와 업적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개별 연구자나 연구팀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중요한 연구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추적관찰이 가능한 연구환경이어야 하는데, 서로 다른 연구자들이 경쟁을 통해 결과를 창출하는 시대가 더 이상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를 일찍 인지한 유럽 및 북미 국가들에서는 앞서 설명 드린 대로 연구자들의 아이디어와 이를 실행시킬 수 있는 도구들, 그리고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를 통합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치매전담연구기관이 설립된다면, 이러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되며, 기존에 축적된 수많은 데이터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연구자원을 함께 공유하고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단기간의 성과와 실적을 중시하는 정부과제 주도형으로는 더 이상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연구결과를 창출해낼 수 없습니다. 열정을 가진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장기적인 연구를 디자인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여러 연구지원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당 연구자들의 인적·물적 네트워크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국가치매전담연구기관의 역할이며, 치매학회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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