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강릉 이어 ‘전주 여중생 투신자살’…국민 분노 극에 달했다

기사승인 2017-09-06 16: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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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강릉 이어 ‘전주 여중생 투신자살’…국민 분노 극에 달했다

[쿠키뉴스=이승희 기자] ‘부산 여중생 폭행’ ‘강릉 여고생 폭행’ 등의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전 국민이 공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북 전주에서도 여학생이 학교 폭력을 당해 투신했다. 해당 학생은 올해 초 학교 상담과정에서 '친구들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59분 전주시 한 아파트 15층에서 A양이 투신해 숨졌다고 5일 밝혔다. A양은 투신하기 전 자신의 SNS에 “힘들다”는 글을 남겨 자살을 암시했다.  A양은 지난 3월 교내 전문상담교사와의 상담에서 학교 폭력의 피해자임을 호소했다. 또 심각한 우울증세를 앓아 치료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에는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A양이 동급생들에게 폭행당해 결국 자살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가해자들은 밤늦게 A양을 불러내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강제로 술을 먹이는 등, A양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면서 “A양은 당시 ‘위클래스’(wee class·친한친구교실)에서 30여 차례의 상담을 받는 등 학교에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으나 학교가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 측에서 교내폭력 신고에 대응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했다면 (피해자가 자살하는) 비극적인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해자들과 학교 측이 올바른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은 오는 18일 학교폭력대책위원회(학폭위)를 열어 학교폭력이 실제로 발생했는지 진위를 파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부산과 강릉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사상구의 한 공장 앞 도로에서 여중생 4명이 한 여중생을 집단 구타했다. 당시 가해자들은 공사장에 놓여있던 자재, 소주병, 의자 등을 이용해 피해자의 머리를 내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7월 강릉 경포 백사장에서는 여고생 5명이 다른 여고생을 폭행한 일도 있다. 이들은 가해자 중 한 명의 집으로 피해자를 데려가 폭행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비난 여론이 일자 가해자들은 SNS 등을 통해 “신상을 털거나 욕을 한다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당당한 태도를 고수했다.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모습에 국민의 분노도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소년법’에 의거해 가해자들의 처벌 수위가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에 대해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기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은 상담과 교육 등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청소년 범죄의 죄질이 악랄해져 감에 따라 ‘소년법 폐지’ 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일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소년법 폐지’ 청원 글에는 20만여명의 국민이 서명했다.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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