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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제대로 알기②] “에이즈환자는 결코 별난 사람이 아닙니다”

이영수 기자입력 : 2017.10.02 03:10:10 | 수정 : 2017.10.02 07:31:29

“오늘 병원 갔다 왔어요. cd4 488, 바이러스 0. 너무 좋아요. 이제는 약 먹는 것도 비타민이다 생각하고 먹고 주말에 신랑이랑 산에 다니고. 아침, 점심, 저녁, 꼬박 꼬박 챙겨먹고, 과일 많이 먹고, 물도 많이 마시고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게 행복해요.”

“다만 약을 한 번만 먹을 수있 으면 좀 더 편할텐데... 그날이 빨리 오길. 아니면 아예 이 질병을 정복하는 날이 오길. 다같이 손모아 기도해요!” 어느 에이즈환자의 이야기 중

“나는 병원이 두렵습니다”

에이즈(HIV감염인)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장소가 바로 병원이라고 합니다. 에이즈는 만성질환이 된지 오래입니다. 즉, 약 복용과 치료를 지속한다면 살아가는 데 큰 무리가 없는 질환인 것이죠. 그런데 왜 이들이 병원을 두려워하게 된 걸까요?

“병원을 갈 때 늘 마음이 주저되는 것이죠. 예를 들면 치과치료, 내시경과 같이 다른 질병의 치료를 받고 싶지만 힘들어하는 경우(질병 노출로 인한 따가운 시선, 진료 거부 등)가 아주 많습니다”라고 최영화 아주대병원감염내과 교수는 말합니다.

의약품안심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제도. 서로 상충되는 약물복용을 차단하기 위해 만든 좋은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에이즈환자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의료기관에 방문 시 복용하고 있는 약이 시스템을 통해서 나타나 질병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HIV감염자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되돌아오는 멸시와 혐오, 공포섞인 사람들의 눈빛이 두려운 것이겠죠.

최영화 교수는 “에이즈는 대단히 오래 지속 되는(증상 없이) 만성질환이거든요. 면역이 심각하게 떨어졌을 때 여러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찍 진단받아 치료 받는 경우 직장생활, 가정생활 다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병원이 두렵다는 점은 일상에서도 불균형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시사합니다. HIV감염사실이 주위에 알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죠. 사실상 우리사회에서 감염자는 자신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을, 또 일반인들은 감염자들(가까이하는 것)을 서로 두려워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공포는 ‘에이즈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지난해 3월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에이즈예방학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에이즈행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에이즈에 대해 우리국민들은 ‘죽음’ ‘불치병’과 같은 부정적 단어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성질환임에도 응답자의  36.8%가 에이즈를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에이즈환자와의 직접 접촉과 관련된 지식수준도 비교적 낮은편으로 나타나 주목됩니다. 에이즈의 감염경로는 B·C형간염과 같습니다. 즉, 환자와 식사나 공동변기사용, 입맞춤, 모기매개 등은 감염위험이 없는 접촉인 것이죠. 그런데도 ‘모기에 물리는 것만으로도 에이즈에 감염될 수 있다’는 항목에 대한 정답률은 비교적 낮게(47.7%) 나타났습니다.

에이즈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병이지만 ‘나도 감염될 수 있다’는 인식은 아주 낮은 편이었습니다. 앞선 연구보고서에서 ‘에이즈감염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 결과 응답자의 92.8%가 자신이 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낙관적 태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태도는 자칫 ‘진단과 치료의 부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에이즈의 원인인 HIV바이러스는 감염됐다고 해서 바로 에이즈로 지목될만한 특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초기에는 여타 바이러스성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발열, 발진, 임파선비대 등 ‘평범한’ 증상만 나타나기 때문에 감염여부를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최영화 교수는 “에이즈는 (특이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만성감염기를 수년간 겪은 후 면역이 많이 떨어졌을 때가 돼서야 심한 수준의 질병으로 발전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결핵으로 또 어떤 사람에게는 대상포진으로, 흔하지 않은 경우 폐렴으로도 나타날 수 있죠. 다만 자신이 타인에 비해 감염병에 취약하다면 의심을 해볼 수 있습니다”고 말합니다.

에이즈 진단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초기에 진단이 되면 치료 또한 빨리 시작해 면역력 악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HIV 검사는 전국보건소나 가까운병․의원, 임상센터, 혈액원 및 검진상담소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보건소에서는 무료익명검사로 진행됩니다.

HIV 감염확진까지는 대개 3단계를 거칩니다. 보건소 등에서 시행되는 1차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면 각 시․도의 보건환경연구원에서 2차 검사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때에도 양성일 경우 마지막 확진검사까지 진행한 이후 에이즈진단을 내립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검사결과를 100%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최영화 교수는 “얼마 전에도 (한 환자가) 자가 진단기에서 양성이 나와 불안하다며 다시검사를 받았는데 재검결과는 음성결과를 받았다고 해요. 이 병은 본인에게도 큰 스트레스고 치료가 중요해서 여러 단계를 거쳐 진단받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합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국내 HIV/AIDS 누적 감염인의 수는 1만502명에 달합니다. 따가운 시선이나 편견, 혐오 등으로 이들을 음지로 숨게 만들기보다는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진단과 치료를 돕는 편이 보다 건강한 태도일 것입니다.

“저와 함께 치료받는 환자들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성생활이 가능한 모든 사람이 걸릴 수 있는 병입니다. 남녀노소, 상하, 사회적 귀천을 가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두려움을 가지고 경원시하거나 낙인을 찍어 치료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전혀 이성적이지 않다는 생각이듭니다. 이들이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도 이로운 방향입니다.” 최영화 아주대병원감염내과 교수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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