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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제대로 알기④] HIV감염인, 대부분 일상생활 가능해

이영수 기자입력 : 2017.10.04 01:03:06 | 수정 : 2017.10.03 22:22:37

직장인 K씨(가명)는 매일 아침 일터로 향합니다. 복잡한 출퇴근길,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인 K씨에게는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HIV감염인이라는 사실입니다. 담당 의료진에 따르면 다행히도 K씨는 HIV감염을 초기에 발견해 약 만 잘 복용한다면 무리없이 생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존의 직장에서는 HIV감염사실이 알려져 쫓겨나다시피 그만둬야했습니다. 동종업계에서도 K씨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가까스로 자리 잡은 새직장에서 K씨는 언제까지 비밀을 지킬 수 있을까요. HIV감염인이란 이유로 또다시 쫓겨나게 된다면 K씨는 어디로가야 할까요.

◇HIV감염인, 대부분 일상생활 가능해

‘HIV바이러스’란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을 일으키는 원인바이러스를 말합니다. 그러나 ‘HIV바이러스감염=에이즈’는 아닙니다. HIV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에이즈 즉, 면역이 많이 떨어져 몸이많이 아픈 상태로 발전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에 HIV 감염사실을 발견한다면 약물로 바이러스의 활동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당뇨, 고협압 등만성질환처럼 때 마다 약을 복용하고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것외에는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최재필 서울의료원감염내과 과장에 따르면 많은 HIV감염인이 조기에 발견되고 있다고 합니다. 최 과장은 “많은 환우분들이 발견 즉시 치료에 들어가서 바이러스를 조절하고 있다. 기존에 다니던 직장도 문제없이 다닐 수 있고 잠깐 일을 중단해도 다시 일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합니다.

물론 HIV감염이 에이즈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 과장은 “아직까지 전체 환자의 약 20% 정도가 후기발현자라고 해서 면역이 급격히 떨어져 몸이 많이 아픈 상태로 온다. 이들은 면역 떨어짐으로 인해 1년 내 사망자의 비율도 높고, 재활이나 약물치료를 위해 병원에 있는 시간이 긴편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약 20%의 후기 발현자를 제외하면 HIV감염인 대부분이 일상생활로 복귀하게 되는 것입니다.

◇HIV바이러스 감염성은 얼마나 되나

일상생활에서 HIV감염인들은 종종 ‘감염위험이 있지 않느냐’는 오해를 받곤 합니다. 그러나 최 과장은 “HIV감염인과 일상생활을 함께한다고 해서 감염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합니다.

“HIV바이러스의 감염경로는 성관계, 수혈, 출산, 모유수유입니다.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는 등 일상생활 활동을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습니다. 체액을 통해서 옮기는 것이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그것을 관리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병에 대한 깊은 편견을 벗어나 환자 그대로 자연스럽게 대하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감염위험이 있는 질환의 경우 전파가능성에 따라 표준주의(모든 환자). 접촉주의(A형간염, 옴, 에볼라 등), 비말주의(백일해, 풍진, 인플루엔자 등), 공기주의(결핵, 홍역, 사스)로 나눕니다. 그중에서도  HIV바이러스는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는 표준주의(Standard Precausion)를 따릅니다.

최 과장은 “병원에서는 HIV바이러스에 대해 일반적인 주의지침만을 지키면 된다고 본다. 일상생활, 즉 식사를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직장생활을 통해 옮기는 병이 아니며 이 사실은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고 설명합니다.

또한 HIV바이러스는 여러 병원체들 중에서도 쉽게 사멸하는 바이러스에 속합니다. 최 과장은 “HIV바이러스는 사멸률이 높은 피막바이러스 중 하나다. 사람 몸속에서는 전염력이 있지만 밖으로 나오는 즉시 3초 이내에 사멸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HIV바이러스는 인체를 벗어난 환경에서 사멸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세제로 비활성화되며 건조되면 곧바로 사멸합니다. 이렇듯 일상생활에서 감염위험이 거의 없지만, HIV감염환자들은 직장에서 이뤄지는 건강검진 등을 통해 감염사실이 밝혀져 차별대우를 받지 않을까 고민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최 과장은 “HIV감염사실을 접하고 치료를 시작하면서 우울정도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몸이 호전되어 직장을 구하면서 또 다시 심한 우울을 겪곤한다”고 말합니다.

이어 “얼마 전까지 만해도 직장채용검진 또는 정기검진에서 HIV감염검사가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자체가 확진검사가 아니다. 또 HIV감염인이라고 해서 직장생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님에도 이러한 결과로 환자분들이 권고사직을 받거나 직장에서 나와야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질병은 사회의 경험, 이해하고 인정하는 과정 필요

HIV감염이 되었더라도 얼마든지 사회생활이 가능합니다. 직장생활에서도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법률제11749호)에서는 HIV감염인이라는 이유로 채용이나 근로관계에서 불이익이 있거나 차별대우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료의 감염사실을 함부로 누설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두어 감염인을 보호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최 과장은 “최근 많은 지자체와 직장에서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B형간염보유자들도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식품위생업이나 영양사, 위생사 등에 종사할 수 없었다. 혈액 등으로 옮기는 병임에도 불구하고 직장생활에서 배재됐던 것인데 HIV감염인도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규제가 없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IV감염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HIV감염인들은 감염자체뿐만 아니라 사회적 편견 또한 극복과제인 것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최 과장은 “스스로 질병을 갖고 본인의 삶을 살아가는 자신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최 과장은 “감염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많은 환자들이 죽음을 생각하기도 하고 우울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며 “질병의 경험은 개인의 경험을 넘어 사회의 경험이기도 하다. 질병을 가진 자신을 이해하고, 이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감염인 스스로도 질병을 인정하고 극복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HIV감염인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위해서는 질병자체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과정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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