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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병원 수술기구 멸균실태①] 허점투성이인 국내 병원 수술기구 멸균실태 감시

환자안전 및 감염 관리의 시발점인 ‘멸균’ 감시 소홀로 수술 후 감염사고 잇따라

이영수 기자입력 : 2017.10.06 02:08:11 | 수정 : 2017.10.05 21:46:39

올해 초 대구 모 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70대 여성이 20일 만에 패혈증으로 숨졌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되어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2008년에도 무릎 인공관절 삽입술을 받은 60대가 패혈증으로 숨진 사례가 있다. 이 환자는 수술부위에 슈퍼박테리아가감염된 사실을 확인하고 인공관절 보형물 제거수술까지 받았지만 한 달 뒤 결국 패혈증으로 숨졌다.

6년 전 척추전문병원에서 디스크 수술을 받은 안모(48)씨도 수술 후 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녹농균에 감염 됐다. 의료소송에서 법원은 “의료진 손이나 수술 기구의 불안전한 소독과 멸균 처리 소홀로 수술 부위 감염이 유발됐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안씨 손을 들어줬다. 2015년 오른쪽 어깨 근육힘줄 파열로 재건수술을 받고 녹농균이 옮아 심각한 부작용이 생긴 환자가 일부 배상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다. 재판부는 “해당 병원 감염대책위원회의 조사에서도 수술기구에 대한 화학적 멸균을 권유했는데 이를 시행했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조사결과나 보고는 없어 수술기구에 균 배양이 되지 않았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매년 끊이지 않는 ‘수술부위감염(SSI: Surgical Site Infection)’은 의료감염 사고 중 가장 많다. 이는 수술 후 환자들의 사망률, 이환율, 재원기간 및 진료비용을 증가시키는 중대한 문제다. 우리나라의 수술부위 감염률은 2~9.7% 정도로 보고 되는데, 수술부위감염 때문에 재원기간은 평균 5~20일 연장되며 의료비는 평균 215만원이 추가로 든다. 이 중 30%는 감염 치료를 위한 약제비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2012∼2017년 2월 접수된 수술 감염 의료분쟁 조정·중재 신청은 238건으로 전체 감염 관련 분쟁 신청(528건)의 45.1%를 차지한다.

수술에 사용하는 다양한 의료기구는 감염전파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수술기구의 멸균은 외과적 감염관리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시발점이다. 수술 칼, 수술가위, 집게 등 수술에 사용하는 다양한 수술 기구들은 일회용 소모품을 제외하고 모두 재사용된다. 수술용품 재처리 과정에서 표준화되고 검증된 멸균 절차를 따라야만 확실히 멸균된 안전한 수술용품을 사용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국내의료기관 수술실 감염관리 실태와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2015년), 감염 예방의 기초인 세척·멸균 활동부터 미흡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전국 43개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165개 병원 중 59.8%(98곳 정도)의 병원만이 수술 후 수술 기구의 손 세척과 기계세척을 병행하고 있었다. 여기에서도 멸균지침을 제대로 이행하는지에 대한 보고조사는 누락돼있다. 일부 병원에서 생물학적 지표를 이용한 멸균확인을 누락하거나 멸균확인을 하더라도 확인주기를 권고안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연구조사도 있다 .

국내 병원에서 멸균지침 이행이 부실한 이유는 이에 대한 강제력 있는 지침이나 표준이 없어서다. 4년마다 진행되는 병원 인증 조사 등을 통해 멸균지침 이행여부에 대한 조사는 시행하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멸균 검사가 끝나기 이전에 환자에게 물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수술부위감염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조사의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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