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e스포츠의 올림픽 입성은 시기상조다

[e스포츠의 미래를 말하다④] e스포츠에서 e 떼는 조건

기사승인 2017-10-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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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스포츠 선수들의 연봉이 프로야구 선수에 필적하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세계적인 e스포츠 스타 이상혁(페이커)의 경우 국내 프로야구 최고 연봉자인 이대호(4년 150억 원)에 비견되는 돈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스포츠는 각광받는 미래 스포츠 종목입니다. 북미와 유럽, 중국에서 연이어 거대한 투자자가 나타나고 있고 선수들은 일찌감치 억대 연봉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국내 시장 규모나 인식은 여전히 초라합니다. 친(親) 게임정권이 출범해 기대를 받고 있지만, 당장의 인식과 시장규모는 마이너 내지는 지하세계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쿠키뉴스 스포츠팀은 e스포츠의 현 주소를 점검하고 유의미한 담론을 제시하고자 이번 연재물을 기획했습니다. e스포츠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수 있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e스포츠는 산업이 이제 막 형성된 단계다. 올림픽 종목으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e스포츠가 지닌 자본의 위력을 인정하면서도 e스포츠의 올림픽 입성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습니다. 바흐 위원장의 위 발언은 지난 8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중국 항저우 본사 방문 당시 나온 얘기입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1월 IOC는 알리바바와 올림픽 스폰서십을 체결했습니다. 알리바바가 2028년까지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공식 후원사 명찰을 다는 조건으로 5억 달러(약 5700억 원)를 IOC에 지불하는 초대형 계약입니다.

▶스포츠엔 규모의 논리가 있다

관중 없는 스포츠는 미래를 이야기할 건더기가 없습니다. 관람 수요는 산업적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기준입니다. 이에 비춰 e스포츠의 잠재력은 가히 압도적입니다. '슈퍼데이터 리서치'는 2016년 기준 글로벌 e스포츠 시장규모를 8억 9200만 달러(약 1조 481억 원)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45.4% 상승한 수치입니다. 글로벌 e스포츠 대회 상금 규모는 2015년 기준 6100만 달러(약 716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죠. 지난해 60억 원의 우승상금을 놓고 각 대륙별 챔피언들이 겨룬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누적 시청자수는 무려 3억9600만 명에 이릅니다.

e스포츠의 폭발적 성장세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토니 에스탕게 2024 프랑스 파리 올림픽 유치위원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스포츠가 스포츠와 무관하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인 e스포츠에 IOC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알리바바는 e스포츠 올림픽 입성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행동 중인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거대한 자본이 든든하게 받쳐주는 한 이들의 계획은 순조로워 보입니다. 지난 4월17일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스포츠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파트너십을 맺고 e스포츠를 2022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키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시범종목으로 e스포츠를 다룬다고 했죠.

“e스포츠가 되려면 비폭력·비차별적이며 평화적이어야 한다. e스포츠 산업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으나 조직적으로 뿌리내리진 못했다. 표준화된 규정을 따르도록 강제하는 기구가 부족한 점이 우려된다”

거대 스폰서십 체결과 별개로 바흐 위원장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일각에선 그의 발언이 e스포츠에 대한 기성세대의 편견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놓습니다. 하지만 바흐의 말대로 올림픽 입성은 산업적 가능성만으로 성사되지 않습니다. 스포츠 종목이 되기 위해선 규격화된 체계가 필요합니다.

▶e스포츠, ‘자본’과 ‘공정성’ 사이

스포츠에서 스폰서십은 매우 중요합니다. 중국 자본이 낳은 우량아 알리바바는 IOC나 OCA 입장에서 매력적인 파트너입니다. 그러나 스폰서가 스포츠 내적인 요인에 영향을 행사한다면 중대한 문제가 됩니다. 스포츠의 기본 정신은 그 어떤 외부의 압력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공정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OCA는 지난 4월 알리바바와 독대를 통해 e스포츠 입성을 허가했습니다. 그 다음 달에는 e스포츠 종목으로 치를 게임종목을 결정하기도 했죠. 하지만 알리스포츠는 사기업입니다. OCA와 파트너십을 맺었을 뿐 세부 규정에 관한 협상권이 없습니다.

OCA의 e스포츠 카운터파트(전담 단체)는 국제e스포츠연맹(IeSF)입니다. 2008년 발족된 IeSF는 e스포츠의 올림픽 입성에 필요한 요건들을 충족하기 위해 지금껏 작업을 벌여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각국 e스포츠 협·단체 창립을 독려하고 해당 국가 내 체육회 가입을 행정적으로 지원했습니다.

e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이 되기 위해선 여타 스포츠들이 감내했던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현장운영계획(VOP)과 반도핑규정, 국제심판 파견, 선수선발 규정(엔트리 레귤레이션) 등이 그 예입니다. 그 중에서도 스포츠 어코드(Sports Accord) 가입은 가장 난이도가 높습니다.

특별히 e스포츠는 어떤 게임을 종목으로 선정하는 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국가별 게임실력 편차가 커 형평성 논란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아시안게임의 경우 아시아 내 인기(Populous), 대회 개최지의 수용가능성 등을 고려해 게임을 선정해야겠죠. 만약 e스포츠가 하계올림픽에 입성한다면 그 범위는 세계로 넓혀집니다.

각국 체육회가 e스포츠 선수단(국가대표) 구성의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또한 뚜렷한 기준이 제시돼야 합니다.

그러나 IeSF는 정작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입성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됐다 합니다. e스포츠는 1년 뒤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무대에 서야 합니다. IeSF는 이와 관련해 그 어떤 협의 제안도 받지 못했습니다.

▶바흐 IOC 위원장의 ‘시기상조’ 발언은 일면 타탕하다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입성이 OCA-알리스포츠간 합의로 성사된 만큼, 중국 강세 게임이 종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자연스레 나옵니다. 이미 업계에서는 강력한 라이벌인 한국을 겨냥해 몇몇 게임종목이 배제됐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죠. 한국은 현행 병역법상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체육요원 병역특례를 줍니다.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입성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쿠키뉴스 취재진은 부산에 적을 두고 있는 IeSF 사무실에서 임철웅 사무총장을 만났습니다. 그는 e스포츠의 올림픽 입성에 대해 “선수들의 여건을 개선하는 게 첫째 목표”라면서 “e스포츠가 스포츠에 가장 근접하게 될 때까지 계속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많은 이들이 e스포츠의 스포츠화를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공공적 가치로서 e스포츠가 가져가야 할 부분을 정치권이나 정부, 민간(팬)이 함께 고민한다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아래는 임 사무총장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Q. IeSF는 어떤 단체인가.

=국제e스포츠연맹은 다른 보편적인 국제 스포츠 기구처럼 각 국에 있는 e스포츠 협회들의 집합체라고 보시면 된다. 인터내셔널 유니온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e스포츠 협회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e스포츠 경기를 조직하는 협회들이 많은데 우리도 e스포츠 대회,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해 규정이나 스탠다드, 프레젠팅 수립을 하고 있다.

그 외적으로 여러 가지 파트와 관계가 돼 있다. 협회뿐 아니라 협회에 등록돼있는 선수들, 큰 틀에서 e스포츠 산업적으로 관계돼있는 모든 파트들에 이익을 주기 위해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국제e스포츠 아카데미에 대한 커리큘럼이나 플랫폼을 개발하는 작업들, 그를 통해서 선수들의 은퇴 후 삶을 개척할 수 있는 복지 프로그램들, 그 외에 e스포츠라는 게 게임을 활용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에코시스템을 위해서 새로운 e스포츠 게임을 개발하는 그런 활동들을 하고 있다.

Q. 미국을 포함한 e스포츠 주요 국가들이 포함이 돼있지 않다.

=e스포츠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시장에서 먼저 개발이 됐고 진화가 됐다. 보편적인 전통 스포츠와는 다르다. e스포츠가 스포츠로 개발이 되면서 여러 가지 공공구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그래서 협단체들이 계속해서 생겨나서 연맹이 처음 설립이 됐을 때 8개 회원국 협회로 시작했다. 현재는 48개 회원협회를 보유하고 있다. 

북미나 유럽은 해당 국가의 행정 구조 때문에 생기는 장애요인들이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 지난 시간동안 주 단위로 e스포츠 협단체들은 꽤 많이 있었다. 그러나 연방 정부 차원에서 전 국토를 커버할 수 있는 협회를 만들기 이해선 국가 전체적으로 정치적, 정책적, 행정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시장 자체가 워낙에 무르익었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공공의 니즈 때문에 독일이나 프랑스 이런 국가들에서 정부 차원에서 e스포츠를 끌고 가려는 움직임들이 생기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북미에서도 전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협회 구성이 힘들다는 말인가.

=그렇다. 예를 들어 라이엇 게임즈나 벨브, 블리자드 같은 북미의 내로라하는 게임회사들도 미국을 대표해서 활동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들은 궁극적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기업이다. 상징성이나 대표성을 띄기가 쉽지 않다. 비영리목적으로 굿 코드를 내세우는 단체들이 생겨나고 그런 단체들이 공공구조와 연결돼야 하는데 선진국에서는 행정구조가 복잡해서 그런 단체가 나오는 데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리는 부분이 있다. 

Q. e스포츠에서 e를 떼기 위한 노력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스포츠화를 위한 구체적인 요건들을 말해 달라.

=e스포츠의 올림픽 종목 포함은 국제적으로 핫한 화두다. 많은 사람들이 그 화두에 대해서 열광을 하지만 그 저변에 충족해야 하는 요건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올림픽이라는 큰 이벤트에 e스포츠가 편입되려면 IOC의 승인이 필요하다. e스포츠를 관장하는 국제기구의 승인이 필요하다.

IOC의 승인을 받기 위해선 선결돼야 하는 조건이 있다. 스포츠 어코드(Sports Accord)라는 각 국제 스포츠 연맹들이 회원으로 가입돼있는 연합체가 있다. 피파(FIFA)와 피바(FIVA) 등이 여기에 정회원으로 가입돼있다. 스포츠 어코드라는 단체에 정회원으로 가입돼야 IOC의 승인에 도전해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국제e스포츠연맹도 2013년부터 시작해서 현재 4년 동안 스포츠 어코드에 가입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정말 많은 자격요건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반도핑에 대한 규정을 가지고 활동을 해서 국제 반도핑기구에 공식 조인기구가 돼야한다. 그 외에도 비영리단체로서 내부적으로 가져야 하는 재정적인 투명성이나 민주적인 이사회, 총회, 회장 선출 등… 여러 가지 것들이 보편적인 국제기구들이 가지고 있는 기준에 맞게 투명하고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

지난 시간동안 많은 투자를 해서 충족시켜나가고 있다. 그러나 외적으로 하나 남아있는 굉장히 어려운 조건이 있다. 40개 이상의 회원국 협회들이 각 국의 올림픽 체육회 혹은 정부의 권위 있는 체육기구에 인정을 받는 조건이다.

사실 e스포츠뿐만 아니라 새로운 스포츠들이 그런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정치적으로도 기존의 인증을 받고 있는 스포츠들이 새로운 스포츠가 들어오면 정부에서 나오는 기금이나 퍼블릭 캐피탈을 새로운 스포츠와 나눠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는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IeSF가 8개 회원국 협회로 시작해서 현재 48개국 협회가 가입돼있다. 이 중에서 27개 협단체가 해당 승인을 받고 있는 상태다. 13개 협회가 추가적인 승인을 받는다면 스포츠 어코드 정회원 가맹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상황이다.

IOC와의 관계도 굉장히 좋게 가져가고 있다. 스포츠 어코드 정회원 가맹이 허가만 되면 IOC에서 승인할 용의가 있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

Q.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e스포츠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의견을 가지고 있진 않다. 조직의 의견을 봐야 할 것 같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개인적인 의견을 얘기할 순 있지만, 개인이 모든 의사결정을 독단적으로 할 순 없다. IOC 내부에는 새로운 스포츠를 승인하는 부처가 있다. 그 부처에서 결정을 할 사항이다.

물론 위원장의 발언들은 정치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하지만 토마스 바흐 외에 많은 사람들이 IOC 내부에서 e스포츠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직 시기상조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정치적으로 외교적으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Q. e스포츠는 종목 가변성의 특징이 있다. 국내의 경우 스타크래프트로 흥한 e스포츠가 현재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로 부흥하고 있고 향후에는 또 새로운 종목이 득세할 수 있다. 앞으로도 종목 변동은 필연처럼 보인다. 

=연맹에서는 e스포츠 종목의 정형화를 위한 작업들을 오랫동안 해 왔다. 

특정 게임의 수명이 끝남으로써 해당 종목의 e스포츠가 끝나는 건 아니다. 다른 비슷한 장르의 게임 종목으로 대체가 될 수 있다. 

e스포츠 종목 단명성은 스포츠 사회에서도 걱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제는 e스포츠를 플랫폼화, 규격화, 규정화 시켜서 장르 중심으로 e스포츠가 활동할 수 있다고 어필하는 과정에 있다.

종목에 관한 건 e스포츠 사회에서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숙제다. 과거 스타크래프트씬이 끝나고 e스포츠계에 카오스가 왔었다. 지금은 리그 오브 레전드씬이 굉장히 잘 가고 있는데 언젠가 그 서비스가 끝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종목들을 계속 개발하고 그런 종목들이 들어올 수 있는 라우터(연결)을 열어놓아야 한다.

e스포츠 활동을 하고 있는 협단체뿐 아니라 프로팀들, 그리고 게임 회사까지도 하나의 공유되는 채널과 라우터를 두고 고민을 하는 작업들이 필요하다.

Q. 올림픽 등에 포함되려면 4년마다 종목을 새로 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상황에 따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을 것 같다.

=과거 해당 문제에 대해 클리어한 방안을 가지고 있진 않았다. 올림픽이라고 하는 건 국제 e스포츠연맹 같은 조직에게 목표이긴 하지만 실제로 클리어하게 잡히는 그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다가 2013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인천에서 개최했던 실내무도경기대회 이후 이런 종목 선정에 대한 명백한 기준이 필요하겠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4년 동안 이에 대한 개발을 해 놓은 상태다. 종목에 대한 수명이 있기 때문에 올림픽 이벤트를 위해 특정 게임을 선정해놓는 건 리스크가 크다. 그래서 장르별로 종목들을 리스트업 해 놓고 해당 시점이 왔을 때 선정할 수 있는 기준들을 문서화해놓고 준비를 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Q. 구체적인 기준이라면 어떤 것이 있나.

=장르별로 솔팅(Sorting)을 해 놓았다. 예를 들어 모바(MOBA) 장르에서 도타, 히오스, 롤 등이 있는데 해당 종목들이 적어도 현존하는 IeSF 회원국의 4/5, 80% 이상이 서비스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각 회원국 협회가 해당 국가에 올림픽위원회와 공조해서 수월하게 선수 선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스포츠가 스포츠에 들어가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 중 하나가 폭력성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스포츠 사회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FPS종목 같은 경우엔 폭력성에서 지적이 많은 상황이다.

아울러 가장 크게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은 경쟁성이다. 얼마나 글로벌하게 서비스되고 있느냐, e스포츠 선수 풀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 그만큼 경쟁력이 있는가에 대한 기준은 매우 중요하다.

각 기준들마다 주는 포인트가 조금 달라서 그렇지 비교적 공평하게 염두에 두고 있다.

Q. e스포츠의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 종목이 선정됐다. 특정 기업에 의해 일방적인 결론이 났다는 인상이 짙다.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아직 e스포츠가 힘이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본다. e스포츠가 스포츠사회에서 혹은 국제사회에서 동의를 구하는 부분들이 조금 더 지휘가 격상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지휘가 낮기 때문에 국제 스포츠 기구인 OCA와 큰 자본을 가진 기업 간에 비하인드 토크를 통해서 프로답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만 우리도 앞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실은 여러 가지 정치적인 부분들이 껴 있다. 지금껏 OCA와 IeSF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스포츠 사회 내에서도 이런 마케팅이나 자본에 대한 부분들, 경제적인 이유들이 큰 화두들이 되고 있다. 비단 가장 핫하다는 올림픽 게임 같은 경우에도 마케팅이 잘 되지 않고 예산이 부족했다. 개최국에겐 큰 짐이 되곤 한다. 이런 측면에서 큰 자본을 가지고 있는 거대 기업이 돈을 다 대겠다고 했을 때 주최를 하는 스포츠 기구에서 그 부분을 매력적으로 바라봤을 수 있다.

이번 투르크메니스탄 실내 무도 경기 같은 경우에도 저희가 2013년도에 해당 정부와 대화를 한 이력이 있다. 인터넷 인프라나 e스포츠를 할 수 있는 환경요건에 대해서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는 결론도 내렸다.

현재도 리스크가 큰 상황에 있다. IeSF의 경우 트루크메니스탄 실내무도대회의 경우 전혀 옵션으로 두고 있지 않았다. 환경적인 요인이나 인프라적인 요인 때문에 e스포츠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현재 인프라나 네트워크의 기준들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각국에 대한 국가대표 선발전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회원 협회들을 이미 보이콧을 굉장히 많이 한 상황이다. 지금 정식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e스포츠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인정받는 것도 굉장히 미약할 수 있다.

스포츠 어코드와 IOC의 이슈가 빠르게 해결이 된다면 어떤 거대기업들의 자본에 대한 논리와 상관없이 풀릴 수 있는 이슈다. 결과적으로 저희는 선수들, 그리고 협회들의 이익을 생각을 해서 조심스럽게 접근을 하고 있는 상황에 있다.

Q. 일각에서는 e스포츠를 스포츠에 포함하려는 노력이 굳이 필요하냐는 시선이 있다. e스포츠 나름의 틀을 가지고 발전해나가면 된다는 주장이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다. 저도 프로게이머 출신은 아니지만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는 아마추어 게이머 출신이다. 저 개인적인 백그라운드는 스포츠쪽에서 일하던 사람이다. 여러 가지 부분들에 대한 고민을 해봤다.

그런 얘기를 하시는 분들의 논리가 틀리지 않다. e스포츠가 자체적으로 발전하고, 유니크한 e스포츠만의 문화를 가지고 발전하는 게 맞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e스포츠가 시장에서부터 시작된 하나의 스포츠라고 봤을 때 e스포츠라는 문화, 그리고 e스포츠라는 코드를 가지고 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사실 선수다. 선수가 가장 중요하게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게 e스포츠판의 과제다.

e스포츠 선수가 되기 위해서 스포츠선수 못지않게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수명 또한 짧다. 그런 부분들이 공공 구조 안에서 이뤄지지가 않는다. e스포츠는 현재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선수생활이 끝나면 보호를 받지 못한다. 가령 교육과 연계가 되지 않고 e스포츠 선수 이후에 2차적인 삶의 시작을 할 때 공공구조의 백업을 받을 수 없다. 공공구조가 없는 상황에서 e스포츠만의 문화가 발전해 나간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건 현재 e스포츠를 이끌고 가고 있는 선수가 될 거다.

단순히 올림픽이 e스포츠를 가져가야 한다는 목표, 아니면 e스포츠가 스포츠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화두, 이런 측면보다도 선수들의 복지나 선수들의 보호, 그리고 공공구조를 통해서 e스포츠가 좀 더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부분들을 목적을 가지고 스포츠에 접근하고 있다고 보는 게 저희가 목적과 부합할 것 같다.

Q. e스포츠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까.

=e스포츠가 커뮤니티 문화로 시작해서 여기까지 오는 데 짧은 시간이 흘렀다. 그게 e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라고 보고 있다. 현 청소년층뿐만 아니라 이제는 20-50대가 된 어른의 문화 코드이기도 하다. 시장도 어느 정도 무르익었고 문화 코드로서 자리 잡았다.

e스포츠는 공공구조의 백업이 굉장히 필요한 시점이 됐다. 국내에선 여러 가지 시도와 노력이 있었다. 실제로 여러 국가들의 정부들과 얘기를 해 봤을 때 최근 5년간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가까운 일본뿐 아니라 프랑스 등에서도 새로운 분위기가 있고 정치적인 움직임이 있다.

[기획] e스포츠의 올림픽 입성은 시기상조다

국내 정부, 정책도 향후 좀 더 발전적인 모델들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e스포츠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기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결론적으로 하나의 문화 코드나 시장성만 보지 말고 어떤 공공적 가치로서 e스포츠에서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을 정치권이나 정부, 민간, 팬들이 함께 고민을 한다면 좋겠다. 그런 담론들이 해외에 접목이 되면 e스포츠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될 것 같다.

▶느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e스포츠에서 e를 떼기 위한 작업은 첫 걸음 수준입니다. 아직 산적한 문제에 둘러싸여 있죠.

e스포츠와 잦게 비교되는 바둑 역시 아시안게임에 반짝 모습을 드러냈다가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어설픈 시작은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바둑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호흡을 좀 더 천천히 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영상 촬영·편집=박효상 기자·우동열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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