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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중독보고서⑧] 알코올중독자가 꿈꾸는 내일은?

매일 술을 마시는 당신에게

전미옥 기자입력 : 2017.10.12 00:05:00 | 수정 : 2017.10.11 17:01:06

우리 사회에서 알코올 중독(알코올의존증)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매일같이 술을 마신다면, 한 번 술을 마시면 중간에 멈출 수 없게 된다면 당신도 알코올 중독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치료시기가 늦어질 수록 회복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또 알코올중독으로 온 가족이 고통받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실제로 많은 중독 환자와 가족들이 술과의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쿠키뉴스는 총 8회에 걸쳐 알코올중독을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매주 목요일 DAUM 스토리펀딩에 함께 연재됩니다. (편집자주)

#“제게 술은요. 엄마에게서의 독립이었습니다.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던 아이는 술에게 그 사랑 원 없이 받는다며 그렇게 미쳐가고 있었습니다. 죽도록 못 마시게 하는 엄마 앞에 저는 죽도록 마시는 일만 하였습니다. 술을 제 마음이라 여기며 살았습니다. 술만이 제 마음을 채워준다 여기며 마셨습니다. 마셔도 죽겠고 안 마셔도 죽겠는 그 술 세상.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알코올 중독자인 지금에서야 조금은 사람다워지고 있음을 알기에 오늘도 취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_ 알코올중독자 조영애(가명·45)씨의 고백  

알코올중독자(의존자)들은 왜 그토록 술을 마실까. 아직도 많은 이들은 알코올중독을 의지박약으로 치부한다. 물론 단순히 술을 좋아하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굳은 결심만으로 술을 끊을 수 있다.  

중독질환은 우리 뇌의 즐거움, 만족 등을 조절하는 쾌락회로의 고장으로 나타난다. 김석산 다사랑중앙병원장의 말이다

알코올중독 환자들이 폭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뇌 가운데 쾌락회로의 조절판이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꽃가루에 반응해 나타나는 것처럼 알코올중독은 쾌락회로가 알코올에 예민하게 반응해 음주를 조절할 수 없게 만듭니다.”   

알코올중독자들은 공통적으로 죽지 못해 술을 마셨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즐거움, 위로, 기분전환을 위해 술을 마셨더라도, 중독에 이르면 이 같은 즐거움은 사라진다. 이에 대해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장은 설명한다.  

보통 사람들의 뇌는 술을 많이 마셔도 음주하지 않은 상태를 정상으로 인식합니다. 그러나 알코올의존증 환자들의 뇌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있어야만 편안함 느끼고 오히려 알코올 농도가 떨어질수록 불안을 느낍니다.”  

알코올중독자들이 술을 마시는 가장 큰 이유는 괴로움이다. 알코올중독 회복자 김철수(가명·37)씨는 단 한 번도 술을 즐긴 적이 없다고 했다

저는 단 한 번도 술을 즐긴 적이 없어요. 일할 때는 사장이 주니까 마셨고, 그리고 힘든 걸 잊기 위해 마셨고요. 나중에는 죽으려고 마셨습니다.” 

또 다른 회복자 김민지(가명·40)씨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술이 먹고 싶지 않은데 어느 순간 먹고 있다” 며 술에 취해 잠들고 일어나면 또 해장술을 찾았다”고 말했다.  

술이 아닌 일상의 행복찾아야

술 끊는 방법. 포털 사이트에 을 검색하면 가장 상위에 오르는 연관검색어다. 술을 끊고 자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알코올중독자들의 회복과정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네이버 검색창 캡쳐

알코올중독자에서 중독전문상담사로 새 삶을 살고 있는 오지연 전문 상담사는 건강하게 회복하는 환자들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술을 안 먹고도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오 상담사의 말이다

하루 하루 건강하게 회복하는 환자들을 볼 때 가장 행복합니다. 제 미래의 포부는 중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이들의 아픔을 들어주고 회복의 길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알코올중독으로 한 동안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았던 김민지(가명·40)씨는 퇴원을 앞두고 인생 전체를 통틀어 행복한 삶을 살아볼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알코올중독은 자기를 잃어버리는 병이거든요. 자아가 상실되는 병. 지금은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된 것에 감사합니다.”

심한 환각과 환청, 자살충동에 시달렸다는 김철수(가명·37)씨는 최근 이른 아침 산에서 본 꽃과 귀뚜라미 소리에 설렜다고 했다.

어제는 새벽 일찍 산에 가서 꽃도 보고 귀뚜라미 소리도 들었는데 좋더라고요. 이전에는 이런 즐거움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밖에 있을 때는 노숙자처럼 술만 마셨어요. 그런데 여기서는 깔끔하게 있고 싶더라고요. 요즘 모발이 얇아져서 단정하게 머리가 서질 않는데 파마를 하면 자연스럽다고 해서 하러갈 생각이에요.” 

가장 효과적인 술 끊는 방법은 무엇일까. 단주에 성공하고 있는 알코올중독 환자들의 태도에서 발견된 공통점은 바로 일상의 행복이었다.  

매일 술을 마시는 당신에게 

전문가들은 중독질환이 체질적 문제라고 말한다. 유전 등 타고난 성향과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중독에 취약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담과 치료 등 전문적인 도움이 필수다.  

그렇다면 반대로 중독 성향이 없거나 충동조절에 강한 사람은 안심하고 술을 먹어도 되지 않을까. 이에 대해 노대영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만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이 설명했다.  

대개 10명 중 8명은 충동을 조절하는 힘이 괜찮은 편입니다, 또 중독 성향이 적은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독 성향이 적은 사람이라고 해도 중독물을 자주 접하고 탐닉하다보면 점차 쾌락회로가 강화됩니다. 자제하고, 경계해야 합니다.” 

13개월째 단주 중인 알코올중독자 조영애(가명·45)씨는 덜 미안할 때 술을 멈추라고 강조했다

꼭 바닥을 쳐야만 올라올 수 있습니까. 나한테 아픔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사람은 그렇게 술로 풀지 않아요. 지금 되돌아보면 나는 가족들한테 주변 사람들한테 너무 미안하거든요. 그나마 덜 미안할 때, 그나마 멀쩡할 때 일어났으면 어땠을까 지금도 생각합니다. 중독자들이랑 이야기 해보면 방에서 혼자 커튼을 치고 술 먹었다는 경험담이 정말 많거든요. 이제 그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나쁘지 않은 길이고요 새롭게 살 수 있습니다.”

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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