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보잡] “의료 통역 코디네이터 전망 밝아…환자 건강히 출국할 때 보람”

고려대안암병원 국제진료센터의 정장회 아랍어 코디네이터

기사승인 2017-10-14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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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해마다 취업준비생들은 다양한 기업과 직무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선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취업에 있어서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서는 지원 기업과 직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우선이다. 이에 쿠키뉴스는 각 기업의 실무 담당자들을 만나 취업과 관련한 생생한 조언을 듣는 ‘듣고 보는 잡(job)’ 기획을 연재한다.


우리나라의 의료는 세계화의 물결 안에 있다. 나날이 발전하는 의료수준과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의료관광시장은 미래 기대산업 중 하나다. 외국인 환자들이 한국에서 치료받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언어와 문화다 외국인 환자들의 원활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 고려대안암병원 국제진료센터의 정장회 아랍어 코디네이터를 만났다. 

Q. 아랍어 통역 코디네이터는 병원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아랍 환자들이 입국해서 출국할 때 까지 전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머물게 될 호텔 예약과 픽업서비스를 제공하고, 진료가 있을 때 통역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아랍 환자의 경우 한국과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기 때문에 한국 생활을 불편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분들이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Q. 통역 코디네이터 업무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문화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동권 환자들은 돼지고기나 술을 안 마시기 때문에 한국에서 마땅한 식당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원했을 때 할랄식을 제공한다든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화적인 성향을 고려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또 통역 코디네이터는 의료진과 환자 중간에서 통역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의료진의 말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중간에서 통역이 틀리면 환자들이 오해할 여지도 있고, 환자의 말을 의료진에게 잘못 전달됐을 때 약이나 치료에서 다른 처방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역을 잘하는 것입니다.

 

Q. 코디네이터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기억이 있나

코디네이터로 일하면서 중증 환자들, 즉 암이나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치료를 잘 받고 나서 건강한 모습을 되찾고 출국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기억에 남는 환자는 아랍에서 온 여성 환자입니다.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고 한국에 오신 분인데요. 처음에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았을 때는 본인도 가족들도 남은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해 많이 힘들어 하셨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최선의 진료를 다한 결과 건강하게 자국으로 떠났고 지금 직장생활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Q. 업무 애로사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외국 환자들이 한국에 오는 목적은 치료를 잘 받고자 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미 병이 많이 진행돼서 현대 의학 기술로도 치료가 힘든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환자는 기적같은 치료를 바라고 왔는데, 한국에서 저희는 최선을 다해 치료함에도 만족할 만큼의 치료효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는 저도 환자와 감정을 공유하는 사이로서 심정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또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환자들의 한국 생활을 저희가 도와줘야 합니다. 가장 큰 차이가 언어라서 늦은 저녁에도 불쑥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가 택시를 탔는데 목적지를 말하지 못해서 결국 저한테 연락해 대신 말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Q. 코디네이터가 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우선 언어공부가 중요합니다. 특히 병원에서는 의학용어라든가 병원 안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또 다시 습득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따로 의학용어 노트를 만들고, 진료에 들어갈 때마다 필요한 용어를 정리해서 암기하곤 했습니다. 

아랍어는 공인된 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아랍어 자격증은 따로 없습니다. 다만 한국의료인력개발원에서 매 시기마다 의료통역자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아람어코디네이터가 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향후 취업 시장은 어떤지 궁금하다

아랍어 의료통역 시장은 앞으로도 점점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 돌아가는 아랍환자가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는 그런 통계도 있습니다. 그쪽 지역으로 입소문 더욱 퍼진다면 향후 아랍환자들이 한국을 많이 찾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서울에 있는 몇 개 대학병원으로 환자들이 오지만, 앞으로는 수도권, 지방 쪽으로 병원풀이 넓어진다면 의료통역사가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통역 코디네이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의료 통역 코디네이터 시장이 점점 더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다만 아랍어통역사, 러시아어통역사라고 해서 아랍어와 러시아어만 준비하면 안 됩니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같이 공부하면서 언어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꿈을 이루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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