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교수들 “새 병원 필요성 공감…빚 떠넘기는 ‘깜깜이 추진’이 문제”

방효원 교협회장 "학교법인 합당한 책임지고, 새병원추진단장 내부인사에 맡겨야"

기사승인 2017-10-21 0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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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교수들 “새 병원 필요성 공감…빚 떠넘기는 ‘깜깜이 추진’이 문제”중앙대학교가 경기도 광명에 추진하는 새 병원 건립을 놓고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중앙대병원 교수들이 새 병원건립에 대한 학교법인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에 반발,  “부채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질 것”을 법인에 요구하고 있다.

중앙대는 KTX광명역세권지구 복합 의료클러스터에 700병상 규모의 부속병원을 건립할 계획이다. 새 병원 건립비용은 16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최근 중앙대 교수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신규병원이 구성원들의 동의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소요재원, 건립주체, 추진단, 시공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신규병원 건립 사업이 '중앙대'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앙대는 손실만 떠안을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20일 방효원 중앙대 교수협의회장(의과대학 교수)는 “기본적으로 부속병원 건립이 구성원들에게 사전설명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인이 책임져자금조달안을 보니 실질적으로 병원 건립에 필요한 1600억중에 250억은 병원 리스로 충당하고, 나머지 1350억은 전부 대출을 받겠다는 계획”이라며 “법인은 한 푼도 돈을 내지도 않으면서, 전부 빚을 내서 병원을 지은 다음 향후 수익이 나면 25년 동안 갚아나가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구성원들의 양해를 구하고 허락 받아야함에도 사전설명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 교수는 “월급쟁이들에게 근무할 병원을 짓고, 빚도 갚아나가라는 이야기다. 열심히 일해서 수익을 내더라도 마이너스인 것이고, 병원 구성원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새 병원의 필요성은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방 교수는 “병원 건립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중앙대의 부속병원이 하나 더 지어질 필요성은 공감한다”면서도 “문제는 병원 건립에 대한 사항이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그 과정에서 법인이 충분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병원이 지어지면 법인소유인데 집주인이 돈 한 푼 안 내고 세입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꼴”이라고 말했다.

새병원추진 단장자리를 외부인사가 차지한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중앙대병원은 지난달 새병원추진단장으로 이철희 전 분당서울대병원장을 영입했다.

이에 대해 방 교수는 “이 사안에 대해서 중앙대 교수들은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며 “중앙대 의대는 5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도 충분히 역량을 가진 분들이 많다. 그런데 중앙대의 역사와 특색을 모르시는 분이 사업을 원활이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 병원 건립 과정은 구성원들이 적어도 25년간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계획이다. 구성원들의 동의와 협조가 필요한 작업인 만큼 내부에서 충분히 존경받는 분이 추진해야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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