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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에게 듣는 문재인 케어의 배경

“체계가 잡힌 의료서비스 공급체계에서 건강보험 하나로”

오준엽 기자입력 : 2017.11.04 00:06:00 | 수정 : 2017.11.04 12:29:29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계획의 설계 의도는 현 보건의료체계의 전면적인 변화를 내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보건의료공약을 실질적으로 구상한 2명 중 1명으로 더불어민주당 공약본부장에 자리했던 김용익 전 의원이 그간의 침묵을 깨고 3일 문재인 케어의 설계과정에서의 고민과 생각을 일반에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강남 노보텔앰버서더에서 열린 보건행정학회에 참석한 김 전 의원은 종합논평에서 문재인 케어의 설계 핵심을 2가지로 제시했다.


◇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의료서비스 전면 재정비 작업”

하나는 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법으로 정책에 반영된 것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였다.

건강보험을 도입하고 보장성이 확대돼왔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영역이 존재하며 계속 팽창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해 건강보험 보장률이 정체되고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계가 있었던 만큼 비급여를 없애는 방식을 취하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하고, 암 보장에 이어 4대 중증질환으로 보장범위를 넓혔지만 가계 파탄과 고액 의료비 부담을 막을 수 없었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면서 “그간의 건강보험 급여정책과 다르게 문재인 케어가 갖는 성격(특성)”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여러 전문가들이 지적한 급여화의 범위와 한계, 급여화에 따른 의료계 수익감소 등 영향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문제”라면서도 굉장히 많은 연구와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이자 풀기 어려운 사안이었기에 설계 당시 의도와 발표된 정책 간 차이가 일부 존재한다고 토로했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이뤄지는 것은 국민들에게는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지만, 의사들에게는 건강보험 진료만으로 의료기관을 운영해야한다는 것이며 80%를 밑도는 수가보상 수준이 유지될 경우 모두 파산해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결국 전면 급여화는 의료서비스를 전면 재정비하는 것이며 의료행위 등에 대한 가격을 다시 책정해야하는 지지부진한 작업이자, 수많은 이해관계의 충돌과 조율과정이 필요한 문제였기에 구상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급여화 범위와 한계가 설정되는 등의 절충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 “의료전달체계 개편, 극단적 병상공급과잉을 막아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설계과정에서의 두 번째 핵심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고 환자가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김 의원은 “건강보험은 그 자체로는 국민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 건강보험은 의료서비스를 보장해주는 것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산자를 경유해야만 하는 것”이라며 “지금의 상황은 극단적으로 (병상)공급이 과잉되고, 소규모 병원이 난립하는 문제가 있다”고 평했다.

이어 “한국의료의 규모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극단적인 민간중심, 시설 중심이면서도 지역 중심 의료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의료체계를 갖추기 위해 중소병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간 중심의 소규모 개인병원의 난립은 병상을 과잉공급해 입원기간을 늘리고 비급여를 계속해서 만들어나 확산하면서도 높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려운 구조로 중소병원이 병상을 갖추지 않은 의원과 300병상 이상의 2차 병원으로 나뉘는 기능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만성질환 및 경증질환 관리하며 지역사회를 책임지는 의원급 1차 의료기관과 연구와 중증질환을 담당하는 3차 상급종합병원의 기능을 분명히 하고, 300병상 이상 규모의 2차병원을 갖춰 1차와 3차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역할의 완전한 분리가 이뤄져 환자쏠림이나 장비경쟁 등의 문제를 막고, 의료이용 질서를 확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건강보험 본인부담 상한선을 정해 가정파탄을 막고, 조기진단과 치료, 예방이 가능해 치료시점을 놓치는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며, 가계부담을 줄이고자 가입한 사보험으로 인해 발생하는 2차 의료비용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안들이 함께 도입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전면 급여화 설정이 이뤄지면 건강보험의 시스템 개혁부분을 기본적으로 완성되는 것”이라며 “여기에 병원과 의원의 간격을 벌려놓고, (의료기관의 시장) 진입과 퇴출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체계를 설계해 지역보건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총평 말미에 “공약 설계자의 의도가 정부에서 그대로 시행될 수는 없다. 해석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일정부분 변화도 있었다”며 12월에 발표될 세부 정책이행과제와 구상과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첨언했다.

이어 “남는 것은 (의료행위에 대한) 건강보험 지불제도다. 비급여를 두고 지불제도를 변경할 수는 없다”면서 문재인 케어의 실행에 이어 이뤄질 정책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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