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 국내시장 진출 초읽기… 시장 판도 바뀔까

기사승인 2017-11-0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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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 국내시장 진출 초읽기… 시장 판도 바뀔까‘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의 국내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관련업계에서는 스페셜티커피로 대변되는 블루보틀로 인한 스페셜티 시장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 네슬레의 블루보틀 인수… 국내 시장 진출 초읽기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14일 네슬레는 블루보틀의 지분 68%를 약 4억2500만달러에 매입했다. 현재 블루보틀 매장은 미국과 일본을 더해 총 50여개에 불과하며 모두 직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스카페와 네스프레소 등 다양한 유통형태를 가지고 있는 네슬레를 통해 카테고리 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됐다.

관련업계에서는 네슬레가 블루보틀의 지분을 인수함에 따라 네슬레코리아를 통한 국내시장 진출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앞서 네슬레 ‘킷캣’ 론칭 행사에 참여한 어완 뷜프 네슬레코리아 대표가 블루보틀 국내 시장 진출 여부에 대한 질문에 “조만간 있을 커피 관련 행사에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긴 것도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9일 열리는 2017 서울카페쇼 월드커피리더스 포럼에서 브라이언 미한(Bryan Meehan) 블루보틀 CEO 강연이 예정돼있다. 미래 커피 비즈니스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만큼 이날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창업자인 제임스 프리먼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블루보틀은 애플과 마찬가지로 ‘사용자 경험’ 제공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48시간 이내 로스팅한 원두만을 사용하고 직접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만을 판매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들은 “스타벅스가 마이크로소프트라면 블루보틀은 애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스페셜티커피’ 국내시장 확장 물꼬 틀까

블루보틀로 대변되는 스페셜티커피의 확장은 ‘인스턴트 커피’와 ‘대형 체인점 커피’에 이은 ‘제3의 물결’으로 지칭되기도 한다. 스페셜티커피는 단일 원두품종으로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 기준에서 80점 이상을 넘어야만 비로소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실제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6조원 수준인 현재 미국 스페셜티 시장은 2022년 3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체 미국 커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 대형 커피체인점의 득세로 시장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지만 블루보틀을 계기로 스테셜티 시장이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지난해 1월 부임한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CEO 역시 ‘영양, 건강, 웰니스’를 모토로 회사를 변화시키고 있어 ‘커피의 고급화’인 서로의 목적이 부합된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처음 스타벅스가 들어왔을 때 실패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주요 소비층인 2030세대에서 ‘브랜드 문화를 향유한다’는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순식간에 팽창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벅스의) 선례가 있고 미국과 일본에서의 성공사례가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서 스페셜티시장 장악 등 브랜드 경쟁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RTD 시장 진출 전망도

블루보틀의 경우 주문과 동시에 원두를 볶고 직접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제작하기 때문에 한 잔당 1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심시간 등 손님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시간대에 이를 소화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기에 변형이 가능하도록 특수제작된 커피머신 등도 가맹사업 약점으로 거론된다.

따라서 국내진출이 결정되더라도 일본·미국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직영점 위주로 브랜드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인스턴트커피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네슬레가 지분을 확보한 만큼 이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쉐이크쉑’ 버거 역시 국내 소수 직영점만을 운영하는 고급화 전략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면서 “다만 과포화상태라고 여겨지는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에서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캔·병 음료 제품이 있는 만큼 네슬레와의 협업을 통한 RTD(Ready to Drink) 시장 동시 진출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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