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유랑극단', 말라죽은 전통코미디 부활시킬 수 있을까

'심형래 유랑극단', 말라죽은 전통코미디 부활시킬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7-12-04 16: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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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유랑극단', 말라죽은 전통코미디 부활시킬 수 있을까

개그맨 심형래는 영구로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를 풍미했다. 2017년, 파산부터 세금고액체납, 근로기준법 위반까지 다양한 풍파를 겪은 그는 다시 한 번 영구로 대중들 앞에 선다. 심형래는 ‘돌아온 영구’로 재기할 수 있을까.

4일 오후 심형래가 서울 영동대로 우고스에서 '심형래 유랑극단' 제작발표회를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심형래는 “그간 영화 ‘디워 2’를 준비했으나, 사드 이슈 때문에 제작이 연기됐다”며 “전통 코미디 버라이어티를 외부에서 제안받고 나니 최근 사회에 전통과 현대 코미디를 막론하고 웃음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예전에는 제가 (영구로)출연했던 어린이 영화가 방학때마다 유행해 문화를 이끌어왔다”고 자신한 심형래는 “새로 태어나는 마음으로 멋지게 도전해보겠다”고 ‘심형래 유랑극단’을 론칭하는 포부를 밝혔다.

'심형래 유랑극단'은  심형래를 필두로 그동안 설자리를 잃었던 많은 코미디언과 함께 무대에서 전통 코미디를 재현하는 공연이다. 심형래의 대표 콘텐츠인 ‘영구’시리즈를 비롯해 왕년 인기 개그 프로그램인 ‘유머 1번지’에서 선보여왔던 콩트 등을 새롭게 리메이크한다. 1980년대 당시 세대가 기억하는 다양한 코믹극을 선보이면서도 성인가수들도 출연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각오다. 자연스레 타깃 또한 중장년층이며, 소규모 공연을 지향한다. 소도시 각 지역의 문화예술회관이 ‘심형래 유랑극단’의 주 무대다. '변방의 북소리', '동물의 왕국', '심형래 개그쇼', '열녀문', '전통 만담', '노래학당' 등의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되며, 심형래를 위시한 다수의 개그맨들과 가수들, 연주자 및 악단이 함께한다. 심형래는 “나이 드신 분들은 예전에 했던 코믹극이 재밌는데 왜 안 하느냐고 (내게)물으시더라”라며 “(그래서)제가 두 군데서 해 봤는데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며 끝까지 관람해 주셨다. 앞으로 어떤 것이 정말 정통 트로트인지, 전통 코미디인지 알게 되실 것”이라며 자신했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그가 기획했던 영화 ‘디워’ 이후로 너무나 많은 부정적 이슈가 심형래를 따랐기 때문. 2012년 세금 고액 체납자 명단에 오르는가 하면, 2013년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스태프 월급 미지급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결국 심형래는 이후 개인파산을 신청해 170억 원의 빚을 탕감받았다. 그러나 연이은 체납 등에도 불구하고 호화 생활을 한다는 논란에 올라 심형래 본인이 직접 나서 “누나 집에 얹혀 산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디 워 2’도 중국에서 투자를 받았지만 한한령 때문에 제작이 중단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또다시 외부의 투자를 받아 전통 코미디 버라이어티를 제작한다는 것에 관해 의혹의 시선이 짙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 전통코미디 시장은 축소되다 못해 파이가 없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 성공 가능성조차 낮은 것이다.

이에 관해 심형래는 “제가 그간 대중에게 이미지가 안 좋았다”며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제가 가만히 있으면 (쌓인 문제를)해결 못 하지 않나. 그럴 수록 더 재기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안 좋은 인식을 극복하고 체납 문제 등을 해결하고 싶다는 것. 심형래는 “이같은 제 생각에 대해 (대중의)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제가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표했다. 덧붙여 “이럴 때일수록 움츠러들지 말고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심형래는 “현재 동양 최대의 영화 테마파크도 준비 중이다. '심형래 유랑극단'도 거기서 고정적으로 공연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다”고 바람을 표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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