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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알못의면허시험③] 불면허됐다지만…5일만에 취득 가능

도로주행시험 감점 폭 커져 난이도↑

이종혜 기자입력 : 2017.12.08 01:00:00 | 수정 : 2017.12.09 19:28:52

지난달 파주의 한 운전면허학원에 도착했다.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다들 취득한다는 그 흔한 면허증이 없었다. 2종 보통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최단 기간인 5일을 목표로 했다.

올해부터 면허가 따기 어려워져 이른바 불면허가 됐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면허따기가 쉬워지면서 도로 위에 운전미숙으로 인해 증가한 사고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경력 1년 미만인 초보운전자와 7년 이상인 운전자의 사고율을 비교한 결과, 면허시험 간소화 이전에는 초보운전자의 사고율이 1.7배 높았으나 2011년 간소화되고 2015년에는 2.1배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면허시험의 난이도가 올라갔다. 면허시험 규정변경 첫 주 합격률을 보면 2011년~2016년 12월까지 각 단계별 합격률은 학과시험은 85%에서 79.1%, 장내기능시험은 89.6%에서 32.2%, 원래 어려웠던 도로주행시험은 큰 차이는 없지만 합격률이 58.5%에서 56%로 떨어졌다.

사진=이종혜 기자

◇도로에 합류하다… 주행 6시간 교육 

도로주행은 6시간이다. 시험은 A‧B‧C‧D 4개에서 진행되는데 하루에 모두 돌아보는데 2시간씩 소요됐다.

1교시엔 사무실에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각 코스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학과교육과 장내시험에서 했던 모든 내용을 반복해서 다시 되짚어봤다. 수험생들이 이용하는 차선은 2차선이었다. 강사는 “법규상 지정차로제가 있어 1차선에는 속도 빠른 승용차들이 주로 이용하는 차선이고 속도는 40~60㎞을 유지하는 수험생들은 2차선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설명이 끝나고 양 옆에 거울이 화려하게 달린 노란색 엑센트 차량에 올랐다. 강사가 차를 학원에서 5분 거리에 있는 A코스 출발점에 세웠다.

“자, 이제 내려서 오른쪽으로 돌아 타이어 압 체크하면서 운전석으로 오세요.”

강사의 말과 함께 드디어 운전석에 앉았다. 손에서 땀이 계속 났다. 실제 도로를 달리는 첫 경험은 두렵고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5단계를 해내야 한다. 안전벨트를 매고 사이드브레이크를 풀었다. 비상등을 껐다. 주차상태에서 중립(N)으로 바꾸고 양옆 거울을 통해 차가 오는 지 확인해야 한다. D로 변경하고 좌측 방향지시등을 켰다. 핸들은 4분의 1만 틀어 30m만 주행 후, 도로로 진입했다. 20초 내 미출발은 10점 감점이기 때문이다.

드디어 도로에 합류했다. 얼마 가지 않아 우회전코스가 나왔다. 우측 방향지시등을 킨채 핸들을 틀고 잠시 멈췄다. 오른쪽에서 오는 차량, 왼쪽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자전거와 오토바이 등 유무를 확인하고서야 우회전을 할 수 있었다. 도로에서는 좌우, 백미러로 뒤까지 확인해야했다. 미어캣이 따로 없었다.

이어지는 직진코스에서는 평화가 찾아왔다. 그러나 손에는 연신 땀이 차올랐다. 차분히 설명을 해주는 강사의 말이 들렸지만 호응할 여유는 없었다.  

B,C코스에서는 각각 유턴 2회와 유턴 1회, 우회전이 있었다. D코스에는 좌회전 1회였다. 곽모 강사는 “수험생들이 B코스를 가장 까다로워한다. 좌회전 신호에서 바닥에 점선이 없는데다 바로 2차선으로 찾아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유턴이 두 번이다.  3차선에서 한바퀴 4분의 1공식이면 안전하게 유턴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식대로 해봤다.  정확하게 유턴도 성공했고 2차선으로 합류도 성공했다. 각 시험 코스들이 경기 파주 운정 신도시에 위치해 비교적 차 통행량이 많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남은 4시간 교육시간에도 코스 반복이 이어졌다. 도로주행이 좀 익숙해지자 내비게이션의 “좌측 차로를 이용하세요.” “150m앞 좌회전입니다.” 등 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시험은 정해진 시간제한이 없기 때문에 뒤에서 오는 차량을 보내주고 차선 변경을 해도 충분했다.  도로환경과 교통상황에 따른 주행 요령과 방어운전 방법 등 깨알 팁도  배웠다.

도로주행교육을 하면서 가장 헷갈렸던 것은 진로 변경할 때마다 운전자를 보호하는  ‘깜빡이’ 조작이었다. 도로교통법규상 좌우 회전 30m 이전에 켜야 하는데 초보이기에 거리감이 확실히 없었기 때문이다.

사진=이종혜 기자


 
◇도로주행 평가항목 줄었지만 감점 폭 커져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개선 전 52.1%에서 지난해 12월 22일 면허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졌지만 51.8%밖에 안된다. 시험제도 개편 전후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은 도로주행 합격률이 원래 낮기 때문이다.

2종 보통의 점수 커트라인은 70점이다. 도로주행 감점 요인은 출발 전 준비, 운전자세, 출발, 가속 및 속도유지, 통행 구분 등 11개 카테고리에 따라 나눠져 있다. 도로주행시험 평가항목은 87개에서 지난해 57개로 줄었다.

하지만 점수 감점의 폭이 커졌다. 3‧5‧7점 감점에서 지난해부터 5‧7‧10점으로 변경됐다. 주차브레이크 미 해제, 20초 이내 미 출발, 서행위반 시 10점 감점, 급브레이크 사용 시 7점이 감점된다. 3회 이상 출발불능, 급브레이크사용, 급조작‧급출발, 정지선을 침범, 신호위반 하면 바로 실격 처리된다.  또한 도로주행 시험 종료된 후 기어를 주차(P)로 바꾸고 주차 브레이크를 당기고 시동을 끄는 것까지 무사히 완료해야 감점 되지 않는다.
 
드디어 시험이다. 같은 시간에 1종 수동 시험을 두 번째로 치른다는 J모씨(20)는 “도로주행에서 이미 탈락해서 많이 긴장 된다”고 말했다. 앞서 출발한 K모씨도 출발한 지 5분 만에 신호위반으로 실격돼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진=이종혜 기자


도로위에서 시험을 봐야하고 앞서 2명이 신호위반 실격되는 것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니 덩달아 긴장됐다. 코스는 시험 전자시스템에 의해 무작위로 선정된다.

“D코스입니다.” 검정원의 발표와 함께 2종 보통 시험이 시작됐다. 운전좌석에 앉으니 다 외웠던 코스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출발 5단계를 모두 완료하고 차분하게 주행을 시작했다. 신호를 받고 좌회전 한 번이기에 비교적 쉬운 코스였다. ‘천천히’를 외웠지만 막상 시험이 시작되니 속도가 빨라졌다. 60㎞를 넘지 않으려 애썼다. 옆쪽에서 검정원이 점수를 깎아내려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집중했다.

결국 실수를 하고 말았다. 직진하고 3차선에서 2차선으로 들어가 방향지시등을 유지해야 하는데 꺼버린 것이다. 7점 감점이다. 방향지시등이 결국 문제였다.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면서 슬그머니 방향지시등을 켰다. 좌회전은 점선을 따라 무사히 성공했다. 교차로만 지나면 합격이었다. 오른쪽 깜빡이를 켜고 종료지점에 주차했다.


“이종혜씨, 차선 변경할 때 고개 확 틀어야죠. 차 왼쪽으로 치우친 거 알았어요? 마지막에 깜빡이 늦게 킨 것까지 다 감점이예요. 아슬아슬지만 합격입니다”

어쨋든 합격했다. 불면허로 변했다고는 했지만 교육과 시험합격까지 총 5일이 걸렸다. 2011년부터 2016년 12월 22일전까지 합격까지 최단기간인 3일과 별 차이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한 운전을 위해서라면 운전면허 시험이 더 어려워져야 하고 교육시간도 늘어나야한다”며 “독일은 도로교통에 대한 이론수업은 14번이나 거쳐야 학과시험을 치를 수 있고 구술시험도 있고 오답 3개면 탈락”이라며 “주행시험은 12번 이상, 야간주행과 고속도로 포함해 90분간 실제주행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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