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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여배우 A씨, 김기덕 폭행 사건 억울함 호소 “수치심-억울함 속에 4년 방치”

‘뫼비우스’ 여배우 A씨, 김기덕 폭행 사건 억울함 호소

이준범 기자입력 : 2017.12.14 14:27:56 | 수정 : 2017.12.14 18:02:06

사진=박효상 기자


김기덕 감독을 강제추행치상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여배우 A씨가 사건 억울함을 호소했다. 

14일 서울 성지길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안젤라홀에서 김기덕 감독에 대한 검찰의 약식기소 및 불기소 처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여배우 A씨는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지만 모습을 드러내진 않은 채, 장문의 입장을 발표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이날 A씨는 “저는 4년 만에 나타나 고소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 사건은 고소 한 번 하는데 4년이나 걸린 사건이다. 사건 직후 2개월 동안 거의 집 밖에도 못 나갈 정도로 심한 공포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는 최종까지 김기덕 감독님과 의견 조율에 최선을 다했고, 결과적으로 저와의 촬영 중단을 결정한 건 김기덕 감독님”이라며 “저는 무책임하게 촬영장 무단이탈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A씨는 “저는 사건의 후유증으로 배우 일도 접었다”며 “검찰은 다시 한 번만, 한 번만 더, 사건의 증거들을 살펴봐 주셔서 이 억울함을 풀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여배우 A씨는 2013년 개봉한 영화 '뫼비우스' 촬영장에서 뺨을 맞고, 상대 남자 배우의 성기를 잡도록 강요당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며 김기덕 감독을 폭행, 강요, 강체추행치상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이 사건에 대해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폭행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 500만 원에 약식 기소했을 뿐 강요, 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검찰 처분에 대해 항고하기로 결정했다.


<김기덕 폭행 피해 여배우의 입장 전문>

저는 오랜 고민 끝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나왔다.

저는 4년 만에 나타나 고소한 것이 아니다. 이 사건은 고소 한 번 하는데 4년이나 걸린 사건이다.

사건 직후 2개월 동안 거의 집 밖에도 못 나갈 정도로 심한 공포에 시달렸다. 2013년 6월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에 피해를 알렸다. 방문도 했고 변호사도 만났고 심리 상담 치료도 시작했다. 하지만 무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사건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후 영화계 변호사분, 지인 분들을 찾아가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했지만 세계적인 감독을 상대로 고소하는 것이 승산 있겠냐, 화는 나겠지만 그냥 잊으라는 조언이 대부분이었다.

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트라우마란 것은 그렇게 쉽게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행, 성폭력사건뉴스 기사를 접할 때마다 저는 당시의 사건이 떠올라 고통을 겪는다. 심지어 누가 제 앞에서 손만 올려도 저는 당시의 폭행 충격이 떠올라 참을 수 없는 불쾌감에 시달린다.

제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판정을 받은 것은 2017년도로 사건 발생 4년 후다. 이에 강제추행치상으로 고소한 것이 타당하냐 묻는 분들도 계신다.

당시 저는 정신과에 다니면 진료 기록이 평생 남을까 두려워 병원에 가질 못했다. 병증을 겪고 있어도 정신과 질환은 당장 출혈이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치료의 다급성을 요하는 경우가 아니기에 몇 년씩 방치되는 경우가 흔하다. 

저는 지난 4년을 수치심과 억울함 속에서 방치된 채 보냈다. 

녹취파일이 공개되면 아시겠지만 2013년 사건 발생 직후 저는 즉시 김기덕 감독님의 대리인 역할을 해 온 김기덕 필름 관계자 분께 사전협의 없이 강제로 남자 배우의 성기를 잡게 한 것과 폭행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 당시 김기덕 감독님은 "시나리오에 없는 것을 찍은 것에 대해 미안하다, 앞으로 절대 즉석에서 임의로 만들어서 찍지 않겠다", 심지어 대본까지 고쳐주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잠시 뒤 김기덕 필름 관계자는 갑자기 말을 바꿔 "감독님이 저에게 화가 났다. 돈을 조금 줄 테니, 이미 찍은 촬영분만 쓰거나 그것도 싫음 촬영을 접을 수밖에 없다. 둘 중 하나 선택하라고 통보했다.

저는 최종까지 김기덕 감독님과 의견 조율에 최선을 다했고, 결과적으로 저와의 촬영 중단을 결정한 건 김기덕 감독님이다. 

저는 무책임하게 촬영장 무단이탈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기덕 필름 측은 언론에 배포한 공식 보도자료에서 "제가 일방적으로 출연을 포기하고 연락을 끊었다. 3회 차 촬영에서 오전 10시까지 기다려도 제가 오지 않자 피디가 저의 집 근처까지 와, 수차례 현장에 나올 것을 요청을 했지만, 제가 끝내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는 구체적인 거짓말을 했고, 그의 스태프 역시 아시는 바대로 지난 8월 SNS를 통해, 여배우가 잠적했다는 등의 거짓을 유포했다.

녹취파일 마지막 부분, 저는 스태프가 저로 인해 잔금을 못 받을까 걱정 돼 그들이 잔금을 모두 받았는지 확인하는 녹취록까지 있는데 이게 어떻게 제가 잠적한 것입니까.

도대체 세계적인 김기덕 감독님이 무명의 힘없는 배우인 저에게 이렇게까지 하시는 이유가 과연 무엇입니까.

사건이 공론화된 후 저는 많은 악플에 시달렸다. 그중 저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사건을 마지막으로 말씀드리며 호소문을 마치겠다. 한 달 가까이 반복해서 저의 실명과 신상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건 물론이고 언론에 제 신상을 제보하자는 협박에 가까운 댓글을 단 네티즌이 있었다. 

경찰조사가 진행되자 그 네티즌은 제게 연락을 해 왔고, 저는 그분의 신상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분은 저보다 최소 15년 이상 데뷔가 늦은, 후배 영화 배우였다. 

저는 그 분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다. 오히려 그 분은 김기덕 감독님과 인연이 있는 분이었다. 

정말 비참하다. 그들에 비하면 저는 명성도 권력도 아무 힘도 없는, 사회적 약자다. 게다가 저는 사건의 후유증으로 배우 일도 접었다. 같은 여자 연기자로서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제가 영화계의 힘 있는 유명 배우였어도 그런 수모를 제게 줄 수 있는지, 그 여성 배우에게 묻고 싶다. 

또한 저와 함께 촬영현장에서 함께 연기했던 모 배우는 "어떤 분이 촬영하다 나갔다는 얘기만 들었다. 나조차 그 분을 직접 뵌 적이 없다"는. 왜 굳이 이런 거짓 인터뷰를 할 수밖에 없는지. 저는 그 개인을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저는 이 분들과 원한 관계에 있지 않다. 아니 개인적으론 알지도 못하는 분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거짓말하며 이렇게까지 제게 가혹한 짓을 하는지 저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검찰은 다시 한 번만, 한 번만 더, 사건의 증거들을 살펴봐 주셔서 이 억울함을 풀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이상입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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