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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흔들리는 노후생활, 부실한 문재인 ‘실버’케어

흔들리는 노후생활, 부실한 문재인 ‘골드’케어

오준엽 기자입력 : 2018.01.29 09:03:08 | 수정 : 2018.02.14 10:24:07

쿠키뉴스DB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포용적 복지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올해에는 국민들의 “이것이 삶이냐”는 한탄에 응답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박 장관은 “계층과 지역 등을 배제하지 않고, 누구나 경제성장의 과실과 복지서비스를 골고루 누리며, 개개인이 가치를 인정받는 포용적 복지국가로 나아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보건복지 정책을 세심히 추진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같은 다짐대로 세심하게 정책과 제도를 정비하고 수립하기 때문인지 각종 종합계획이나 개괄적 설계조차 당초 계획보다 1~2달 이상씩 늦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노인들의 편안한 노후와 삶의 질을 지원해줄 노인 장기요양 종합계획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본인부담 경감대상 확대 등 장기요양보험의 보장성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으며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향후 5년간의 장기요양보험제도 운영계획을 담아 12월 중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월이 끝나가는 오늘까지 발표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왜 늦어질까. 무엇이 문제일까.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장에서의 반대가 큰데다 종합계획 또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못하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장기요양보험의 문제를 짚어보고 향후 ‘노인이 행복한 삶’이 이뤄질 수 있는 길에 대해 들어봤다.

◇ 씁쓸한 노후의 단면과 노노케어(老老CARE)

1960년,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72만6450명으로 전체인구 대비 2.9%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7년 노인인구는 그 10배에 달하는 707만5518명으로 전체인구의 13.8%를 넘어서며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문제는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2049년 노인인구가 1882만명에 이르고, 2058년이면 인구의 40%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구성된 기형적 연령분포를 가진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더 심각한 점은 2015년 당시 65세 초과 노인빈곤율이 42.7%로 OECD 회원국 중 독보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2030년이면 세계 최장수국가가 될 것이라는 분석과 건강수명이 기대수명보다 평균 10년가량 짧을 것이라는 분석이 함께한다는 것이다.

다수의 노인인구가 가난하고 병약하지만 오래 살아간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이들을 옆에서 돌보거나, 경제적·사회적 뒷받침을 할 젊은 세대는 점차 줄어들어 이 같은 현상을 해소하기가 점차 어려워질 전망이다. 

그 때문인지 2015년을 기점으로 지방자치단체은 일본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프로그램인 ‘노노개호’를 본딴 ‘노노케어’를 구상하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등 운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인 일자리 창출이자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구현이라는 보기 좋은 슬로건을 내걸고 60~70대 홀몸 어르신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돌보고, 활동이 가능한 어르신들이 거동이 불편하거나 고령인 어르신들을 돌보는 세태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요양시설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이 어르신들을 돌볼 수 있는 상황이 안되니 어쩔 수 없이 노인이 노인을 돌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게 좋은 현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젊은 사람 혹은 전문가들에 의한 돌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DB

◇ 소통 않고 ‘이상’만 쫓는 정부의 ‘답정너’식 태도

그럼에도 정부는 먼 이야기라며 뒷짐만 지는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내놓은 노인 복지·의료 대책조차 구멍이 숭숭 뚫려 큼직한 사각지대들이 군데군데 드러나 허술한데다 탁상머리에서 이상향만 쫒아 나온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실제 지금까지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혹은 언급한 노인보건정책은 크게 ‘치매국가책임제’와 ‘장기요양보험 보장성강화 정책’, 그리고 조만간 발표될 ‘제2차 장기요양 기본계획’이다. 

먼저 치매국가책임제는 치매관련 장기요양 등급을 부여하고 치매안심센터, 치매전문요양시설 등을 확충해 일상에서의 돌봄을 강화하고, 치매 요양비용 및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보장범위 확대 및 본인부담금 경감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지난 11월에는 치매를 포함해 장기요양 본인부담 경감대상을 중위소득 50% 이하에서 중위소득 100%까지 확대하고, ‘인지지원등급’을 신설해 치매국가책임제에서 담보한 경증치매환자의 장기요양보험 지원을 현실화했다. 

여기에 “미래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본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말까지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제2차 장기요양 기본계획이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기본계획은 ‘존엄한 노후 보장을 위한 좋은 돌봄사회’라는 비전 아래 ▶재가중심체계 개편 ▶국민만족서비스 확대 ▶의료-요양-복지 간 연계 강화 ▶재정지속가능성 확보라는 4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4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5대 과제로 ▶보장성 확대 및 이용지원 개편 ▶재가급여 강화 ▶기관 및 인력 공급체계 재정비 ▶재정적 지속가능성 확보 ▶의료-요양-복지 간 연계체계 구축을 세우고 17가지 세부실행계획을 바탕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문제는 일련의 과정에서 요양기관이나 병원을 운영하거나 종사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확인결과 지난 11월 27일,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차 장기요양 기본계획 수립연구 결과 발표 당시에도 “학자들 중심의 계획”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후 복지부와 보사연은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했지만, 직접 현장 관계자들을 만나거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지지는 않았다. 한국노인복지중앙회나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관계자들 모두 기본계획이 어떻게 수립되고 있는지 상황을 알지 못하며 의견수렴과정조차 없었다며 결과를 기자에게 되묻기까지 했다.

사진=연합뉴스


◇ “살려 달라” 소리치는 장기요양 종사자들

문제는 또 있다. 당장 장기요양보험 재정이 고갈되고 있다. 

실제 2012년 5593억원이던 흑자가 점차 줄어들어 2016년 43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17년에는 4000억원 가량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장기요양위원회는 7년간 유지해온 장기요양보험료율을 6.55%에서 2018년도 건강보험료액의 7.38%로 0.83%p 인상했다.

하지만 요양시설이나 기관 관계자들은 장기요양보험료율 0.83%p 증가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한다. 당장 적자를 메워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들기는커녕 늘어나는 보장이나 노인인구에 대한 서비스 제공조차 힘든 규모라는 지적이다.

한 요양시설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급증함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더욱 심화됐다. 식재료를 비롯해 부대비용 또한 증가했다. 하지만 포괄수가로 묶여 있는 요양관련 수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 일선 기관들의 운영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정수가와 수가구조의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회계기준의 변화로 인해 적정이윤을 남겨 부채비율을 낮추거나, 시설 및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는 재투자가 이뤄지는 것을 막아 감염관리를 비롯해 요양서비스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한탄도 이어졌다.

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한 목사는 “순진하게 어르신들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간다운 삶, 행복한 노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시설을 운영한다면 적자를 감당할 길이 없어진다”며 “자원봉사와 기부에 의존하는 제도는 시급히 개선해야한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심지어 보사연은 2016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운영성과 평가 및 제도 모형 재설계 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에서 “수급자의 적용범위는 변함이 없고, 요양점수만 하향조정해 대상자 수만 확대시켰다”면서 “현행 제도 틀을 전환하지 않으면 수급자 맞춤형의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내리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소통 문제에 대해 “여러 방식을 통해 장기요양위원회 등에서 소통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일련의 지적을 수용해 2차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있다”면서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제도가 설계되기는 어려운 만큼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는 뜻을 함께 전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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