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총감독인 송승환 감독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올림픽을 앞두고 사퇴한 정구호 감독도 재조명됐다.
정 감독은 올림픽 개·폐회식 연출 감독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임금체불, 위원회와의 갈등 등으로 올림픽을 17개월 앞둔 2016년 8월30일 돌연 사의를 표했다.
한편으론 송승환 감독과 연출 방식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사퇴로 이어졌단 시각도 있다. 송승환 총 감독은 남녀노소가 볼 수 있는 행사를 원한 반면, 정 부사장은 한국 전통의 미와 예술적 깊이를 원했단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시 SBS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송 총감독이 원래 1년 반 전에 정 감독을 미술감독으로 쓰려고 했는데 정 감독이 이를 거부해 무산됐다. 두 사람의 콘셉트가 기본적으로 달랐다”고 보도했다.
2016년 8월3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 감독은 “2월부터 평창 일을 해왔는데 6개월간 돈 한 푼 받지 못했다”며 계약을 차일피일 미루는 건 나가라는 얘기”라고 분노했다.
사퇴한 정 감독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쓰지 말고 연출진 명단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공식 요청했지만 조직위 측은 이미 공연 아이디어의 80% 정도가 정 감독의 것이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실제로 9일 열린 개회식은 전체적인 색감과 분위기가 정 감독의 기존 작품과 흡사했다.
한 네티즌은 “정 감독의 작품은 구성력과 색감이 차마 말로 표현 못한다. 이분이 개막식을 연출했다면 어땠을까”라며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