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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7초 앞당기겠다"던 조기경보…재난 문자 또 늑장 대응

"7초 앞당기겠다"던 조기경보…재난 문자 또 늑장 대응

민수미 기자입력 : 2018.02.12 15:33:19 | 수정 : 2018.02.12 15:33:23

‘흔들흔들’

 11일 오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경북 경주로 출장을 간 쿡기자의 숙소가 흔들렸습니다. 지진이었습니다. 깊게 잠들었음에도 단번에 정신이 들 만큼 위협적인 움직임이었는데요. 그간 ‘포항 지진’으로 인해 서울에서 느꼈던 진동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공포’라는 단어라면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을까요.

 지진은 정확히 5시3분,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5㎞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규모는 4.6, 진앙은 북위 36.08도, 동경 129.33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9㎞입니다. 지난해 11월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진입니다. 포항 본진 이후 최대 규모죠. 경기에서도 움직임이 감지될 정도였습니다. 포항 지역 시민들의 신고가 빗발쳤습니다. 

 문제는 지진 발생 이후에도 계속됐습니다. 긴급 재난 문자가 늑장 발송된 겁니다. 긴급 재난 문자는 지진 발생 약 7분 후인 5시10분쯤 전송됐습니다. 혼비백산한 시민들은 재난 문자가 오지 않자 SNS 등을 이용, 지진 여부를 확인했는데요. 이들은 “지진이 맞냐” “불안해서 못 있겠다” “왜 재난 문자가 오지 않느냐” “강진이었으면 벌써 상황 끝났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서울종합방재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를 기준으로 들어온 지진 관련 신고는 4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대부분 진동을 감지했거나, 관련 뉴스를 보고 지진이 맞는지 확인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긴급 재난 문자 발신 지연 이유는 방화벽 때문으로 밝혀졌습니다. 재난 문자 발송 시스템상에서 방화벽이 작동해 문자 발신을 차단한 것입니다. 행정안전부는 “기상청 지진통보시스템과 행안부의 문자송출서비스(CBS)를 자동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방화벽이 작동해 문자가 자동으로 발송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연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상황실 모니터링 요원이 재난 문자가 발송되지 않은 사실을 파악하고, 수동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약 7분간의 시간이 소요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잠깐, 지난해 9월12일 발생했던 경주 지진을 살펴볼까요. 당시 5.8 규모의 지진이 일었지만, 긴급 재난 문자는 9분 뒤에야 발송됐습니다. 이미 지진 피해를 입은 뒤 문자를 받은 국민의 분노가 쏟아졌습니다. 정부는 이후 늑장 대응의 원인으로 꼽힌 복잡한 문자 발송 체계를 정비했지만, 같은 실수가 반복된 것입니다.

 지난달 25일 기상청은 지진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진 관측·분석·전파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2018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진 자동분석 알고리즘 개선과 관측망 확충을 통해 조기경보 발령 시간을 7초 앞당기겠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정작 지진이 발생한 이후 기상청의 대응은 과거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긴급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인력으로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재해 발생 이후는 다릅니다. 또 한 번 국민의 불신을 산 지진 대응. 더 꼼꼼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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