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국인 70% 이용하는 공항철도 트래블센터, 비결 있죠"

정용희 공항철도 마케팅 팀장

기사승인 2018-02-27 09: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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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철도 트래블센터 만든 정용희 공항철도 마케팅 팀장

처음엔 여행업계도 냉담했죠…지난해부터 실적도 좋아지고 반응 커지기 시작 

수화물 배송서비스, 랩핑 서비스, 코트룸 서비스 '인기'

이제는 서울시, 관광공사와 협업…유명 호텔에서도 먼저 연락 오기도  

온라인 결제 플랫폼 구축이 목표.올해 온라인 원년으로 삼을 것

외국인으로서 한 낯선 도시의 공항에 발을 디뎠을 때 가장 먼저 이 도시에 대해서 물어볼 곳은 어디일까. 그 공항 내에 있는 안내 센터일 수밖에 없다. 정용희 공항철도 마케팅팀장(46)은 이런 니즈를 재빠르게 알아차렸다. 

정 팀장은 단체관광객에서 개별관광객으로 흐르는 관광의 변화 흐름을 읽고, 2013년 인천공항에 개설한 트래블센터를 세웠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필요한 다양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이 필요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런 작전은 주효했다. 일평균 100명이 왔다갈 만큼 외국인의 안내 센터로 자리잡은 것이다. 거점은 6개소로 늘어났다.

사업 추진에는 쉽지 않고 우여곡절도 있었다. 여행업계는 단체관광에 익숙해 있었고, 공항철도 이용객도 적은 상황에서 시행한 탓에 적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 팀장은 외국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계속해서 고민했고, 지난해 흑자 전환하면서 사업성을 입증해냈다. 

정 팀장은 올해가 매우 중요한 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원스톱으로 서비스가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발휘해 앞으로 외국인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하고 싶다는 그는 인터뷰 중 이 대목에서 가장 눈을 반짝였다. 

 다음은 정 팀장과의 일문일답. 

- 공항철도 트래블센터에 대해 설명해달라. 

공항철도는 인천공항에서 서울 도심까지 연결하는 철도이다. 총 13개 역이다. 다른 수도권 전철과 좀 다른 것이 공항을 연계하는 철도의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심 기능만 있는 일반 철도와 달리 여행업계와 제휴를 하고 협업할 수 있는 공항 연계 기능이 있다. 공항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관문이어서 외국인 관광객 상대로 해서 특별한 서비스가 필요했다. 그리고 여행 시장이 종전 단체여행 위주에서 개별여행객 위주로 판도가 바뀌고 있었고 우리가 2013년에 인천공항 트래블센터를 최초로 개설했었다. 비율로 보면 외국인 비중이 70% 되고, 내국인 비중이 나머지로 내국인은 겨울에 특히 몰린다.

- 공항철도 트래블센터 오픈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

여행업계가 종전에는 단체여행객들 유치로 식당이나 쇼핑에서 수수료를 받는다든지 그런 취약한 구조에 매달리고 있었다. 앞으로 개별 여행객으로 바뀌는 시점이 분명히 올 거라고 생각을 했고, 개별 여행객들 맞춤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 건 저희가 최초였다. 2013년에 시장조사를 많이 했었고 여행업계에도 의사타진을 했지만 여행업계는 비관적이었다. 왜냐하면 여행업계는 실제적으로 단체여행이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었고, 개별여행객 위주로 시장이 바뀌는 것은 좀 더 먼 미래라고 생각을 했었다. 우리가 2013년 12월에 인천공항역 트래블센터를 처음 시작을 했을 때 우리가 너무 빠르지 않을까 했다. 실제로 빨랐다. 처음에는 이용객도 적어 2016년까지는 적자가 계속 누적되는 것이었다. 그러다 작년부터, 2017년부터 저희가 사업성이 굉장히 개선됐다. 

- 지난해부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사업성 개선의 비결은. 

많은 실험을 했었다. 과연 외국인 관광객들이 원하는 게 뭘까. 그리고 우리 내국인들도 원하는 게 뭘까. 그래서 인터내셔널 택시와 결합하는 것도 해보고, 외국에서 오시는 분들 환영해주는 컨시어지 서비스도 해보고 했는데 수익성과는 전혀 무관했다. 그러다 저희가 재작년부터 도입을 했던 게 외국인들에게 수화물 배송이라든지, 내국인들에게 외투 보관이라든지 하는 서비스다. 수화물배송은 여러 업체들이 많이 있지만 저희 같은 경우는 열차에 실어서 다니기 때문에 좀 더 빠른 시간에, 더 저렴하게 할 수 있다. 다른 수화물 업체의 경우 트럭이나 봉고로 옮기다 보니 짐이 적어도 옮겨야 해서 가격 경쟁력이 안 된다. 그렇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이렇게 하다 보니까 인천공항 트래블센터만으로는 안 됐다. 이 수화물이 옮겨지는 데마다 옮길 수 있고, 또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가는 거점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2013년에 시작해서 2016년 6월 1일에 서울역 트래블센터를 열었고, 그리고 인천공항 트래블스토어, 그리고 작년에 홍대, 올해 1월 1일에 김포공항 트래블센터까지 6개소를 다 완비했다. 공항에서 들어오면서 서울역까지 모든 거점마다 저희가 오프라인 거점을 만든 것이다.

- 개발한 주요 서비스를 소개한다면. 

크게 세 가지로 수화물 배송 서비스와 수화물 랩핑 서비스, 코트룸 서비스가 있다. 먼저 수화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짐을 인천공항에 오자마자 짐을 보내버리고, 관광 후 저녁에 숙소에 들어가면 짐이 안전하게 호텔에 가 있다. 체크아웃은 아침에 하게 되는데, 홈페이지 예약을 하면 차가 가서 호텔 짐을 싣고 인천공항에 실어 준다. 그러면 또 관광하다가 또 저녁 비행기로 갈 수도 있다. 외국인들에게 이 수화물배송 서비스가 가장 인기가 많다. 서울역점은 지금 하루에 100건 이상이 넘어가고 있다. 엊그제 같은 경우 240건까지 있었다. 

서울역이 수화물 보관에 대한 인기가 높은 이유는 지방에 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짐을 맡겨놓고 전주나 강릉 등을 다녀오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굉장히 많다. 화물 래핑의 경우에는 평균 하루 10명 정도 하고 계신다. 외국에는 많이 보편화된 서비스인데 우리나라는 몇 번 시도를 하다가 많이 안 됐더라. 우리나라에서는 시행이 잘 안 되다가 저희가 작년에 최초로 했었다. 특히 고가의 물품을 갖고 가는 외국인들에게는 필요한 서비스다. 

- 코트룸 같은 서비스는 내국인들에게 인기라고 들었다.

코트룸 같은 경우는 언론보도에도 많이 나왔다. 대한항공은 5일까지 코트를 무료로 받아주고 한진택배에서 다 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인천공항에 있는 세탁소에서 대행을 해 주고 있다. 그런데 제주항공과 LCC등은 그런 서비스를 할 만한 장소가 없고, 인천공항이 워낙 임대료가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했다. 우리가 LCC에 제안을 했고 우리가 최대한 공간을 만들어서 우리가 해볼 테니 고객들에게 알려달라고 했다. 원래는 1만4000원인데 항공사들에게는 9000원에 제공을 하기로 했다. 2016년 12월에 한 달 동안 이용객이 250명 정도였는데 바로 얼마 전인 21일에는 하루 200명을 돌파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그동안 열심히 한 결실이라고 믿고 있다. 작년부터 수익성이 흑자로 돌아서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 트래블센터 매니저들은 외국어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건가. 

통상적으로 2개 국어는 할 줄 아는 재원들을 뽑고 있다. 현장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3개 국어는 한다. 비슷한 질문들을 하고 하기 때문에 그렇다. 지금은 공식적으로 6개소에 19명이 있는데 여행 성수기의 경우 인원을 더 투입하고 있다. 봄 가을에 외국인들이 많이 들어오고 겨울 같은 경우 내국인들이 나가면서 외투 서비스를 많이 받는다. 외국인이 70% 이상이어서 거의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다. 내국인은 겨울에만 집중된다. 주로 하는 언어는 영어에서 일본어, 중국어 등인데 입국하는 국적 비율상 3개국어에 집중돼 있다. 

만약에 몽골 분들 등 영어를 전혀 못 하시는 경우에는 BBB코리아 서비스를 이용한다. 외국어를 통역해주는 자원봉사 단체인데 자기가 외국어 자원봉사를 하면 등록을 해 놓으면 전화가 오게 되면 통역을 해 주는 것이다. 협회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 러시아나 몽골 등 특수어가 필요한 경우 보완해서 운영한다. 

[인터뷰]

-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특수는 없었나. 

코레일에서 내놓은 평창 코레일패스를 트래블센터에서 교환해주고 기프트팩도 드리는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에 오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트래블센터에 총 2400명이 예약됐었다. 코레일패스는 코레일에서 팔았지만, 트래블센터는 오신 분들에게 안내를 해 드렸다. 평창 코레일패스가 아니더라도 외국에서 오시는 선수단이나 관광객들이 공항철도를 이용하신다면 저희 트래블센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공항철도 오셔서 철도는 어떻게 이용하는지, 대중교통은 어떻게 이용하는지 그분들에 대한 안내가 하루에 100건 가까이 된다. 코레일패스는 저희에게 돈이 되지는 않지만 서울로 들어가시는 분들에게 어디가 재미있는지, 홍대 가이드북도 제공하고 그렇다. 트래블센터 본연의 기능은 여행 서비스다. 수익성은 그 다음에 따라가야 된다. 

- 최근에 외부에서도 인정을 해주는 등 성과가 있다고 들었다.

서비스가 확대되다 보니 서울시나 관광공사 등에서도 저희를 찾게 된다. 서울시도 서울 관광을 홍보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서울관광 홍보를 위해 외국으로 가면 저희도 외국으로 같이 나간다. 여행박람회 같은 곳에 일본 중국 대만 같은 곳에 1년에 3번 이상은 나가고 있다. 물론 B2C 홍보도 하지만 제휴 네트워크를 발굴하기 위해서도 갔다. 그러다 보니 한국방문위원회나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저희가 반드시 들어가고 있다. 

또 오는 2월 28일 정도에 론칭이 될 것 같은데 5성급 고급호텔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저희 서비스를 숙박객들에게 일일이 소개를 해주겠다고 제안이 왔다. 더 플라자 호텔에서 자신들의 프리미엄 서비스로 프론트에 맡기면 짐이 바로 인천공항에 갈 수 있도록 하는 수화물 배송 서비스를 안내해 주겠다는 거다. 이런 고급 호텔에는 처음으로 우리 서비스가 소개되었다. 더 플라자 호텔이 시작한다고 하니까 다른 호텔에서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 앞으로 온라인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트래블센터를 시작할 때 세 가지 개념을 갖고 있었다. 첫 번째는 컨시어지(concierge). 사람을 맞이할 수 있는 오프라인 거점을 말하는 것이다. 두 번째 트랜스포테이션(transfortation). 저희가 공항철도를 갖고 있고 교통망을 연결하고 있다. 세 번째 스마트온라인(smart online)이다. 그런 개념을 갖고 갔다. 이제 첫 번째 두 번째는 다 만들었다. 올해부터 하고자 하는 건 온라인이다. 이 세 개가 완비되면 그 다음에는 더 확실한 도약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온라인이 되어야지만 트래블센터가 대행서비스도 하고, 수익 창출도 하고, 공항철도 수송인원을 늘려야 하는 대명제에도 부합할 것이다. 

-자체 결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가.

그렇다. 지금은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트래블센터를 이용하라고 홍보만 할 수 있었지만 결제시스템이 완비가 되면 해외에서도 직접 상품을 팔 수가 있다. 지금까지는 트래블센터에서 외국인들이 직통열차 승차권 사러 왔는데요, 하면 수화물 서비스를 안내해 드리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수화물 서비스에 직통패스를 이용하거나, 포켓와이파이를 빌리고 승차권을 이용하면 더 할인을 해 주는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즉 상품을 개발해 이 플랫폼에 심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숙박과 다른 관광상품들도 외국인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다. 앞으로는 수화물도 맡기고, 외투도 맡기고, 보관도 하고, 심카드와 포켓와이파이 서비스도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빈손으로 호텔도 예약을 안 하고 와도 된다. 올해가 트래블센터의 도약 원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흑자로 전환하고 첫 번째 도약이었다. 올해는 온라인을 완비함으로써 두 번째 도약을 할 것이다.  

<정용희 팀장 약력>

1971년생 / 영남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 2006년 공항철도 입사 /2012년 상품개발팀장/ 2013년~현재 마케팅팀장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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