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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권력형 성폭력 범죄 최대 징역 10년으로 높인다…공소시효도 연장

정부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발표

송병기 기자입력 : 2018.03.08 11:04:47 | 수정 : 2018.03.08 11:08:27

사진=연합뉴스

피해자 보호와 구제·2차 피해 예방 위한 관련법 개정 추진 등 강력학 대책 추진

검찰 내 성추행 사건 폭로로 촉발된 한국사회 전반의 미투 운동(Me Too Movement) 확산과 관련 정부가 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를 차단하고 가해자에 대한 엄중 처벌 등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앞으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폭력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최대 10년까지로 상향하고, 이에 따라 공소시효가 연장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한 피해자의 진술을 어렵게 할 수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무고죄를 이용해 가해자에게 협박을 하는 경우 무료법률지원을 강화하고, 피해자·신고자에 대한 체계적 신변보호에 나선다.

이와 관련 정부는 ‘미투 운동’이 가장 활발한 문화예술계에 ‘특별조사단’과 ‘특별신고·상담센터’를 설치해 정확한 실태 파악에 나선다. 또 문화예술인의 피해방지와 구제를 위한 법률 제·개정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여성가족부는 8일 오전 12개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 협의회’(위원장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1차 회의를 열고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성희롱·성폭력 근절 범정부 협의체 구성

우선 정부는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한 후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은 그동안 현장과 민간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요 관계부처 장관들까지 직접 만나 논의를 진행해 마련됐다. 정부는 피해자들의 2차 피해 방지와 신변보호를 위해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이고 즉각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강화하는 데 대책의 초점을 맞췄다.

또한 고용이나 업무관계, 사제(師弟)·도제(徒弟) 관계, 그 외 비사업장 기반의 일방적 권력관계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 문화예술계와 보건의료계 등 민간부문 전반의 성희롱·성폭력을 뿌리 뽑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대해 정현백 장관은 “미투 운동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장 오래된 적폐인 성별 권력구조와 성차별 문제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마침내 터져 나온 것으로, 이제는 미투 운동을 넘어 사회구조적 변화를 위한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할 중요한 지점에 서 있다”며 “정부는 이번 대책을 포함해 그동안 관계부처가 머리를 맞대 마련한 일련의 대책들을 범정부 협의체를 중심으로 종합화·체계화하고, (대책을) 이행점검하고 보완해 나감으로써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장, 문화예술계, 보건의료계 등 부문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세부 내용 무엇 담겼나?

정부의 이날 대책에는 미투 운동이 가장 활발한 문화예술계와 그동안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보건의료계에 대한 분야별 추진 방안이 담겼다. 또한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한 직장 내에서의 성희롱과 성폭력 대책도 포함됐다.

문화예술계 분야의 경우 성희롱·성폭력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와 문체부, 민간전문가 등 10인 내외로 구성된 특별조사단이 구성되고, 피해자 이원을 위한 특별 신고·상담센터도 설치된다. 정부는 특별 조사와 신고·대응을 위해 향후 100일 동안 조사단과 센터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특별조사단은 △사건조사 및 실태조사를 통한 피해자 구제 및 문제점 파악 △가해자 수사 의뢰 △특별 신고·상담센터와 연계한 2차 피해 방지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특별 신고·상담센터는 피해자 상담부터 신고와 민형사 소송 지원, 치유회복프로그램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접수된 피해 사례는 경찰이나 특별조사단과 연계해 고소·고발을 진행하고, 관련 기관은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 및 가해자 징계 등의 조치를 요청하도록 했다.

정부는 문화예술계 특수성을 반영한 피해자 지원조치도 강화하기로 했다. 예술치료 등 피해자의 특수성을 반영한 심리치료와 치유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문화예술 업계 특수성을 이해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해 성폭력과 가정폭력 피해자 상담과 심리치료 등을 제공하는 해바라기센터에 배치하기로 했다.

또한 피해자 지원기관의 상담인력, 해바라기센터 상주 경찰 등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관련 교육을 진행해 특수성을 고려한 피해자 지원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극 등 예술인이 주로 활동하는 곳의 해바라기센터와 관련 단체 연계를 강화해 예술인 피해자를 중점 지원한다.

이외에도 정부는 문화예술, 대중문화, 체육 등 분야별 특성을 반영한 ‘성폭력·성희롱 사건대응 지침(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배포한다.

특히 정부는 성희롱·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조치도 시행한다. 문화예술계에서 성폭력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대상자에게는 보조금 등 공적 지원에서 배제되도록 상반기 중 문화체육관광부 국고보조금 지침을 개정하기로 했으며, 국립문화예술기관과 단체의 임직원 채용과 징계규정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소관 단체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직적 방임 또는 조력, 사건 은폐, 2차 피해 등이 파악되면 관련 행정감사를 실시하고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표준계약서에 성폭력 관련 조항을 명문화하고,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단체의 윤리강령 제·개정도 권고한다.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도 실시된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함께 문화예술, 영화계, 출판, 대중문화산업(음악, 만화, 이야기산업, 패션산업 등) 및 체육 등 5개 분야를 대상으로 하며, 심층 인터뷰 과정에서 나타난 피해사례는 특별조사단과 연계해 신고 및 피해자 지원 절차를 진행한다.

관련 법 개정도 추진된다. 문체부는 현장 예술인, 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해 예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 침해행위 구제 등을 위한 가칭 ‘예술가의 권익보장에 관한 법률’이나 개별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분야의 경우 지난해 설치된 대한의사협회 신고센터와 대한간호사협회 인권센터를 통해 의사 선후배간, 의사와 간호사간 성의롱·성폭력 신고접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의료인의 성폭력 대응 및 피해자 2차 피해 방지, 수사기관 및 성폭력 피해상담소 등의 연계 제도 활용 등을 반영한 대응매뉴얼을 제작해 보급하고, 의료인 양성과 보수교육에 성폭력 예방 교육을 추가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 안으로 전공의법을 개정해 수련병원의 전공의 성폭력 예방 및 대응 의무규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의무규정에는 가해자 고발, 가해-피해자 분리, 징계위원회 개최, 수련환경평가위 보고 절차 등이 담긴다. 이를 통해 진료 관련 성범죄 외 의료인 간 성폭력에 대해서도 금지와 처벌 규정을 마련해 제재를 강화한다.

전공의 수련환경평가 등을 통해 전공의 대상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직적 은폐, 2차 피해 등 부적절한 대응이 확인되면 해당 의료기관에 과태료, 의료질 평가지원금 감액 등 강력한 제재 조치도 시행한다. 특히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 및 대응 등을 의료기관 평가 지표로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직장에서의 신고·감독 및 권리구제 강화…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에 적극 나서

직장에서의 성희롱·성폭력 발생과 관련 고용노동부는 8일부터 누리집(홈페이지)에 직장 내 성희롱 익명 신고시스템을 개설해 운영한다. 정부는 익명 신고만으로도 행정지도에 착수해 피해자 신분노출 없이 소속 사업장에 대한 예방차원의 지도 감독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부는 사건 자체가 은폐되거나 피해자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고 경영자(CEO) 직보 시스템을 확산하고, 고용평등상담실의 전문인력을 통해 성희롱 심층상담 지원과 근로감독과의 연계를 강화한다.

또한 정부는 올해 47명의 남녀고용평등 업무 전담 근로감독관을 배치해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집중 감독하고, 외국인 여성노동자의 성희롱 피해 예방을 위해 외국인 고용 사업장을 대상으로 집중점검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고용부는 사업주의 성희롱 행위,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징계 미조치 등 일부 행위에 대해서는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형사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과 법인 대표 이사가 직장 내 성희롱의 직접 가해자가 된 경우에는 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직장 내 예방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강사 자격기준을 고용노동부가 승인한 ‘성희롱 예방교육 강사 양성과정’을 이수한 자로 자격을 제한한다.

정부는 특히 이번 대책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밀착 보호하고 회복 지원을 강화하는 등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와 관련 피해자의 진술을 어렵게 할 수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무고죄를 이용한 가해자의 협박, 손해배상 등에 대한 민·형사상 무료법률 지원을 강화한다. 상담과정에서 피해자 해고, 불이익 처분 등 2차 피해 확인 시 해바라기센터 연계를 통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처분에 대한 규정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미성년자 성폭력피해자의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 시효를 성인이 될 때까지 정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수사 과정에서의 2차 피해 방지와 피해자 보호도 강화한다. 정부는 수사과정 전반의 피해자 접촉은 원칙적으로 여성경찰관이 전담하고 피해자 신분 노출 방지를 위해 가명조서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팀장,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장 등 915명을 미투피해자 보호관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수사가 끝날 때까지 책임지고 상담·의료·심리치료와 법률지원 등 피해자 사후지원을 하도록 했다.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의 소송 등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피해사실을 공개할 수 있도록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경우 수사과정에서 위법성의 조각사유(형법 310조)를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온라인상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사이버수사 등 엄정 대응한다.

이와 함께 경찰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 보복은 가중 처벌된다는 사실을 강력히 경고하고, 보호시설 연계와 임시숙소 제공, 위치추적장치, 주거지 순찰 강화 등 피해자·신고자에 대한 체계적 신변보호도 추진한다.

특히 경찰은 각종 기관 신고센터 등과 정보를 공유해 신고망을 확대하고, 경찰청과 지방경찰청 206명의  전담 모니터링팀을 운영해 피해사실 공개 사건에 대한 내사와 수사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할한다. 성폭력범죄가 반복적·계속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사안의 전모를 규명하여 구속 등 엄정 수사하고, 권력관계를 바탕으로 한 성폭력범죄에 대한 조직적인 방조행위 등에 대하여도 범죄 성립 여부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성희롱·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기준도 강화된다. 정부는 업무상 위계, 위력 간음죄의 법정형을 징역 10년 이하, 벌금 5000만원 이하로, 추행죄의 법정형을 징역 3년 이하, 벌금 2000만원 이하로 각각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행 법에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징역 5년 이하, 벌금 1500만원 이하, 추행 징역 2년 이하, 벌금 500만원 이하다.

특히 법정형을 상향하는 경우 공소시효도 업무상 위계·위력 간음죄의 경우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업무상 위계·위력 추행죄의 경우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각각 연장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형법’ 등 관련 법률 10개를 제·개정하고, 행정적 조치는 조속히 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피해자 지원 및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예산도 확충하기로 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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