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통신장애 사태…어떤 영향 미칠까

기사승인 2018-04-1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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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통신장애 사태…어떤 영향 미칠까SK텔레콤이 자사 통신장애와 관련해 일괄 보상을 결정했지만 고객 반응은 싸늘하다. 5G 선도기업이 되겠다는 SK텔레콤의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6일 서울과 경기·충청·경상도 등에서 발생한 통신장애와 관련해 고객들이 납부하는 월 통신비의 이틀 치를 보상하기로 했다. 피해를 본 고객들은 각자 가입한 월 요금제에 따라 600~7300원의 보상을 받게 된다. 보상액 산정 시 선택약정 할인액은 반영되지 않는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번 통신 장애는 LTE HD(고음질)용 음성통화 장비에 오류가 생기면서 발생했다. 용량이 큰 음성통화 신호가 3G망으로 몰리며 과부하가 발생, 통화 및 문자 오류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내부 시스템 혁신을 주문하고 나섰다.

박 사장은 9일 사내 구성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일은 단순한 통신장애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품질과 서비스에서 고객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지난 30여년간 1등이란 자부심에 취해 너무나 나태하고 배우기를 게을리했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어제와 똑같은 일을 어제와 똑같은 방식으로 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며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을 하루빨리 혁신하자”고 주문했다.

SK텔레콤의 이러한 자정 노력에도 소비자 불만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9일 논평을 통해 “특별한 재발 방지 대책 없이 일방적이고 형식적인 피해보상안을 내놓은 SK텔레콤의 대응은 이통통신 서비스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기대와 국민적 요구를 외면한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또 “어떤 장애가 어떠한 이유로 얼마나 어떻게 발생했으며, 구체적인 대상이 누구인지 아무것도 명쾌하게 밝히고 있지 않아 오히려 피해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보상을 하겠다면 당연히 피해의 원인과 현황, 피해 규모와 피해액, 대상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고 이에 따라 보상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대리기사, 영업직, 퀵서비스 등에 종사하는 이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통신서비스를 이용해 고객을 유치하고 경제활동을 벌이는 만큼 통신 장애가 끼친 영향력은 막대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반발이 거셀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부정적인 여론이 계속될 경우 ‘5G 기술 리딩기업’을 추구하는 SK텔레콤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여겨진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KT와 5G 상용화 ‘최초’ 타이틀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도 5G 전쟁에 나설 것을 공식화한 상황”이라며 “경쟁사와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에서 범한 실수라 (SK텔레콤의)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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