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연한 발롱도르의 행방… UCL·월드컵 관건

묘연한 발롱도르의 행방… UCL·월드컵 관건

꾸준한 메시·살라 vs 막판 스퍼트 호날두

기사승인 2018-04-20 00:15:00

올해 발롱도르의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12월에 수상자가 가려지기 때문에 5월 챔피언스리그 결승, 6월 러시아 월드컵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발롱도르는 현역 축구 선수에게 수여되는 개인상이다. 1959년 프랑스 축구 일간지 ‘프랑스풋볼’이 시작한 이 상은 월드컵 본선 경험이 있는 국가의 기자들이 투표로 주인공을 가린다.

발롱도르 시상식은 12월에 열리지만 보통 유럽축구 시즌이 5월에 끝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한 개인 기록과 팀 성적이 중요하게 고려된다.

2008년부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발롱도르를 양분했다. 호날두는 2008, 2013, 2014, 2016, 2017년 상을 수상했고 메시는 2009, 2010, 2011, 2012, 2015년 상을 받았다. 각 선수가 5회씩 상을 받았기 때문에 올해 12월 시상식에서 둘 중 한명이 상을 받으면 균형이 깨지게 된다.

이번 시즌은 지난 9년간 호날두-메시가 양분해온 아성에 살라가 도전장을 내는 모양새다. 

눈여겨 볼만한 건 활약 시기다. 2018년으로 넘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리오넬 메시가 단연 빛났지만 올 초부터 호날두가 매서운 기세로 추격하고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미증유의 득점 기록을 써 나가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호날두-메시의 2강 구도를 깰 지도 관심사다.

메시의 소속팀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이 유력하다. 시즌 5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한 경기 덜 치른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승점 12점 차이가 난다. 지금까지의 페이스를 고려할 때 우승이 거의 확실시된다. 메시는 리그 32경기에서 29골 12도움으로 팀의 연전연승을 이끌었다. 22일 열리는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결승전에서 세비야를 꺾을 경우 2관왕에 오른다. 다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 AS 로마에 패하며 유럽대항전 트로피는 무산됐다.

리그에서 메시라면 UCL에선 호날두다. 호날두는 앞서 유벤투스와의 UCL 8강 1, 2차전에서 모두 득점포를 가동하며 UCL 11경기 연속골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지금까지 15골로 자신이 세운 시즌 최다골(17골) 기록도 눈앞이다. 

호날두와 메시는 2017년 하반기와 2018년 상반기로도 갈린다. 메시는 지난해 라 리가 17경기에서 15골을 넣었다. 올해는 14골이다. 

호날두는 19일 열린 라 리가 33라운드에서 빌바오를 상대로 골을 넣으며 1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2월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호날두는 UCL과 리그를 가리지 않고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12경기 22골, 경기당 2골의 폭발적인 행보다.

모하메드 살라도 양강구도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EPL 30골을 포함해 총 40골을 기록했다. 리그 우승은 물 건너갔지만 UCL ‘빅 이어’를 들 경우 그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결국 올해 발롱도르 주인공은 UCL과 월드컵에서의 활약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에도 UCL 우승을 차지하면 3대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게 된다. 유의미한 대기록 가운데 개인상은 호날두 차지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리버풀이 UCL 우승을 차지할 경우 살라에게 무게가 실린다. 그간 수동적이었던 발롱도르에 자극이 되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리버풀의 전설 로비 파울러는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무조건 호날두 혹은 메시가 발롱도르 주인공이라는 자동반사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새 스타 플레이어’의 등장을 기대했다. 그러나 만약 호날두와 살라가 UCL에서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면 지난해부터 꾸준했던 메시가 다시금 부각된다.

월드컵도 중요한 변수다. 세 선수는 모두 이번 월드컵에서 뛴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B조에 속해 스페인과 이베리아 반도 더비를 치른다. 모로코, 이란과도 일전이 예고돼있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와 한 조다. 살라가 속한 이집트는 개최국 러시아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우루과이와 격돌한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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