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논란의 중심은

기사승인 2018-05-03 0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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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오히려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에 대해 1년여간 특별감리를 진행했는데 최근 ‘회계처리 위반’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상장 폐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 관계회사로 전환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관계회사로 변경됨에 따라 지분가치 평가방식도 투자지분을 취득가가 아니 시장가로 회계처리가 가능해졌다. 

이에 대해 로직스는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 회계 처리한 것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받아 진행한 것이지 단독 결정은 아니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성과 가시화에 따른 지분가치가 행사가격을 넘어서 바이오젠(Biogen)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증가해 국제회계기준에 의거한 외부감사인(삼정회계법인)을 포함한 다수 회계법인 의견에 따라 에피스를 ‘종속회사’(연결)에서 ‘관계회사’(지분법)으로 회계처리를 변경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행정 처리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표했다. 로직스 관계자는 “금융당국에 해당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지난 4월27일 금감원이 질문서를 송부하고 4월30일 질문서가 로직스로 접수돼 같은 날 질문서에 대한 답변서 작성기간 일정조정을 요청했으나 5월2일 조치사전통지서를 받았다”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감리위원회 전에 의견서를 충분히 만들어 회사를 소명하려 했지만 이례적으로 짧은 시간에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로직스는 “회사가 분식회계를 한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곤란하다. 회사가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도 아니고 6곳의 회계법인 의견을 받았다”며 “일부에서 모든 일정이 끝난 것처럼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이제 첫 단계가 진행됐음을 말하고 싶다. 향후에 있을 감리위원회 심의,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등 모든 절차에 충실하게 임하도록 하겠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과 관련한 논란이 있다. 당시 적자이던 로직스는 2015년 1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제일모직의 평가액도 높아지면 로직스의 대주주였던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이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로직스가 자산이나 이익을 부당하게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로직스 관계자는 “일정을 보면 합병은 215년이지만 로직스 상장발표는 2016년 4월, 실제 상장은 (같은 해) 11월이었다”며 선을 긋고, “회계 위반과 관련해 부당한 판단이 내려질 경우 궁극적으로는 행정소송까지도 불사할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논란의 중심은
하지만 이에 대해 국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분식회계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렸다.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부풀려진 가치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을 합리화하는 결정적인 근거였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은 수천억의 손해를, 이재용 등 삼성총수 일가는 수천억의 이익을 보았다. 금융당국과 검찰의 엄중한 조사와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속회사든 관계회사든 한번 정하면 끝까지 가야 하는 것”이라며,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국민연금이 찬성표 던지는 핵심 근거가 삼성바이오의 성장가능성이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은 “난해 2월 국회 정무위에서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합병가액 산정이 석연치 않은데 그 핵심이 삼성바이로직스에 대한 기업가치 문제였고 이에 대한 특별감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며 “삼성바이로직스 회계분식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이 과정에서의 삼성측의 부당한 압력을 포함한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차원의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삼성측은 삼성물산의 합병 시너지의 핵심 근거로 삼성바이로직스의 잠재력을 주장했는데 금감원이 이 과정에서 회계분식이 있었다고 판단했고, 결국 이는 당시 합병의 정당성은 물론이고 합병가액 자체도 잘못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큰 논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악재로 인해 한때 바이오주 대다수가 악영향을 받았다. 로직스의 경우 전일대비 8만4000원(17.21%) 떨어진 40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고, 셀트리온도 전일대비 1만2000원 떨어진 25만9000원에 마감했다. 또 휴젤·네이처셀·차바이오텍도 주가에 악영향을 받으며 전일대비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